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1)강수훈 스토리박스 대표
100명과의 대화-광주를 말한다(1)강수훈 스토리박스 대표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4.07.23 1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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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통해 일자리 미스매칭 해결해야
다양한 사람 만나 진로의 폭을 넓혔으면
도전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새로운 민선6기 임기가 시작한 지도 어느새 한 달여에 이르고 있다. 지난 18일 ‘시민아고라 500원탁회의’가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려 시민들의 관심과 목소리를 듣는 시간이 마련됐었다. 허나 이 자리에는 사회단체에서 참여한 인원이 많아 시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기에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시민의 소리>는 다양한 분야의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100명의 시민에게 릴레이로 ‘시민의 소리’를 듣는 코너를 마련했다. 널리 알려져 있진 않지만 광주의 발전과 미래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과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본다. /편집자 주

   
 
햇볕이 원망스러울 정도로 뜨겁던 날, 농성동 상록전시관 잔디밭에서 강수훈 스토리박스 대표를 만났다. 강 대표는 법학을 전공했지만, 청년들 사이의 무한경쟁에 회의를 느껴 자신의 꿈을 찾아 나섰다. 그가 지금까지 고민해왔던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만약 광주시장이 된다면, 청년들의 무한 경쟁 속에 어떤 일자리 정책을 펼치고 싶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있는 일자리들 간의 미스매칭을 해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학력 청년들이 만연한 사회에서 고급 인력들은 공무원 시험이나 신의 직장 공기업에 목을 매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중소기업은 구인자와 구직자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일자리 미스매칭’ 현상이 심화되고 있죠. 취업난 시대에 중소기업에서 사람을 찾기란 오히려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중소기업 취업인식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 취업 의향이 없는 청년층의 중소기업 취업 기피 사유는 낮은 급여 수준과 고용 불안의 원인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제가 시장이라면 지역의 중소기업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로 중소기업을 성장시키고, 청년들이 갖는 중소기업의 불안정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고정관념을 개선할 수 있도록 우선 노력할 것입니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로 고용 없는 성장이 진행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이제 중소기업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청년 일자리가 생겨나고, 보다 도전적인 광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부터 점차적으로 변화의 바람이 생길 것입니다.

또한 대기업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탄탄한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기업 중심의 경제로 고용 없는 성장이 진행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이제 중소기업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청년 일자리가 생겨나고, 보다 도전적인 광주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소기업이 많이 육성된다면 자연스레 일자리 문제가 많이 해소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요새 청년창업이 많아지면서 시에서는 약간의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자등록증 하나를 하나의 일자리로 보며 숫자에 따른 실적 올리기 식 지원이 되고 있지는 않는지 우려되기도 합니다. 이런 인식 자체가 개선돼야 할 것입니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나?
저는 지금까지 중고등학교 땐 시험, 대학교에 와서는 사법고시를 준비하면서 항상 ‘시험을 위한 삶’을 살아왔어요. 내가 진짜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발견할 기회가 없었던 겁니다.
전공에만 매몰되다 보니까 제가 갈 수 있는 길 자체가 한정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법학을 관두고 나와 제 진로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죠. 그러다보니 남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며, 노는 것을 좋아하는 저에게 딱 맞는 일이 스토리박스라고 생각해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요즘 청년들이 시야를 넓혔으면 좋겠어요. 꼭 배낭을 메고 해외로 떠나라는 것이 아니에요. 다른 학과나 다른 학교 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 계속적인 소통과 대화로 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을 거에요. 그래서 진로에 대한 폭을 넓혀 둔다면 좋은 일자리가 많다고 생각해요.

실패없이 성공한 사람은 이 세상 어딘가에도 절대 없다고 생각해요. 만약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자리를 정했으면, 그 일자리가 아무리 높은 곳에 있다고 하더라도 주변에서는 안된다고 만류를 하더라도 도전해야 해요. 도전은 힘이 들 뿐, 절대 두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를 이루기 위해서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잘 귀담아 듣고, 전략적으로 접근할 때 그 일자리를 보다 빠르고 의미있게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해요.

▲스토리박스를 통해 청년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나?
모든 인생 스토리 자체가 존귀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이 가치들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책으로 만들다 보면 매출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때문에 이야기·대화·강연 등의 오프라인을 통해 인생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하는 것이 스토리박스의 철학입니다.

사람은 모두 다른 자신만의 박스를 가지고 있고, 이 박스들의 색깔은 전부 달라요. 스토리박스는 자신의 박스를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다양한 사람들을 모으는 과정에 있어요. 아직 완성단계가 아니죠.
좀 더 개선된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고, 자료들을 데이터베이스화 시키고 있어요. 이 일을 시작한 후로 청소년들과 정기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생겼고, 대학에서 강연 요청도 들어옵니다. 또 메일이나 SNS를 통해서 본인의 고민 상담을 털어놓기도 하구요.
그 과정에서 자신의 꿈을 위해 회사를 그만두거나, 10년 이상 떨어져 지낸 부모님과 화해하는 등 사람이 바뀌는 모습을 직접 경험하고 있습니다.

결국 청년이라면 누구나 고민이 있기 마련인데요. 적어도 청년이라면 엉뚱한 상상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그 상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 또한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가진 것을 과감하게 던지고 나아갈 수 있고 정말 바보같고 이해할 수 없는 도전이지만, 이런게 청년정신의 정의인 것 같아요.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딛었거나, 곧 딛게 될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너무나 흔한 말이지만, ‘도전하고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실행하는 것은 무척 힘든 것이에요.
‘내 생각이 세상에 공개되면 누가 가져가지 않을까?’, ‘이게 설마 되겠어?’라는 생각을 버리고, 자기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하고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표현하면 그 생각에 함께 하는 동료가 생기고, 공동체가 만들어져 일이 생겨요. 부디 젊은 청춘들이 혼자만의 생각을 단정 짓고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스토리박스가 언제 성공할 지 보다는 언제 실패할 지를 보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실패한 후에 반드시 더 좋고 완성된 모습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젊은 청춘들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스토리박스 대표 강수훈은?
나주가 고향인 강수훈 대표는 조선대학교 부속중·고등학교를 거쳐 2009년 전남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다가 청춘들의 지나친 경쟁에 회의감을 느낀 그는 공부를 관두고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 나섰다. 2011년부터 광주광역시 최연소 시민참여예산위원회의 투자고용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2012년에 스토리를 전달하는 청춘문화기업 ‘스토리박스’를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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