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88] 손맛, 정성맛 담아 짜장면 뽑는 봉사맨
[칭찬릴레이88] 손맛, 정성맛 담아 짜장면 뽑는 봉사맨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4.03.20 0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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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온베이 첨단점 김진복 대표

▲유니온베이 첨단점 김진복 대표
“투박할지라도 손수 손으로 만든 짜장면을 대접해드리면 감동과 기쁨이 2배가 됩니다”

봉사를 하기위해 짜장면을 만드는 조리법을 배운 김진복(46)씨의 솜씨는 중국집 주방장 손맛에 버금간다. 벌써 봉사로 짜장면을 만들어온지 7년째다. 그가 만드는 짜장면은 고기, 감자, 양파 등 갖가지 재료가 원래보다 2배 이상 들어간다.

그래서 경로당과 복지시설에 계시는 어르신들은 너도나도 “참말로 맛나네~” 다들 한마디씩 하고 배불리 자리를 일어선다.

첨단 주민과 함께 봉사모임에 우연히 참여

봄기운이 만연한 가운데 첨단에서 의류가게를 운영하는 김진복씨를 만났다. 전북 장수군이 고향인 김 씨는 지난 1992년 광주로 올라와 건설업 등 손에 잡히는 대로 일을 시작했다. 이후 백화점에서 의류업을 시작해 현재 첨단에서 16년째 터전을 잡고 살고 있다.

그는 “첨단은 어떻게 보면 하나의 작은 마을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오래동안 이곳에서 지내다보니 모두 건너 건너 아는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며 “그런 가운데 우연히 어떤 봉사모임에 합류하면서 자연스럽게 주민들과 함께 봉사에 입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김 씨는 음식과 공연 봉사를 하는 빛드림봉사단에서 활동 중이다. 봉사활동 초창기를 떠올리며 김 씨는 “처음으로 활동했던 봉사모임에서 5년 정도 활동했지만 결국 정치적 색깔을 드러내면서 봉사를 수단으로 여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만두게 됐다”고 설명한다.

이후 다른 봉사단을 찾게 됐고, 그는 빛드림봉사단에서 단연 ‘음식’담당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이제 짜장을 가지고 쟁반짜장도 만들어보고, 다른 재료를 넣어서 독특한 짜장도 만들어보곤 한다”며 “짜장면이 도시에서는 흔한 음식이지만 시골 경로당에 계시는 어르신들은 ‘짜장면’ 하나가 자주 먹지 못한 귀한 음식으로 여기신다”고 말했다.

그는 빛드림 봉사단으로 활동하면서 후원과 지원이 더욱 손길이 닿지 않는 시골촌을 찾게 된다고 한다. 때묻지 않은 곳에 더욱 애정이 가기 때문이다. 한편 봉사를 나가서 한번 짜장면을 만들 때 최소 50인분에서 많게는 수백인분까지 만들게 된다.

남몰래 관내 어려운 학생에게 옷 선물하기도

김 씨는 “시설에서 생활하는 지체장애인이나, 수많은 시골 어르신들을 한꺼번에 모시고 식당으로 갈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직접 방문해서 면을 반죽해서 뽑고, 재료를 다듬고 넣어서 춘장으로 소스를 만든다”며 “한번은 ‘몇십년 만에 먹게 돼서 너무 좋다’는 반응을 보여주셔서 그때 가장 보람을 많이 느꼈다”고 털어놨다.

이렇듯 짜장면은 때론 ‘흔한 음식’이 되기도 하고, 때론 누구에게는 ‘귀한 음식’이 되곤 한다. 사랑이 듬뿍 담긴 면을 뽑아내는 그는 “아내가 찌개를 끓여 남편이나 자식이 먹는 모습만 보면 행복을 느끼는 것처럼 짜장면을 만들 때 너무 행복하다”며 “나도 모르게 어느덧 봉사도 중독, 습관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또한 김 씨는 남다른 선행을 하고 있다. 수소문으로 들어 옷을 살 형편이 되지 못한 관내 학생들에게 남몰래 옷 선물을 하고 있다. 그는 옷 가게를 운영하기 때문에 옷을 지원하는 일은 별 것이 아니라고 쑥스러운 듯 손을 내저었다.

여유가 있는 사람보다 여유가 없어도 봉사를 하는 사람이 오히려 많다던 그는 “봉사를 처음 시작할 때 개인적으로 하려면 두렵기도 해서 시작을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봉사단에 합류해서 하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다”며 “봉사는 스스로가 느끼고 취미를 붙여야 진정한 마음으로 할 수 있으며, 내가 하고 있는 봉사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겸손함을 보였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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