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내미는 우산
시진핑이 내미는 우산
  • 문틈 시인 시민기자
  • 승인 2014.07.05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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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진핑 중국주석이 한국을 방문하자 국내 언론들은 장구를 치고 난리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탄생한 지 2년이 지났으나 혈맹관계인 북한 방문을 제쳐두고 한국을 먼저 방문하자 북한은 중국을 ‘천년원쑤’니 하면서 동해로 미사일을 발사하며 분통을 떠트리고 있다는 둥. 하지만 어느 신문도 이런 중국의 한국방문 저의에 과연 무엇이 있는지 말하지 않는다. 이런 때일수록 냉정한 눈이 필요하다. 

시진핑은 한국을 산타클로스로 온 것이 아니다. 양말에 넣어줄 선물도 가지고 오지 않았다. 중국 연예인 출신 미모의 그의 아내에게 멋진 옷을 입혀 데려와서 카메라 셰례를 퍼붓게 하고 한편으로 시진핑은 한국을 아시아 패권표 중국제 우산을 펴들고 한국을 끌어들이려는 의도를 곳곳에서 드러냈다. 일본의 헌법해석변경에 의한 집단자위권 행사 선언에 우려를 표명하고, 일본의 고노담화 훼손에 대한 한중이 입을 맞추었다. 

그러자 일본은 북한과 문을 열고 북한 내 일본인 납치자 조사 합의 명목으로 북한에 닫아걸었던 금융, 인적왕래 등을 풀었다. 미국은 이 같은 움직임에 편치 않은 눈길로 특히 한국을 주시하고 있다. 대국굴기에 맞서 한, 미, 일이 합쳐 태평양에 둑을 쌓으려던 미국의 계획이 틀어질 수도 있을 것 같은 분위기로 가는 것 같아 미국은 우려 섞인 눈으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중국은 왜 순망치한의 혈맹관계인 북한을 제쳐두고 애써 한국에 러브콜을 보내는 것일까. 중국의 뒷마당 확장공사 범위에 남한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 중국은 왜 북한을 똑바로 지적해서 핵을 만들면 안된다고 말하지 않고 ‘한반도에 핵은 불용한다’고 두루뭉실 말하는 것일까. 이미 북한에는 핵이 열 개 남짓이나 있다는데...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어찌 되어가는 것일까? 과연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어떻게 되어 가는 것일까. 혹시 중국은 북한과 고공 교감을 통해 서로 짜가지고 한국을 중국의 우산 속으로 끌어들이려 북한을  우는 자식 모양으로 내버려 두면서 ‘조선책략’을 벌이는 것은 아닐까. 

한국이 또다시 이웃 강대국들의 놀이터가 되려는 위기에 처해 있는 지금 중국에 대한 경고와 우려를 내다보는 한국의 목소리는 어디서도 나오지 않는다. 한국이 먹고 사는 수출시장에서 미국, 일본에 수출을 하는 것보다 더 많은 한국의 최대 시장인 중국이기에 시진핑이 한국에 와서 “임진왜란 때 중국이 한국을 도와 일본을 물리쳤다.”고 한 말을 그저 묵묵히 듣고만 있었는지 모른다. 실상은 조선의 역사는 중국의 수없는 한반도 침략의 역사가 아니었던가. 
지금 한국은 중국도 멀리하기 어렵고, 더더욱 동맹관계인 미국을 서운하게 할 수도 없다. 마치 위태위태한 줄타기 외교를 하는 형국이다. 고 김대중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 대해 “뭐가 무서우냐? 양쪽 둑(미국과 중국) 사이에 있는 소는 이쪽 저쪽 둑의 풀을 뜯어먹으니 더 좋지 않으냐?”고 한 일이 있다. 그럴만한 국민적 지혜가 한국에 있는지 심히 우려스렵다.

지금 한국은 통일근본주의자들이 날뛰며 자본주의도, 사회주의도 좋으니 우선 통일부터 하고 보자는 세력들이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있고, 여의도 정파는 날마다 시시콜콜한 문제로 죽기살기로 싸우고 있는 꼴을 보노라면 흡사 시계를 돌려 구한말로 돌아가 있는 듯한 느낌이다.
중국의 한 고위 인사가 최근에 “한국은 옛날처럼 우리에게 조공을 바치며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우리 정부 인사에게 넌지시 떠보았다고 한다. 우리는 현실을 직시하며 왕서방이 내미는 우산도 고맙긴 하지만 바람 불어도 뒤집히지 않는 한국제 우산도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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