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4대강 어찌할 것인가
영산강, 4대강 어찌할 것인가
  •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 승인 2014.07.10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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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4대강 사업이 완료된 지 3년째다.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영산강을 비롯해 4대강이 뉴스에 초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영산강 낙동강 등 4대강에 녹조가 발생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징그럽게 생긴 ‘큰빗이끼벌레’라는 태형동물이 등장해서이다.

영산강의 경우, 작년 여름 광주에서부터 목포의 하구언까지 녹색의 물감을 풀어놓은 듯 녹조현상이 심각했었다. 아마도 영산강이 탄생한 이후 그런 적이 없었다. 그러나 큰빗이끼벌레는 없었다. 그런데, 금년 초여름 이놈들이 약속이나 한 듯 영산강을 비롯해 4대강에 출현했다.

그래서 며칠 전 하천 전문가인 박창근 교수(관동대), 이성기 교수(조선대), 박철웅 교수(전남대) 등과 환경단체 성원들과 함께 영산강 현장을 가봤다. 광주의 영산강을 따라 나주 다시의 죽산보까지 둘러봤다. 본류구간 녹조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으나, 본류가 만나는 지류하천에서 이미 파란 녹조가 창궐하고 있었다.
 
본류로 확산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날이 뜨거워 수온이 올라가면 정체수역에서 하루 밤 사이에 광범위하게 확산된다는 것이다. 역시 큰빗이끼벌레 역시 고여 있는 공간에서 확산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4대강 사업으로 탄생한 광주의 승촌보와 나주의 죽산보 인근 하천에서 박창근 교수팀이 하상퇴적물과 유속을 측정했다. 물의 흐름은 거의 없었다. 보(댐)로 막혀 있으니 그럴 수밖에. 하천의 바닥의 상태가 어떤지 퇴적물을 떠올려 봤는데, 시꺼먼 썩은 펄이 나왔다. 역한 냄새가 풍겼다. 일반적인 하천이라면 자갈이나 모래 등이 섞인 흙이 나왔을 것이다.

보(댐)로 인해 물은 고여 있고 강바닥은 저렇게 썩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실 영산강은 강이 아니라 호수이다. 승촌보에서 상류 극락대교까지, 죽산보에서 상류로 승촌보 아래까지, 영산강 하구언에서 상류로 죽산보 아래까지 물이 정체하고 있고, 상당한 지역의 강바닥이 이처럼 썩어가고 있을 것이다.

정부가 4대강 사업, 즉 대규모 보(댐)건설과 하상 준설을 강행할 때 우리는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고 대규모 준설은 하천의 생태계를 망가뜨린다고 주장했었다. 그때 정부와 4대강 옹호학자들은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했었다. 그들은 수질과 생태계 개선, 홍수예방 관광진흥 등 미사여구로 이 사업을 정당화했었다. 정권이 바꿨으나 현 정부는 MB 4대강에 대해 별 말이 없다.

그러면서도 현 정부는 녹조창궐현상이나 큰빗이끼벌레 출현이 4대강 사업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며 4대강 사업을 옹호하고 있다. 또한 녹조물질과 태형동물이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 정부 등장 이후 4대강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을 때, 작년 총리실 산하에 전문가들이 중심이 되어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한 지 1년이 되어가지만 현재 무슨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환경단체나 전문가들도 모른다. 국회나 언론, 혹은 시민사회에서도 다른 정치 사회적 메카톤급 이슈에 묻혀버렸는지 모른다.

그런 사이 영산강을 비롯한 4대강은 저렇게 썩어가고 있고, 4대강 부정부패와 비리 등이 묻혀가고 있다. 다행스럽게 민선 6기, 광주시와 전남도에서 광주전남 상생발전의 하나의 과제로 ‘영산강 재자연화’ 설정하고, 이후 시도가 MB 4대강 영산강 사업과 녹조현상, 태형동물 출현 등에 대해 심층 진단, 조사하고 대안을 제사한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시 도 당국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내일처럼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영산강, 4대강이 죽음의 공간이 아니라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소중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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