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2호선 반대-광주 지하철 문제의 본질
도시철도 2호선 반대-광주 지하철 문제의 본질
  • 이민원(광주대학교 교수, 전 청와대 국가균형발전위원
  • 승인 2014.11.2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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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원 광주대 교수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지하철은 왜 필요한가. 그 답은 ‘교통지옥’ 해소다. 물론 먼 거리를 좀 더 빠르게 이동하고, 시민들의 다양한 교통욕구를 충족시키는 등 교통의 질을 높일 필요성도 있다.
하지만 이 때 다음 3가지 의문이 있다. 첫째, 과연 광주는 교통지옥 상태에 있는가. 둘째, 지하철을 만들면 교통지옥이 해소되는가. 셋째, 지하철 건설과 운영에 들어가는 돈의 규모가 우리 형편에 타당한가.
이 의문을 하나씩 살펴보자. 먼저 과연 광주는 교통지옥 상태에 있는가. 현재 광주가 교통지옥 상태라고 여길 사람이 몇이나 될까. 광주시도 처음 지하철 건설의 필요성을 제기할 때 미래에 교통지옥에 빠질 것이라고 극구 우겨 1호선을 건설하였다.
하지만 지하철 이용객수는 예측의 16%다. 공공시설 필요성 주장자들에게 5배 정도 뻥튀기기란 그저 보통 수준이니 뭐 놀랄 일도 아니다. 하여간 광주시가 부득부득 우겼던 교통지옥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광주시에서 2011년에 조사한 자료를 살펴보니 도심 차량 운행속도는 4년째 빨라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지하철 때문이 아니었다. “신호 연동화와 불법유턴 방지책, 불법주정차 단속 및 카메라 설치 등 적극적인 교통흐름 개선정책의 시행결과”라고 광주시 관계자가 밝히고 있었다.
둘째, 지하철은 교통지옥을 해소하는가. 교통지옥을 해소하려면 차량 운행대수를 줄여야 한다. 그러므로 지하철은 버스승객이 아니라 승용차 승객을 흡수해야 한다. 승용차 승객을 흡수하면 승용차 운행 대수를 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스 승객 몇 명 흡수한다고 버스운행 대수 줄이지는 못한다. 50명이나 10명이나 버스 한 대가 필요하기는 마찬가지다. 물론 버스 승객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버스 운행대수를 줄이게 된다면 교통문제 해소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러한 수준의 변화는 불가능한 일이니 논외다.
2호선 건설 찬성 측에서는 지하철 2호선을 만들면 현재 지하철 교통분담률 2.7%를 11.2% 까지 올릴 수 있다고 한다. 그 목표가 성공하면 승용차 승객을 충분히 흡수하여 교통지옥을 해소할 수 있을까.
서울의 지하철/철도 교통분담율 변화를 보니 1996년 29.4%에서 2010년 36.2%로 6.8% 포인트 증가했다. 승용차 분담율은 24.6%에서 24.1%로 오히려 0.5% 감소했다. 택시 분담율은 10.4%에서 7.2%로 3.2% 포인트 줄었고, 버스분담율도 30.1%에서 28.1%로 2% 포인트 줄었다. 그렇다고 버스와 택시 운행대수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결국 교통지옥을 해소하는데 필요한 승용차 분담률 감소는 일어나지 않았고 교통지옥 해소에 도움이 안 되는 택시와 버스 분담률 감소만 일어났다. 수도권은 그 규모상 지하철 필요성에 대한 논점이 광주와는 다르지만 지하철 분담률 상승이 교통지옥 해소에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는 점은 확실하다.
마지막으로 광주가 지하철 운영을 할 만큼 돈이 충분한 곳인가. 시내버스와 지하철 1호선 모두 400억 규모의 광주시 예산이 들어가지만, 교통분담률은 시내버스가 36.5%인데 비해 지하철은 2.7%에 불과하다. 이렇게 생산성이 떨어지는 지하철에 2호선 까지 가세하면 연간 지하철 적자가 750억에 이른다고 한다. 여기에 버스에 400억원 남짓, 택시에 약170억, 순환도로 적자에 연간 100억 이상의 지원금이 나가고 있다. 얼추 계산해도 1400억 원이 넘는 돈이다.
광주시가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용예산은 3천억 원에 불과하다는데, 그 돈의 절반을 교통부분 지원에 써버릴 만큼 다른 분야는 보잘 것 없다는 말인가. 돈을 그렇게 써도 괜찮을까. 최후의 답은 시민에게 물어 얻을 수밖에 없다. 괜찮다면? 어쩌겠는가. 광주의 운명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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