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일, 전일빌딩 활용은 시민 의견 수렴이 최우선
임영일, 전일빌딩 활용은 시민 의견 수렴이 최우선
  • 임영일 광주시 문화수도정책관
  • 승인 2013.11.2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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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일 광주시 문화수도정책관
유럽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눈과 머리를 사로잡는 것은 방문하는 지역마다 문화적 공간들이 갖고 있는 원형의 모습과 역사적 장소성이다. 물론 이러한 공간들은 새로 지은 현대식 건물이 아니다.

오히려 시대의 변화로 인해 버려졌거나 슬럼가가 되다시피 한 공간을 리모델링을 통해 21세기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시킨 곳들이다. 그래서 특정 공간이 갖고 있는 의미에 따라 도시의 상징성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단초가 되기도 한다.

해외 사례를 보면 독일의 라인 강변에 있는 군수품 제조공장이 예술과 미디어 테크놀러지 센터 역할을 하는 최첨단 아트센터로 리모델링하여 미술관, 연구소, 공연장, 미디어열람실, 도서관의 문화적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영국은 런던의 화력발전소를 ‘테이트 모던 갤러리’로 리모델링하여 세계적 명소로 발돋움하게 되었고, 프랑스 파리의 라 빌레트 도살장을 ‘음악만을 위한 대규모 전용복합건축물’, ‘국립과학산업박물관’, ‘누구나

접근 가능한 도시문화공원’ 등으로 조성함으로써 공원과 과학관과 음악관의 기능으로 탈바꿈 했다.
이번에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우리 광주와 함께 선정된 일본의 요코하마도 오래된 은행 건물이나 해변가의 창고를 문화창조센터로 바꾸어 활용하고 있다.

국내도 대구광역시는 ‘구)상업은행’을 ‘문학관’으로 리모델링하여 개관 예정에 있고, 전라북도 ‘구도지사 공관’을 ‘문학관’으로 리모델링하여 문화 공간으로 활용중이며, 우리 시도 ‘가톨릭센터’를 ‘5․18아카이브센터’로 리모델링을 추진 중에 있다.

광주의 근현대사의 한 복판에서 묵묵히 역사의 현장을 지켜봐왔던 전일빌딩은 1965년에 신축된 이후 1970년, 1974년, 1980년에 세 차례 증축과정을 거쳐 연면적 22,470㎡, 지하1층 지상10층으로 완공됐다
금남로의 상징이자 80년 5월에는 시민군이 계엄군을 피해 몸을 숨기던 장소로 활용됐고, 5․18 당시 현장이기도 한 건물은 외환위기와 도심공동화가 심화되면서 소유주인 전일실업의 재정난 등이 가중된 탓에 지난 2010년 5월 경매에 넘겨져 2011년 7월에 3차 경매를 통해 광주도시공사에서 매입하였다.

아울러 광주광역시는 민주평화광장 부지로 활용하기 위해 2단계 사업에 포함하여 구)전일빌딩을 전면 철거한 후, 지상부는 잔디를 심는 등 도심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지하는 주차장을 설치하여 금남지하상가를 통한 아시아문화전당과 지하 연결통로를 개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민여론조사를 통해 전일빌딩을 어떻게 하면 좋은가하고 의견을 물었더니 전일빌딩은 5․18민주화운동 관련,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일부라도 존치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60%가 일부라도 존치하여 활용하자는 것이었다.

따라서 구)전일빌딩의 효율적인 활용방안 수립을 위한 “전문가 그룹인 민관협의회를 구성”하여 2차에 걸쳐 회의를 개최했다. 또 시민들의 현장 의견을 듣기 위해 강운태 시장 주재로 전일빌딩에서 자리를 마련하였다. 물론 이 자리에 참석한 분들이 광주시민의 전체 의견을 반영한 것은 아닐지라도 대체적인 의견을 집약하는 역할을 할 수 있었다고 본다.

현장에서 직접 ‘전일빌딩 운영방안 어떻게 할 것인가’로 시민 의견 경청의 자리를 마련했는데 그 자리에서는 문학관, 아시아언론박물관, 국제(오픈형)창작스튜디오, 4․19시원지, 3․15의미계승 학술․연구공간, 광주글로벌센터, 독립(광복)기념관, 광주빛고을공동체합동센터, 청소년상담센터 등 8가지 의견이 나왔다
앞으로 광주시에서는 지속적인 민관협의회 회의를 통해 활용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성 및 구)전일빌딩의 상징성과 역사성 등을 감안,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활용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살았던 지역이나 아니면 방문지역의 옛 건물에서 향수를 느끼고 그곳에서 문화적인 체험을 하길 원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21세기를 문화의 세기라 하는지도 모르겠다.

옛 건물을 리모델링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앞에서 언급했지만 것이 새로 짓는 것보다 해당 공간에 역사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장소성에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것들이 진정한 문화도시를 건설하는 데에 초석이 된다는 점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듯이 문화라는 것이 의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발생적으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형성되는 것이 문화가 아니던가. 문화적인 발전이라는 것은 문화와 관련된 사람들이 활동하고 작품이 이루어짐으로써 가능하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성급한 감이 있다. 언론이나 관계된 사람들이 어떤 문화적인 행정집행에 대해 한 두 번 보고 바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좀 더 신중하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모습이 문화일 수 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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