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8)이상준 장애인체육회 코치
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8)이상준 장애인체육회 코치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4.09.16 22: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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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으로 장애를 극복하는 어린 아이들과 함께
더불어 사는 광주, 참여하는 자치도시를 지향하기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는 무엇일까?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이상준 장애인체육회 코치를 만나러 광주 월드컵경기장에 들어섰다. 운동장에는 힘껏 내달리는 아이들이 있었다. 이상준 코치는 이들의 달리기 자세를 교정해주며 지도하고 있었다.
다가가 인사하자 곁에 있던 아이들도 밝은 목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 멀리서 보기엔 정말 평범한 육상부 아이들이었다. 하지만 가까이서 보니 조금씩 장애를 안고 있었다.
수다를 떨고 있는 두 여자아이 중 한 아이는 지적 장애, 또 한 아이는 자폐란다. 그리고 조용히 앉아 신발끈을 묶고 있던 아이는 청각 장애라고 했다. 하지만 이 아이들에게는 장애를 극복하며 내달리고 싶은 열정이 있었다.
이번 100인과의 대화 여덟 번째 순서는 이상준 코치에게 광주의 장애인체육 활성화를 위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들어봤다.

   
 
▲만약 광주시장이 된다면 광주 장애인체육의 활성화를 위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싶나?
저는 운동선수 출신으로서 18년 동안 육상선수를 해왔어요. 전문선수로 뛰다가 장애인체육회에 몸담은 지는 약 8개월밖에 안됐어요.
광주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일반체육은 활성화가 잘 돼있어요. 이곳(장애인체육회)에 들어와서 느낀 것은 장애인이란 이유 하나로 인해 일반적인 선수들과 장애인 선수들의 비율이 너무 차이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었어요.
시청 실업팀처럼 직장선수들이 발탁돼 전문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곳에 장애인 선수들도 충분히 발탁될 수 있을 텐데 그런 면에서 많이 아쉬운 점이 있어요.

일반선수 계층보다는 장애인선수 계층이 전망이랄지 국제적인 마케팅에 있어서 활성화가 쉽지 않느냐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전문체육으로 (장애인)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아직도 사회에서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생활체육으로 생각해요.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생활체육처럼 나오고 싶으면 나오고, 말고 싶으면 만다고 생각하는 거죠. 일반체육과 장애인체육을 동일하게 대해줘야 가르치는 사람이나 투자해주는 사람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관심 가져줄 수 있는데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이 아쉬워요.

또 장애 선수들이어도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많이 있어요. 우리가 이들을 지원해줌으로서 그 선수들이 장래에 직장인 운동부에 입단해 계속 쭉 뻗어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해요. 하지만 선수 부모님들은 선수들의 건강만 생각하기도 하고 직장으로 운동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안타까워요.
물론 광주에 양궁실업팀과 탁구실업팀이 있지만 이 팀들도 힘들게 창단됐어요. 그 외의 종목도 빠른 시일 내에 재능을 썩히지 않고 계속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기초운동인 육상·체조·수영·역도 등 메달이 많은 종목들은 신경을 써서 선수들에게 장래희망이 될 수 있게끔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육상종목은 여러 분야를 가르쳐야 하는데 저 하나로 모든 선수들을 관리할 수는 없어요. 어쩔 수 없이 학교 선생님들에게 건의해요. 제가 다 못하니까 선생님들이 봐달라고요.
하지만 간혹 일부 체육선생님들은 고생한 만큼, 자신이 땀 흘린 만큼 수확을 해오려고 하는 분도 계세요.
일반 학생들은 메달을 따면 선생님들에게 점수를 주는 점수제도가 실시되는데 장애학생들은 그런 제도가 없어요.

시간 내서 열심히 가르쳐도 보람만 찰뿐이지 실질적으로 얻는 것은 없다는 것이에요. 장애인체육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이 부분에 대한 정책도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애인체육회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장애인체육회는 두 가지로 나눠져 있어요. 바로 생활체육팀과 전문체육팀이에요.
생활체육팀은 말 그대로 장애학생이나 장애어르신들이 생활체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재능이 있다면 전문체육으로 연결해 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 돼있어요. 체육행사, 어울림체육,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주최하는 행사, 어울림 탁구대회, 수영대회 행사 등을 주관해요.
전문체육팀은 말 그대로 엘리트 선수들을 양성하는 시스템이에요. 또한 전문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회도 개최하고 있죠. 전문체육팀은 활성화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전문체육지도자 선생님들은 저를 포함해 4명밖에 없어요.
저는 지금 육상 분야의 전문선수들을 관리하고 있어요.

▲장애인체육회 코치를 하면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시합에 나가서 선수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차죠. 선수들이 입상했을 때 좋은 지도자가 들어와서 변화됐다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무척 좋아요.
이번에 열렸던 학생체전에서 육상종목 준우승을 했어요. 작년 학생체전에서는 금메달 6개를 땄는데, 올해 학생체전에선 금메달 14개를 딴 것이에요.
여태껏 광주가 종합순위권에 들지 못했다고 들었는데, 이번에 전문적인 선생님들이 들어오면서 학생들과 같이 뛰고 전문적으로 가르치다 보니까 이뤄낸 결과라고 생각해요.

어마어마한 성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육상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아. 그런가요”라고 간단하게 생각하시더라고요.
일반선수들 대회에서 준우승했다고 하면 큰 비중이 있는데 저희 장애인선수들 대회에 대해서는 (성과를)크게 생각해주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렇다면 가장 힘들었던 점은?
학교에 가서 재능 있는 선수를 전문체육으로 종목을 살려보겠다고 학교에 이야기하면 “장래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말이 나와요. 전문체육은 말 그대로 자신을 강화해가는 것이잖아요. 이것을 단지 체육으로 쉽게 생각한다는 점이 안타까워요.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전국체전이나 전국소년체전이 대표적인 대회라고 생각해요. 이 부분에 대해서도 장애학생이기 때문에 ‘참여만 하면 메달 따겠지’란 생각에 대충 가르치는 것이 마음 아팠어요.
학생선수들을 발굴하고 꾸준히 유지해 나가면서 전국체전까지 이어져 나가야 하는데 아이들이 대부분 졸업하고 나서 “저 취업 나가야 돼요”라면서 장래가 보장돼 있지 않으니까 중도에 포기하더라고요.
육상에서 이번 학생체전에 나가는 인원은 26명 정도 되는데 전국체전 나가는 선수는 7명밖에 안돼요.
원래는 종목이 많다 보니까 못해도 30명 정도는 나가야 정상인거죠.
학생들이 졸업까지만 생각하고 다른 직장을 찾아버리는 경향이 많이 있어서 그 부분에서 힘들어요.

학생체전도 중요하지만 광주를 대표하는 전국 대회기 때문에 전국체전이 더 중요하잖아요. 하지만 학생들이 거기까지 가려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거죠. 장래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장애인체육 활성화를 위해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포부나 다짐이 있다면?
성과가 좋아지면 저는 물론 장애학생 선수들이 안정감 있게 운동하길 바라요. 또한 광주장애인육상연맹을 설립하는 것이 제 목표에요.
제 최종적인 목표는 광주에 육상직장인실업팀을 만들어 보는 것이에요. 앞으로 좋은 선수를 육성해가면서 제 꿈을 이루고 싶어요.

이상준 장애인체육회 코치는?
그는 올해로 33살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31살까지 18년 동안 육상 단거리400m에서 선수로 활동했다. 광주체육중·고교를 거쳐 조선대학교 체육대학 경기지도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광주시청에서 4년간 선수생활을 하다가 국군체육부대 제대 후 2년간 선수생활을 했다. 18년 동안 전국체육·육상대회에서 총 56개의 메달을 땄으며 올해 장애인체육회에 코치로 들어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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