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장, '세월오월' 사태 끝까지 책임 회피
광주시장, '세월오월' 사태 끝까지 책임 회피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4.08.22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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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날레 명예이사장제 전환 '전향적'
표현자유, 전문가 입장(?) 따르겠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의 '세월오월' 관련 긴급기자회견은 알맹이 없는 기자회견으로 시간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윤 시장은 22일 오후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전시 유보에 대해 책임자로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또한 광주정신이라는 본래의 주제에 맞춰 나머지 기간 동안 행사가 잘 치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향후 문화정책을 시행함에 있어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갈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를 신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검토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전시에 관해 비엔날레 전문가 입장에 전적으로 따르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같은 이야기는 그동안 광주시의 보도자료를 통해 나왔던 이야기를 재탕한 것에 다름 아니어서 이날 긴급 기자회견은 무엇이 긴급인지 모를 정도다.

하지만 끝내 윤 시장은 세월오월의 전시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기자들의 잇딴 질문 공세에도 다른 말로 회피했다. 명예이사장제 전환과 모든 판단을 전문가 입장에 따르겠다는 것으로 정치적인 부담을 벗어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윤 시장은 광주시장의 비엔날레재단 이사장 제도를 명예이사장제로 바꾸고, 비엔날레 전문가에게 비엔날레 전시에 관한 모든 판단을 맡기겠다고 밝혔다. 

윤 시장은 “비엔날레 재단의 이사진 구성부터 자율성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나갈 것이며, (전시유보라는)아픔 이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다소 전향적인 태도로 보여 비엔날레 대한 광주시의 직접적인 간섭을 줄일 수 있는 장치로 해석된다.

그는 이번 명예이사장제로의 전환에 대해 “20년이 됐으니 비엔날레를 다시 뒤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미리 명예이사장제를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윤장현 시장의 기자회견문 전문은 다음과 같다. 

광주비엔날레 20주년 기념 특별프로젝트에 출품예정이던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이 예정대로 전시되지 못한 점에 대하여 광주광역시 시장으로서, 광주비엔날레재단 이사장으로서 매우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홍화백의 영혼과 열정이 깃든 작품으로 세월호 참사와 한국현대사를 그린 풍자회화로 보고 받았습니다만 전시결정과정에서 전시가 유보되었습니다.

광주 광역시는 특별프로젝트의 초기 단계에서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공공기금이 투여되는 행사에서 지나친 정치적 표현은 자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하였습니다. 정부기관의 당연한 염려에서 나온 표현이지만, 결과적으로 행사책임을 맡고 있는 비엔날레재단의 전문적 판단에 맡겼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로 인하여 홍화백의 예술철학이나 예술적 자존성에 상처를 주었다면 책임자로서 다시 한 번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광주 비엔날레 20주년 기념 특별프로젝트는 460명의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중요 행사로서 이번 일로 인하여 참가중인 다른 예술가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광주정신의 상생과 치유, 미래적 가치라는 본래의 주제에 맞춰 나머지 기간 동안 행사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 부탁드립니다.

광주광역시는 향후 문화정책을 시행함에 있어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소신과 원칙을 지켜갈 것이며,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를 신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검토하여 문화중심도시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겠습니다. 아울러 광주광역시장의 광주비엔날레재단 이사장 당연직 제도를 명예이사장제로 개선하여 비엔날레 재단의 전문성과 유연성을 부여하겠습니다.

광주광역시 시장
재단법인광주비엔날레 이사장 윤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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