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거시기’했던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
참 ‘거시기’했던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11.0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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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 비해 관람객 수 흥행 저조
산업화 치중한 반면 디자인계 이슈몰이 부족

기대와 아쉬움 속에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지난 3일 59일간의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거시기 머시기’주제처럼 참 거시기 했던 디자인비엔날레였다.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대중들이 이해하기 쉬운 친근한 작품을 선보여 ‘대중성’에는 성공을 했지만, 관객동원에는 예년에 비교해 흥행 저조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재)광주비엔날레(이사장 강운태)는 3일 (재)광주비엔날레 1층 거시기홀에서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 폐막 행사를 갖고 이영혜 총감독이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광주비엔날레 제공
대중 친화 '산업화'에 초점 맞춘 전시

개막에 앞서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미학적 개념보다는 산업화에 초점을 맞춰 편안하고 재미있는 전시로 대중과 소통을 하겠다”는 전시 방향을 제시했다.

1전시실부터 5전시실까지 대다수 실생활에서 사용할만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디자인비엔날레를 방문한 관객들은 인상에 남는 작품을 비슷하게 손꼽았다.

특히 젊은 층을 겨냥한 가수 유노윤호와 디자이너 이우진씨가 협업한 결과물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2전시실에 전시됐던 콩다콩어린이집을 재현한 작품은 “예쁘다, 귀엽다”라는 평을 받으며 예비 엄마, 어린이집 교사 등 여성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콩다콩 어린이집 전시
올해 디자인비엔날레는 남도 산업과 연관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디자인이라는 채널로 지역 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녔다.

조선대학교 유니버설패키지디자인센터(센터장 김남훈 교수) ‘광주․전남의 9대 명품 쌀 포장’은 광주․전남 9개 시․군 양질의 쌀에 현대적인 디자인을 가미해 구매력을 향상시킨 ‘고품격 상품’으로 탈바꿈시켰다.

남도 전통 소재인 담양 대나무를 친환경․지속가능한 디자인으로 개발하고 산업화로 연계하고자 ‘광주디자인 산업화 프로젝트 Sustain RCA 디자인 워크숍’도 진행됐었다.

이에 등받이 없는 의자 등 13개 결과물이 디자인 출원 신청을 마친 상태로 상품화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나무를 활용한 의자가 대량생산될 수 있게끔 적용한 4전시장 ‘대나무를 소재로 한 벤치’와 디자이너 프로모션을 위한 2전시장 ‘디자인 공모 결과전 40인의 단편’전에 선보인 작품들의 판매 문의도 잇따르면서, 신진 디자이너 발굴 및 제안된 아이디어가 상용화되게끔 ‘기회의 장’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즉 단순 전시에 그치지 않고 산업화의 채널을 열어놓은 것이다.

디자인비엔날레 전시작품, 실생활에 접목

이외에 한정식과 사찰음식 등 남도 전통의 맛을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알린 것도 주요 성과로 꼽혔다.

그릇과 테이블 세팅 등에 디자인적 감각을 더하면 남도 음식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5전시장 ‘광주 맛집 테이블 세팅’에 참여한 한정식집인 귀향정의 경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남도 한정식에 대한 자부심을 지니고 계승해 나간다는 운영 전략을 세웠다.

이번 2013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계기로 평범한 택시 기사 유니폼, 거리마다 즐비한 쓰레기봉투는 실제 생활에 접목시키게 될 가능성을 열었다.

광주시는 지난달 31일 ‘산업화 프로젝트 실용화 추진 관계자 회의’를 열고 광주 택시 기사 유니폼, 쓰레기 봉투, 광주·전남 명품 쌀 디자인 등을 실제 제품에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관계자들은 광주 출신 의류 디자이너 장광효씨가 선보였던 택시 기사 유니폼 디자인을 내년에 시범 적용하기로 했다.

광주 택시 기사 유니폼 디자인 기획에서 선보였던 장광효씨의 유니폼은 전시기간 관람객들에게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광주시는 유니폼의 기능성을 보완한 뒤 1차로 택시 회사 1곳을 선정해 시범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광주 5개 자치구의 특성을 감안해 만들어진 예술 쓰레기 봉투도 거리를 수놓는다. 광주시는 5개구 ‘공공용 쓰레기 봉투’에 시범 적용한 뒤 반응을 살펴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광주 ‘빛찬들쌀’ 3∼5㎏ 포장지와 잡곡 포장지도 바꿀 예정이다.

인원 집계 '부진', 학생 관람객이 분산됐다(?)

하지만 흥행 면에서는 예년에 비해 부진했다. 올해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은 아쉽게도 22만 명(하루 약 3800명 방문)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번 전시는 그동안 단체관람을 했던 학생중심보다 가족단위 관객과 실버세대 관람객들이 대폭 증가했다는 평가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측은 “지난 2011년에 열린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총 25만 명을 기록하고, 올해는 22만명으로 다소 줄어들었다. 이는 순천정원박람회 여파로 학생 관람객이 줄어든 것이 주요인으로 분석되는데 오히려 일반 관람객은 큰 변화가 없어 다행이다”라는 말도 안 되는 해명을 했다.

그동안 수 십만 명을 기록했던 방문객 집계기록은 수백 명 떼로 모여 단체관람을 하던 학생 ‘인원동원’이 대부분을 차지했다는 것을 입증을 한 셈이 됐다.

더군다나 순천정원박람회(4월20일 개막)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9월6일 개막)가 개막하기 5개월 전부터 시작해 6개월이라는 충분히 오랜 기간 동안 열렸기 때문에 인원이 분산되어 디자인비엔날레 관람객 수를 유입해갔다는 변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정치적 이념, 아직도 ‘표현의 자유’ 장벽 막혀

또한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대해 관람객들은 쉽고 재미있었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반면 전문가들은 현대 디자인의 이슈를 만들지 못했고 흐름을 선도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디자인비엔날레를 대중친화 ‘산업화’에 초점을 둔 대신 디자인계의 이슈를 담아내지 못해 디자인 리빙페어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를 두고 문화 예술계에서는 “큰 전시 공간을 채우기에 급급해서 규모가 큰 전시공학이 도입되고, 상업적 용도로 제작된 작품들은 큰 전시장을 채우기에는 부족한 편이었다”며 “특히 2015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남북 단일 입장을 기원하는 전시공간에는 개막과 동시에 ‘작품 철거 논란’이 불거지면서 의미를 퇴색시키기도 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좋은 의도로 설치된 디자인 작품이 남북의 정치적 상황 속에서 철거했다는 점은 문화예술을 표현하기엔 아직까지 우리 사회의식의 표현의 자유를 막는 ‘장애물’이 존재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앞으로 격년에 열리고 있는 광주 디자인비엔날레가 앞으로 대중들의 시선을 이끌 ‘산업화’ 중심의 작품을 담는 동시에 표현의 자유에 억압되지 않고, 디자인계의 이슈를 만들어 흐름을 선도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길 기대해본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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