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 정치 실험장이 되어서는 안된다
광주가 정치 실험장이 되어서는 안된다
  • 이상수 전 호남대 교수/시민기자
  • 승인 2014.05.1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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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수 전 호남대 교수/시민기자

지난 5월 2일 새정치민주연합은 황금연휴 전야에 광주광역시장 후보 경선을 거치지 않고 밀실야합 형태의 전략공천을 자행하였다. 이로 인하여 지역 유권자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연일 그치지 않고 있다.
광주는 ‘인권의 도시’ ‘민주성지’이기에 어느 곳보다도 인류의 보편 가치인 ‘자유’ ‘평등’ ‘박애(博愛)’의 실천의 표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하여 민주주의를 실천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란 ‘민중의 지배’로 인간의 존엄성 실현을 이념으로 내세우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모든 시민이 동등한 권력을 가지며, 그 권력은 스스로 행사하는 정치체계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실상은 어떠한가 살펴보자.
첫째, 지방선거를 앞두고 심판자의 입장에 서 있어야 할 일부 국회의원들이 특정 후보를 두둔하고 나섰다. 지난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심사위원이 러시아 아델리나 소트니 선수를 포옹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들은 얼마나 많은 비난을 퍼부었던가? 그런데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불공정행위를 하여 정의롭지 못한 일을 하였다.
둘째, 새정치를 한답시고 광주광역시장 선거를 앞두고 경선을 할 것 같은 분위기를 띄우고 당사자들도 경선에 참여하여 페어플레이를 하겠다고 준비하고 있는 와중에 특정후보를 전략공천(실상은 정략공천)을 하였다. 이는 시민의 선택권을 제한하였다.
셋째, 전략공천을 받은 당사자는 환영의 뜻을 표했다. 정의로운 광주시민이라면 ‘난 떳떳하게 경쟁을 하여 후보 공천을 받겠다.’고 했어야 한다. 이것이 사전에 서로 '내통'한 흔적이 있다는 증거이다. 한때 시민단체의 수장이었던 그가 이런 대답을 하다니 참으로 부끄러울 일이다.
넷째, 전략공천을 받은 후보는 “‘YS, DJ 수혈론을 거론하며 약자 대변하는 통로 열어”라고 하였으나 이는 논리 비약이다. ’수혈론‘이나 ’정치 신인 통로‘가 필요한 경우는 의원직(국회의원,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에 한하여 가능한 일이다. 이들의 의사결정은 대부분 집단의사결정을 통하여 정책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자치단체장의 경우는 의사결정의 책임자이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비전을 제시할 능력과 동시에 실천능력도 겸비해야 하고, 다양한 계층을 포용할 수 있는 종합적 상황파악능력도 요구된다. 그렇기 때문에 행정 경험이 없거나 종합적 상황 판단능력이 결여된 인사가 그 직을 감당할 경우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 시민에게 직접적 피해를 주기 때문에 전략공천은 옳지 않다.
다섯째, 전략공천을 받는 후보는 “광주에서는 개혁적인 방법이 아니고서는 진출하기 힘든 한계가 있다.”며 중앙당이 광주의 박원순 시장이 될 수 있는 결단을 내려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전략공천을 경선을 치러 공천을 받은 박시장과 비교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여섯째, 새민연 지도부는 전략공천을 하지 않을 경우 17대0의 논리를 주장하였다. 이는 광역자치단체 17곳이 전부 민주계열 인사가 공천되기 때문에 광주에서만은 새정치계열이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이는 분명 지도부의 제몫챙기기 공천의 전형이다.
끝으로, 민주주의의 운영원리는 ‘절차적 정의’가 가장 중요한데도 이를 따르지 않았다.

이처럼 이번 새정치를 표방하면서 태동된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략공천의 명분은 약하다. 정말 새정치를 하고자 한다면 특혜를 스스로 거부하는 용기를 보여주길 바란다. 그리고 민주주의의 운영원리인 절차를 소중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전략공천을 취소하고 광주시민이 이 고장을 이끌어갈 지도자를 선출할 수 있게 공정한 관리자로서 자세를 견지해 주길 바란다.
따라서, 오늘날 같은 사태를 초래한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지금이라도 시민에게 사죄하길 바란다. 그리고 당사자도 적절한 때 사퇴하면 명예를 지킬 수 있다. 시대를 통찰하고 관직에서 물러난 범려(范蠡)도 그렇고, 동쪽 울타리 아래에서 국화꽃을 딴 도연명(陶淵明)도 몇 번의 관직을 오르내리다가 낙향을 결심하여 명예는 지킬 수 있었음을 역사의 교훈에서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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