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대생에게서 바라본 한일관계
일본 여대생에게서 바라본 한일관계
  • 마성웅 요코하마시립대학 도시사회문화연구과 연구원
  • 승인 2014.08.1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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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성웅 요코하마시립대학 도시사회문화연구과 연구원
8월은 즐거운 여름 휴가가 기다리는 시즌이다. 무더운 날씨를 피해서 강으로 산으로 바캉스를 떠나는 피서의 시즌, 8월의 이러한 풍경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조금도 다름이 없다.

하지만 한일관계에 있어 바캉스 시즌을 만끽하기에는 최근 불어닥칠 태풍이 너무 거대하다. 그 태풍의 정체는 다름아닌 일본 총리 대신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필두로 시작될 일본의 우익화 열풍이다.

자위권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헌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는 일본의 자민당 정부는 급격한 우익화를 진행시키고 있으며 이와 함께 자민당 최대 지지 기반인 보수파의 영향력 또한 증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 하에서 찾아오는 일본 패전 기념일과 이날 매년 반복되어 지고 있는 일본 정부관계자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냉각된 한일관계를 더욱더 멀어지게 하는 계기가 될것이며, 일본 자민당 정부의 우익화에 박차를 가할것이라고 여겨진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한국에 대한 일본의 여론또한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일본 내각부가 2013년 11월 23일 발표한 여론 조사 결과는 이러한 일본의 국내 상황의 반증이라 할수 있겠다. 여론 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한국에 대해 친밀감을 느끼지 않는 일본인은 58%인 것으로 나타나 과거 3번째로 저조한 호감도를 나타 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국내 여론은 헌법 개정 등을 염두에둔 일본 자민당의 여론 몰이의 결과이며 일본 국민의 한국에대한 감정을 그대로 투영한 결과는 아니다. 필자는 일본의 일반 국민과의 인터뷰를 통하여 한국에 대한 솔직한 속마음을 듣고 그들의 생각을 독자들에게 전달할 생각이다.

첫번째 인터뷰는 요코하마가 위치하고 있는 카나가와현의 여대생이다. 현재 동경 모대학 2년에 재학중이며 장래 버려전 애완동물을 구하는 활동가를 꿈꾸고 있는  카렌양(20,여)이다.

우선 한국의 이미지, 현재의 한일관계등을 카렌에게 물어 보았다. 카렌은 우선 자신이 일본의 여대생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힌 뒤 조심 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

한국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본인에 질문에 현재 주변의 친구들과 얘기해보면 근본적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은 그리 크지 않으며 현재의 한일 관계의 냉각에도 별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을 싫어하느냐고 질문하자 카렌은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 별 관심이 없으며 특히 한국을 싫어하는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의 이미지를 묻는 나의 질문에 소녀시대 2PM등의 한국 대중문화또 한류스타의 이미지가 강하다고 말하고 한국의 대중문화에는 관심이 있다고 밣혔다.

최근의 한일관계의 냉각에 대해서 질문하자 한국에 대한 관심이나 감정에는 크게 변화가 없으며 다만 대중 매체를 통해서 한국에 대한 안좋은 보도를 자주 접하게 되면서 그 내용을 화제로 삼는 친구들이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지금의 현상은 유행과 같은 일시적인 것이며, 독도 문제로 화제로 얘기하면서도 소녀시대나 2PM 등의 한국 스타를 좋아하는 친구들도 많다고 밝혔다.

다시말하면 지금의 한일관계의 냉각은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감정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다. 다만 하나의 이슈로 유행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카렌과의 대화를 통해서 방송 매체를 통한 반복적인 반한 보도가 일본인의 반한 감정을 자극할수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화제를 바꾸어 본격적으로 야스쿠니 문제에 대해 물어 보았다.

▲ 일본인에 있어서 신사란 무엇입니까?
-커다란 의미는 없어요. 신사에는 가지만 신앙심을 가지고 있는것도 아니고, 하나의 습관이랄까 풍습같은 거죠. 기독교가 아니라도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것과 같은 느낌이죠

▲ 신사를 참배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복을 받기 위해서라고 할까 길거리에서 점을 보는것과 같은 느낌이죠. 신사의 신이 진짜로 무엇인가를 해준다고 믿기 보다는 그냥 재미 반 자기 만족이 반이죠. 그리고 어릴 적부터 신사에 가서 놀거나 관광을 하기도 했기 때문에 신사에 가는 것에는 익숙해져 있어요.

그녀는 신사 참배가 종교적 신앙심의 표현이기 보다는 하나의 이벤트 같은 성격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 왜 일본의 정치가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다고 생각하는가?
-일본의 정치가들 특히 총리 대신이 신앙심 때문에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일본 국내에서 신사 참배는 그리 큰 이슈가 되지 못하거든요. 다만 일본의 신사 참배의 의미를 오해하고 있는 외국 언론이나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그 파장이 반대로 이론 국내에서 이슈가 되지요. 아마 정치가들은 그런 기회를 이용해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려고 하고 있는것 같아요.

▲ 정치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계속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아까 말한 것과 같이 신앙심때문에 참배한다면 모를까 단순한 자기 과시나 선전을 위해 신사를 참배한다면 그런 행위는 관두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불순한 이유로 신사를 참배하는건 참배되는 신사의 신에게 실례라고 생각해요.

일본 정치가의 행동에 조금 화난 듯 인상을 찌뿌리며 솔직하게 대답해주는 카렌씨의 순수함에 놀랐다.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면서도 질문에 성실히 대답해주는 카렌은 해맑은 웃음과 함께 크게 머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그리고 돌아가는 카렌의 뒷모습에서 잠시나마 한일관계의 암울함을 잊을수 있었고 이 순수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얼마나 큰 죄악인가를 다시 한번 인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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