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은 해외연수보고서 제대로 썼나? [2]
시의원은 해외연수보고서 제대로 썼나? [2]
  • 권준환 기자
  • 승인 2014.03.28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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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대부분 구체적 대안제시 미흡
일부 일정 관광성 강한 성격 엿보여

6.4지방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시민의소리>는 664호와 665호에 걸쳐 각 구 기초의원들의 공무국외연수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보고서를 중심으로 살펴봤으며 666호에서 광주광역시의원들의 2010년부터 2011년까지의 보고서를 검토했다.
이번 호에서는 시의원들의 2012년부터 2013년까지의 보고서를 분석해봤다. /편집자주

광주시의회는 2012년 중국·러시아 연수는 5월 28일부터 6월 2일까지 5박6일 일정이었다. 홍인화, 송경종, 김선호 의원 등과 수행 공무원 1명이 참여했다. 540만원이 소요된 이 연수는 역사문화유적 보존실태를 탐방하고 공동경제개발을 통한 투자유치 현황을 파악하기 위한다는 목적이었다.

보고서는 직접 작성한 노력이 엿보였다. 방문지마다 간략하게나마 느낀 점과 소감이 들어가 있었으며, 추상적이지만 대안도 제시하고 있었다. 하지만 더욱 구체적으로 고민해 광주시 발전을 위한 정책이 나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2012년 중국 광저우시․뤄양시 연수는 10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4박5일 일정이었다. 현 시의회 의장인 조호권 의원을 비롯하여, 홍인화, 김민종, 강은미, 김보현, 박인화, 이은방 의원 등 과 수행 공무원 3명이 참여했다.

중국 광저우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의 공식초청에 의한 방문으로서 양 도시의 경제, 문화, 예술분야 등에 대한 의견교환을 통해 교류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이 연수는 의원들에게 1천 330만원이 쓰였다.

보고서에는 간담회와 협약 체결 사진 등이 많이 첨부돼 있어 교류활성화 방안을 제대로 모색한 듯 보였다.
하지만 경제 분야에서 협력 강화, 교류를 통한 문화산업 발전 도모, 민간분야 교류 지원 강화 등 광저우시와의 우호교류 강화협력에 대한 큰 분야만을 적어놨을 뿐 이에 대해 세부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는 게재하지 않아 연수를 통한 성과를 알 수가 없었다.

2012년 독일·오스트리아 연수는 12월 26일부터 2013년 1월 2일까지 6박8일 일정이었다 서정성, 김민종, 정현애, 조오섭, 전주연, 이은방, 임동호 의원 등과 수행원 2명이 참여했다.

2천 520만원의 예산이 들었고, 연수 목적은 인권정책 및 정책추진과정 등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해 시정 현안에 대한 정책대안을 발굴하는 것이었다. 더불어 친환경 생태도시의 탈핵정책 사례 및 에너지 개발방향에 대한 상호 의견교환을 통해 실효성 있는 정책추진 능력을 함양하기 위하는 것이었다.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점은 뉘른베르크시 인권담당관 및 사회민주당 고문과의 질의응답을 전부 실었다는 점이다.
뉘른베르크의 인권정책에 대해 질문하고 이에 대한 답변을 들음으로써 광주에 적용해 봄직한 정책대안을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며, 면담 내용을 공개함으로 인해 시민들도 광주 인권활동의 발전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프라이부르크의 외코스타치온(환경교육센터) 대표와의 면담 내용도 공개돼 있어 연수를 간 의원들이 어떤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연수를 다녀왔는지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점도 있었다.
방문지에 대한 소개는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흔하게 찾을 수 있는 자료들을 많이 가져왔다. 방문지 소개와 현황은 그렇다 치더라도 프라이부르크에 관련한 글은 한 연구센터 소장의 글을 전부 가져왔다.
게다가 연수총평을 통한 의원들의 느낀 점이나 광주에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정책대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면담내용을 전부 게시했다 하더라도 의원들이 연수를 통해 직접 고민했을 대안을 제시했어야 시민들이 ‘알찬 연수였구나’하고 느낄 것이다.

2013년 프랑스․벨기에 연수는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의 여성의원 16명이 다녀온 연수로, 광주에서는 홍인화 의원이 참여했다.  2월 19일부터 27일까지 7박9일 일정이었다. 소요예산은 180만원이었다.
연수목적은 지방자치 발전을 모색하고 지역 공공시설 및 주민편의시설, 도서관 정책 등에 대한 대안을 발굴하고자 함으로 명시돼있다.

보고서는 128쪽으로 다소 많았다. 여기서 눈길을 끈 것은 시립도서관이나 포럼데지마쥬(영화 아카이브 도서관), 오베흐쉬흐와즈시청에서 대화한 내용을 녹음해서 풀어내 실은 것이었다. 어떤 대화가 오고갔고, 의원들이 어떤 질문을 했는지를 알 수 있어 현장감이 있었다.
또한 마지막에 홍인화 의원의 해외연수 발표 자료(한국 여성대표성 제고 정책 현황)를 게시해 한국의 여성정책을 되돌아보고 연수를 통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시의회 프랑스 국외연수보고서 일부
▲모 포털사이트 백과사전

 

 

 

 

 

 

 

 

하지만 보고서의 많은 부분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자료들로 채워져 있었으며, 파리의 현황에 대해서는 모 포털사이트의 백과사전 내용을 그대로 가져왔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2012년 독일․오스트리아 연수보고서와 마찬가지로 광주에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만한 대안제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화내용을 녹음을 통해 풀어낸 것은 외유성 관광연수 의혹을 잠재울 수 있는 좋은 방안인 것 같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만족할 만한 연수가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2013년 중국 낙양시 연수는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3박4일이었다. 조호권, 나종천, 조오섭, 정현애, 허문수, 조영표, 임동호과 수행 공무원 3명, 기자 1명이 참여했다.
2012년 이후 두 번째 방문으로서 중국 낙양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의 공식초청에 의한 방문이었다. 연수목적은 양 도시의 경제, 문화, 예술분야 등에 대한 의견교환을 통해 교류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으로 명시돼있고, 의원들에게 968만원의 예산이 들었다.

보고서는 매우 간단했다. 방문지 현황을 간략하게 적었고, 참여 행사의 주요 내용을 아주 간단하게 나열했다.
교류협약체결에 따른 향후 협력 및 교류방안을 논의하고, 경제분야에서 상호협력방안을 논의했다고 적혀있지만, 어떤 논의가 진행됐는지는 전혀 적혀있지 않았다.
‘시찰 및 견학 현황’에서는 방문지 소개를 나열했다. 방문지에 대한 내용은 인터넷 블로그, 여행사 사이트, 카페 등 다양한 곳에서 긁어온 것이었다. 석굴, 박물관 등의 방문지는 왜 방문했는지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지 않아, 관광성 일정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갈수록 위세가 커져가는 중국과의 상호교류협력은 무척 바람직하다. 또한 원만한 교류협약을 위해서 해당 시를 방문하는 것도 꼭 해야 한다면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인터넷 검색으로 대충대충 작성하기보다는 최소한의 느낀 점이나 이를 벤치마킹해 광주에 적용할 수 있는 대안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 시민들의 대표로서 바람직한 자세가 아닌가 싶다.

2013년 베트남․캄보디아 연수는 12월 19일부터 24일까지 5박6일이었다. 홍인화, 서정성, 손재홍, 김보현, 박인화, 정희곤, 김선호 의원 등과 수행 공무원 1명, 기자 1명이 참여했다.
연수목적은 캄보디아 광주진료소 준공식에 참석해 진료봉사활동과 진료소 운영방안을 협의하고, 베트남의 역사문화유적 보존관리 실태 연수를 통해 광주시의 관광산업 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함으로 적혀 있다. 의원들의 소요예산은 1천 260만원이었다.

5․18정신 국제화 실천활동 지원조례에 따라 캄보디아에 광주진료소를 개원한 것은 뜻 깊은 일이다. 또한 연수를 통해 안과의사인 서정성 의원의 의료 봉사활동을 포함한 여러 봉사활동은 광주정신을 실천하고 광주의 위상을 세우는 의미 있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방문성과’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한 베트남의 입장을 거론했지만, 이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또한 연수목적에 베트남 연수를 통해 광주시의 관광산업 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한다고 했지만 이 부분에 관련된 내용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았다.
상호협력과 지원을 통해 캄보디아 광주진료소의 발전과 상시 운영체제를 모색키로 약속하였다는데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전혀 제시가 되지 않았다.

2013년 중국 광저우시․홍콩 연수는 12월 22일부터 26일까지 4박5일이었다. 나종천, 조오섭, 김민종, 조영표, 김영남, 김영우, 허문수, 이은방, 이춘문 의원 등과 수행 공무원 2명이 참여했다.
예산은 1천 690만원이 들었고, 중국 광저우시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의 공식초청에 의한 방문이었다. 양 도시의 경제, 문화, 예술분야 등에 대한 의견교환을 통해 교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으로 방문목적을 잡았다.

보고서는 같은 해 10월 이뤄진 중국 낙양시 연수보고서와 구성 면에서 별다른 차이점이 없었다. 어떤 논의가 진행됐는지 적지 않았고 방문지 소개를 나열하는 데 그쳤다.

이들 연수가 ‘왜’ 방문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아 교류협력을 위한 회담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관광하는 시간이 된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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