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75]금남로 4가역, 추위를 잊게 하는 ‘행복나눔’ 공연
[칭찬릴레이75]금남로 4가역, 추위를 잊게 하는 ‘행복나눔’ 공연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11.20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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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인도연예봉사단 최은화 부단장

“어르신들을 위한 공연으로 어르신들이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날씨가 점점 쌀쌀하다 못해 매서워지고 있다. 광주에는 18일 '첫 눈이 아닌 눈'이 내렸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지나가는 사람들은 옷을 여미고, 몸이 움츠렸지만 금남로 4가역에는 따뜻한 온정이 가득했다.

이곳은 매월 첫째, 셋째주 월요일만 되면 어르신들로 북적인다. 오후 2시부터 시작하는 활인도 연예봉사단의 노래 소리에 맞춰 머리카락이 하얘진 어르신들은 손뼉을 치며, 덩실 덩실 춤을 추고 있었다.

▲활인도연예봉사단 최은화 부단장
지하철서 봉사 한지 8년째

활인도 연예봉사단은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옛 노래로 2~3시간 가량 줄지어 열창했다. 이 중 자신이 일하는 시간을 쪼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활인도 연예봉사단 부단장을 맡고 있는 최은화(54)씨는 지하철에서 봉사를 시작한지도 8년째 되어간다.

그녀는 “현재 농성동에서 영영 7080라이브 가게를 운영하고 있지만, 봉사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며 “어르신들이 일어서서 호응해주시는 모습을 보면 너무 뿌듯하고, 내 자신도 성장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처음 그녀가 지하철에서 봉사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이었다. 광주 청솔여성봉사단장을 맡고 있는 최은화씨는 지하철에 앉아 시간을 보내고 있는 어르신들을 위해 이·미용을 배웠다.

지하철에서 장기와 바둑을 두고 많은 어르신들이 쉬었다 가는 이곳에 봉사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그녀는 당시 금남로 4가 역장의 제안으로 지하상가 한 쪽에 마련된 5평 남짓한 공간에 자비를 털어 이·미용을 위한 도구들을 채우기 시작했다.

당시를 떠올리며 최 단장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만들어야 겠다 생각을 하고, 지하철에 비어있는 공간을 활용해서 이·미용 봉사를 시작했다”며 “외로운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맞춤형 봉사라고 생각하고 추진했다”고 말한다.

피 나눈 사촌동생 함께하는 공연봉사

사랑의 가위손을 들고 이·미용봉사를 하는 최 단장은 원래 어린 시절 무용을 전공했다. 자신이 가진 재능을 살려 이곳에서 공연봉사까지 하게 된 그녀는 “지금은 부모님 두 분 다 돌아가셨지만, 생각해보면 앞에 서서 소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던 엄마의 피와 끼를 물려받아 많은 사람들 앞에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엄마가 살아계신다면 현재 나처럼 봉사를 하고 다녔을 꺼라 생각한다. 항상 엄마의 분신이라 생각하고 봉사활동에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은화 단장과 사촌동생 샌디킴씨
공연봉사가 끝나고 잠시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날 최 단장은 미국에 있는 사촌동생이 왔다며, 반가운 내색을 감출 수 없었다. 피는 속일 수 없다는 말처럼 미국에 살고 있는 그녀의 사촌동생도 한인들을 위한 공연봉사를 하는 가수였다.

최 단장의 동생인 샌디킴은 “미국에도 옛날 추억, 향수를 그리는 사람들이 많아 한인들의 외로운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추석맞이, 설맞이 공연봉사를 시작했다”며 “한국에 와서 언니와 함께 무대에서 봉사공연을 하게 된 것은 너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를 하는 최 단장은 “지금은 금남로 4가역이 제집이 다 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외로운 어르신들이 모인 곳이 있다고 하면 어디든지 쫓아가서 외로움을 달래드리고 싶다”고 행복한 모습을 하며 공연 뒷정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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