광주 참패 문재인, 대권가도 ‘빨간불’
광주 참패 문재인, 대권가도 ‘빨간불’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5.04.30 14: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절체절명의 각오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대표직 사퇴는 거부

새정치민주연합이 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텃밭인 광주 서구을까지 내주며 참패하면서 문재인 대표의 대권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성완종 리스트’라는 호재가 있었음에도 문 대표는 완패를 당했다.

문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성완종 리스트 파문’ 관련 ‘정권심판론’과 ‘유능한 경제 정당’의 기조를 내세웠지만 완패로 끝났다.

이에 따라 책임론과 함께 지난 2월 재편된 문 대표 체제 기반이 급격히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 전당대회 당시 자신의 이후 정치 행보에 ‘세 차례의 죽을 고비’를 예상했던 문 대표로선 첫 번째 고비(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되는 것)는 넘겼지만, 두 번째 고비(당을 안정·재건시키는 것) 앞에서 위기를 맞게 된 셈이다.

당내 리더십이 흔들릴 뿐 아니라 ‘1등 대권 주자’라는 위상도 큰 상처를 입게 됐다.

야권의 심장부인 광주 서구을을 지키지 못하면서, 새정치연합과 문 대표 모두 차기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최대의 위기에 처했다.

호남 민심을 돌리지 못했다는 점은 문 대표로서는 이후 대권 행보에서 계속 발목을 잡힐 수 있는 대목이다.

호남이 매 선거에서 전략 투표를 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선을 앞두고 현재의 문재인 대표 리더십으론 앞으로의 선거를 낙관할 수 없다는 판단에 새정치연합에 회초리를 들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여기에 당내 친노 진영과 비노 진영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선거 후폭풍으로 당이 ‘자중지란’에 빠질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우선 당장은 비노와 호남 정치권을 중심으로 문재인 대표 체제에 대한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일단 문 대표는 후폭풍을 차단하면서 전열을 정비하는 데 진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앞길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당장 비노(비노무현) 진영에선 지난해 7·30 재보선의 패배에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책임지고 물러난 만큼, 문 대표가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 수 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표는 30일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대표직 사퇴를 거부하면서, 박근혜 정부와 여당을 향해 비판공세의 날을 세웠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4·29 재보궐선거 참패와 관련해 “민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해 참으로 송구하다”며 “절체절명의 각오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대표직은 내놓지 않겠다는 문 대표의 선언으로 읽힌다.

문 대표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모두가 최선을 다했지만 저희가 부족했다. 특히 제가 부족했다”며 “박근혜 정권의 경제실패, 인사실패, 부정부패에 대한 국민의 분노하는 민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해 참으로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를 탓할 거 없이 저희의 부족함을 깊이 성찰하고 절체절명의 각오로 다시 시작하겠다”며 “다시 이 시련을 약으로 삼겠다. 더 크게 개혁하고 더 크게 통합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더 강하고 더 유능한 정당으로 혁신해서 국민의 삶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는 저희의 부족함에 대한 질책이지,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에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다”며 “만약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이 민심을 호도하면서 불법대선자금과 대선경선자금 관련 부정부패를 덮으려 하거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가로막으려 한다면 우리당은 야당답게 더욱 강력하고 단호하게 맞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에 경고한다”며 “우리당이 패배한 것일 뿐, 국민이 패배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선거결과에 굴하지 않고 국민과 함께할 것이다. 국민의 삶을 지키는데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