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화재단 사건의 전말
광주문화재단 사건의 전말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3.12.1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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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홋카이도문화재단이 주최한 특별초대전에서 중국측 전시 갤러리에 모여 한중일 합동 오픈 행사를 가졌다.

광주문화재단이 19일 정기이사회를 앞두고 연일 문화계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지역 문화단체들이 광주문화재단 대표이사가 리더로서 역할에 문제가 있다며 연임 반대를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는가 하면 직원들은 일본 교류전시회 출장을 가서 작가 직원보다는 빠찡코와 음주 행각으로 작가들의 불만을 샀다.
특히 문제가 된 일본에서의 재단 직원들의 행동은 본연의 업무를 망각한 채 오히려 작가 비하 발언을 하고 폭언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분명 책임 소재가 가려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의소리>는 17일 오후 참여작가 5명과의 인터뷰, 광주문화재단 정 모 지원협력실장과 경영지원팀 이 모씨 등과 인터뷰를 통해 당시 사건을 재구성하였다.

빠찡코에 간 광주문화재단 직원들

12월 9일

일본 삿뽀로시의 홋카이도문화교류협의회 주관으로 한국과 중국의 작가들을 초청해 교류 전시를 갖는 행사에 광주문화재단 직원 2명과 작가 7명 등 9명이 참석했다.
오후 3시 전시장이 정리되고 한일 참여작가들간에 인사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오후 6시 홋카이도문화재단 주관으로 환영회가 열렸다.
행사가 끝난 후 저녁 8시 30분께 호텔 1층에서 작가 대표가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서로 협의를 하자며 재단 직원에게 말했다.
재단 직원은 북해도 일정인지 아니면 작가들의 일인지 불분명하고 이번 행사는 홋카이도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것이므로 광주작가들의 회의에는 참석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빠찡코를 하러 나갔다.
재단 직원은 공식적인 업무시간이 끝나 따로 나간 것이라고 밝혔다.

12월 10일

오전 9시 전시장 작품 설치가 마무리되는 것을 보고 있던 한 여성 작가에게 재단 직원은 빠징코를 재미있게 했다고 자랑하는 투로 말했다.
오후 1시 점심을 먹고 삿뽀로시 CA102갤러리에서 행사가 진행되었다.
오후 6시 30분 홋카이도문화교류회 주관으로 중국측 전시 갤러리에서 한중일 참여작가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교류리셉션이 열렸다.
이날 리셉션에 예정에 없던 홋카이도한국총영사관이 참석했다. 참으로 좋은 전시를 했다면서 8시 무렵 저녁을 사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날 저녁 시간에 홋카이도문화재단측에서 이번 전시가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면서 내년 한국에서의 교류사업에 대해 예비모임을 갖자고 약속이 되어 있었다.

만찬, 회의 빠지고 술집 간 직원들

이에 따라 작가 대표 김 모씨는 광주문화재단 직원에게 참석을 요구했다. 작가들은 교류사업에 대해 결정권도 없고 이야기를 할 위치도 아니라고 말했다.
재단 직원들은 이번 행사가 정례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년 일을 말할 입장이 아닌데 이 회의 성격의 모임에 재단 직원이 참석하는 것이 난처할 수 있으므로 작가 대표가 대신 이야기를 듣고 협의한 후 정리해주면 나중에 재단간의 행사 조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작가 대표 김 모 작가와 미디어아트 이 모 작가가 참석해 회의를 가졌다.
일본측이 광주 재단 직원은 어디에 있느냐고 묻자 한국총영사관이 만찬을 베풀어 그곳에 참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사실 재단 직원들이 양 족 행사 중 어느 한 곳에만 참석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 모작가는 사실 이날 예비모임은 공식적인 자리가 아니더라도 매우 중요한 자리라고 생각했다. 이전부터 홋카이도 재단과 연극교류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미술교류는 새로운 중요한 기회이다고 생각했다. 더욱이 이번에 융숭한 '대접'을 받았기 때문에 우리도 내년쯤 교류 차원의 대접을 해야 할 처지였다.
재단 직원들은 이 부분에서 일본의 문화재단과 우리 재단간의 사업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대화에서 오해 우려가 있다. 만약 우리가 검토하겠다는 식으로 말하면 광주 작가들이 내년에도 사업하기로 했다고 발표할 우려가 있어 회의에 일부러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총영사관이 베푼 만찬은 한국 작가를 위한 자리이기 때문에 자신들은 부담스럽다며 참석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재단 직원들은 양 쪽 어디에도 참석 하지 않고 밖으로 나가 발걸음을 '이상한' 술집으로 향했다.

12월 11일

오전에는 오타루 도시재생 모범도시를 견학했다. 오후에는 오타루 주변을 관광하고 아사히 맥주공장의 재생에너지 현장을 견학했다.
오후 6시 홋카이도문화재단 주관 만찬에 참석했다.
12일 오전 홋카이도 시내 소운쿄ㆍ다이세쓰산 사진 박물관, 고토 스미오 미술관 등 몇몇 미술관을 견학했다. 점심은 홋카이도재단 이소다 이사장이 냈다.
오후 6시 홋카이도문화재단 주관으로 환송 리셉션이 열렸다.
저녁 8시께 호텔레스토랑에서 전체가 모여 가벼운 맥주 타임을 가졌다.

이 모씨, 예술가들은 거지같은 존재들

이 시간이 끝나자 재단의 정 모 실장과 이 모씨가 작가 대표 김 모씨를 불러 함께 술집에 가 이야기를 나누자고 했다. 김 모 작가는 왜 나만 부르냐 류 묘수도 같이 가면 좋겠다고 했더니 작가 대표하고만 이야기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 모 작가는 느낌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갔는데 1인당 1시간에 890엔을 받는 곳이었다.
정 모 실장은 행사 기간 동안 별다른 자리를 만들지 않았는데 이 분야를 잘 모르기 때문에 여러 사람과 이야기하면 복잡해질 것 같아 작가 대표만을 불러 교분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 때 술집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서 1차 맥주를 마시고 2차에서 또 술을 마셨기 때문에 완벽한 정신상태는 아니지만 만취상태도 아니었고 이성을 갖고 대화를 나누었다고 말했다.
김 모 작가는 이 ‘불미스러운 일’의 발단은 재단의 이 모씨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왜 류 모 교수가 행사장마다 나서냐며 '성토'를 하기 시작했다. 김 모 작가는 그러면 당신들이 나서서 일을 하면 될 텐데 하지 않으니까 그런 것 아니냐고 말했다. 술 한 잔 하면서 목속리 톤이 높아지더니 또 김 모 작가는 재단 이 모씨가 이 자리에서 대뜸 자신은 살면서 세 가지 부류의 인간들이 가장 싫다고 말했다. 우선 기자는 세상에 빨대를 꽂는 것들이라 싫고, 교수는 똑같은 맥락에서 싫고, 예술가들은 거지같은 존재들이라고 발언했다고 했다.
이 때 김 모씨는 왜 예술가들을 싫어하느냐고 묻고 문화재단에서 근무하는 분이 이러면 안되지 않느냐면서 예술가들이 무슨 문제인가라고 하자  예술가들은 이렇게 해외전시를 해주어도 고맙다는 말도 없고 인사도 없다고 면박을 주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 모씨는 술을 사라는 것인지 작품을 달라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리고 또 재단 직원들도 일도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김 모 작가는 여기에 온 작가들은 20~30년 열심히 작가들인데 작가들에게 함부로 말하느냐고 하자 이 모씨는 목소리 톤이 높아지면서 갑인지 을인지 모르면서 나대는 인간들이냐며 김 작가에게 쌍욕을 하며 '거지같은' 작가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왜  거지같은 존재냐며 항의하고 화가 치밀어 이 모씨의 멱살을 잡고 한 대 때리려다가 큰 문제가 될 것 같아 참고 거지같은 작가가 술값 내겠다며 카운터로 갔다고 했다.
이 때 정 모실장이 뒤쫓아와 술값은 자신이 계산하겠다며 김 모 작가와 마주 잡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바닥에 걸려 두 사람이 함께 넘어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대해 이 모씨에게 ‘거지같은 예술가들’이라는 발언에 대해 묻자 재단사업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해가 있었다면서 다소 말다툼이 있었지만 서로 잘해보자는 취지였다고 했다.

정 모 실장, 나는 목을 다쳤어요

12월 13일

오전 홋카이도문화재단 측에서 차를 대기시키고 출발시간이 9시 30분이었으나 9시 50분까지 20분여가 지나도록 재단 직원들이 내려오지 않았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다. 작가 중 한 사람이 그들을 데리러 방으로 갔는데 길이 엇갈렸다.
김 모 작가 등은 일본인들에게 미안함을 가졌다.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아 4박5일동안 정말 깔끔하게 약속을 지키며 대접해준 일본측 관계자들에게 창피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전 식사시간 때 정 모 실장이 전남대 류 모 교수에게 자신의 목을 보여주며 어제 김 작가와 실랑이를 벌이다 상처를 입었다고 보여주었다.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전날 저녁 술값 계산 때 살랑이를 벌이다 넘어질 때 입은 상처였다.
류 교수는 김 작가를 불러 자초지종을 물었다.
김 작가는 어제 저녁 일은 3사람의 문제로 끝내려 해 그 때까지 다른 작가들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류 교수의 물음에 김 작가는 그동안 사정을 모두 이야기했다.

15일 광주지역 언론에 일본에서의 추태 중 일부가 보도되면서 이 문제가 불거졌다. 재단 직원들은 작가의 말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17일 오후 광주시에서 직무 감찰을 위해 문화재단에서 담당자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재단 직원들은 <시민의소리>에  이번 사건에 대해 반성하고 작가와 화해를 통해 좋은 관계로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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