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타령 잠시 접고, 오늘을 응시한다.
친일 타령 잠시 접고, 오늘을 응시한다.
  • 이홍길
  • 승인 2014.09.25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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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길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고문
친일문제를 추적하는 중에도 우리의 현실은 계속 누적되면서 오늘 당장 벌어지고 있는 것들이 필자를 강박한다.

결코 외면할 수도 소홀히 할 수도 없는 안타까운 오늘의 일들을 제처두고, 친일타령에만 몰두하는 것이 현실도피일수도 있어 조금은 면구스럽다. 발등의 불은 화급한 현실이 아닌가 하는 데에 생각이 미친다. 4월16일에 일어난 세월호 참사문제가 진상조사도 시작하지 않은 채 표류하고 있다.

자신들의 일말의 책임도 없이 천재지변과도 상관없이 비명에 수장된 삼백여 어린 생명들의 죽음이 산 사람들의 주판놀음으로 방치되고 있는데, 오불관언은 아무래도 부끄러움이고 죄악이다. 노란 리본의 패용으로만 상쇄될 수 없는 부끄러움이다. “세월호 특별법 신속히 제정하라”고 외처본다.

벌써 가을로 참사 발생 5개월이 되어가고 있다. 지난 5월 19일 박대통령은 눈물을 흘리면서 세월호 특별법제정과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같은 입으로 세월호 특별법은 순수한 유가족들의 마음을 담아야 하고 결코 외부세력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서신다.

조사조차 시작도 하지 않는 마당에 정치적 이용을 들먹이시는 것은 모든 것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정치의 화신이기 때문일까하고 자문해 본다. 다짐의 말씀과 눈물은 무엇이었을까? 혹자는 이것에서 교언영색을 보고 나아가서 감언이설까지도 확인한다.

그러나 불안과 위기감이 근원일 수도 있다. 처칠은 영국을 위해서 투쟁하지 않으면, 투쟁을 부추기는 위기감이 없으면 타락한다고 생각했고 로마사에서 그것들을 확인했다. 박 대통령의 폭 넓은 외교활동을 보면 투쟁의 대상이 밖에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투쟁의 대상이 밖이 아닌 안에 있다면 그것은 야당이거나 그와 이해관계와 감성을 달리한다고 생각되는 국민들일 것이다. 그런데 그는 이미 모든 국민들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아닌가를 귀뜸하고 싶다. 그는 이미 국민 100%를 위한 대통령으로서 국민대통합을 약속했던 것이다.

대통령에게서 동당벌이(同党伐異)를 보면서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끼리 한패가 되고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배척하는 것을 확인하기도 한다. 고난의 세월을 보내면서 이기는 처세와 이기는 정치에 집착하다 보면, 보통사람들이 수양하여 획득코저하는 평상심 보다는 목적에 필요한 만큼 자유자재로 연동하는 유연한 인격으로 자신을 수련했을 수 있다.

불완전한 세상에 살면서 선한 행동을 하고저 하는 착한 마음은 악한 행동을 하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고 마키아벨리는 충고한다. “후흑학”은 손해보지 않고 이기기 위해서는 두터운 얼굴과 검은 마음으로 훈련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가치와 도덕으로 무장하는 것은 신부와 목사의 몫이지 결코 전반적 대국을 장악해야 할 최고 권력자의 것은 아니었다.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눈물 흘리고 시장 아주머니와 평생 지기같은 웃음을 나누는 것은 선거로 권력을 산출하는 국가에 있어서 정치력으로 이해되었던 것이다.

꿩잡는 것이 매이고 쥐 잘 잡는 고양이가 좋은 고양이인 것은 스님과 교수가 가르치지 않는 세속의 진리인 것이다. 국민의 수준이 정치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항간의 이야기도 틀린 말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것은 헌법적 진리다.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대통령의 정치력을 들어내는 것으로 국민을 적군과 아군으로 나누어 대결국면을 조성하여 난국을 비켜가려는 것은 소인배의 정치력으로 금방 들통날 꼼수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고 더욱이 세월호 관련 국민 피로감를 조장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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