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71]동네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봉사’
[칭찬릴레이71]동네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봉사’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10.23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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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림동 주민센터 작은도서관 강신자 명예관장

▲동림동 주민센터 작은도서관 강신자 명예관장
“주민들의 힘으로 직접 작은도서관을 꾸렸기 때문에 너무나 뿌듯합니다.”

천고마비의 계절, 상쾌한 바람이 부는 가을은 독서를 하기에 안성맞춤인 계절이다. 그러한 가운데 동네 곳곳에는 아담한 ‘작은도서관’이 들어서고 있다.

동림동 큰길가에 위치한 동림주민센터 3층 빈 공간에 지난 2004년 ‘작은 도서관’이 들어섰다. 이곳은 책을 필요로한 주민들이 힘을 모아 현재 2만여 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는 도서관이다.

장애인 봉사활동에서 이어진 도서관 개관

그 중심에는 동림주민센터 작은도서관 강신자(73) 명예관장의 힘이 컸다. 그녀는 20여 년 동안 동림동에 거주를 하면서 부녀회장,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을 하며, 시립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봉사를 하고 있었다.

주민자치위원회 부위원장을 하면서 장애인들에게 손과 발이 되어주고 김장 담구기, 반찬전달 봉사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던 그녀는 주민들이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 운영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원래 동림동 주민센터 민원실에서는 조그맣게 자리 잡아 책 대여를 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주민들은 더 다양하고 많은 책을 볼 수 있도록 주민센터 3층의 빈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래서 지난 2003년 작은도서관을 운영할 수 있도록 위원회를 결성하여 개관 준비를 시작했다. 강 관장은 “주민자치위원회분들과 모여서 동네 유지들이 힘을 모아 자라나는 아이들과 주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을 시작했다”며 “그때부터 주민자치위원회에 도서분과를 만들어 작은도서관을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주민이 직접 나서 도서관 예산 따오기도

강 관장은 떡을 만들어 직접 국립도서관을 방문하여 예산을 따러 가기도 했다. 보통 예산을 따오기 위해 행정업무를 보는 공무원이 방문하는 경우는 많지만 일흔이 넘은 일반 시민이 직접 나서서 동네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많은 나이에 동네를 사랑하는 애착심이 감동을 주고, 직접 1억 원의 예산을 따오기도 했다. 처음 도서가 많이 부족했던 ‘작은도서관’은 강 관장이 직접 나섰기 때문에 도서지원의 손길이 이어졌다.

그렇게 동림동 ‘작은도서관’은 주민들이 기증한 책, 동림초등학교에서 1,300여권, 충장서점에서 650권의 책을 지원받고 주민 자원봉사자 50명과 함께 밤 10시까지 자발적으로 관리하여 불이 꺼지지 않았다. 도서관을 사랑하는 동네주민들의 힘이었다.

이처럼 동림동 작은도서관에 있는 것들이 거의 주민들에 의해 마련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이었다. 강 관장은 “지금은 작은도서관이 동네에 많이 있지만 그때 당시에만 해도 동네에 작은도서관은 찾기 힘들었고 동림동 ‘작은도서관’이 첫 시초가 아닌가 싶다”며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꾸렸기 때문에 더 의미가 큰 곳이다”고 설명한다.

▲동림동 주민센터 작은도서관 강신자 명예관장
생활의 변화를 이끌어준 따뜻한 관심

한편 동림동 작은도서관은 갈 곳 없는 이들에게 ‘쉼터’역할을 하기도 한다. 한번은 갈 곳 없는 40대의 노숙자가 도서관을 찾아왔다. 강 관장은 그에게 매일 차 한 잔을 건네며 따뜻한 관심을 주고, 쉴 수 있는 자리까지 마련해줬다.

그 당시를 떠올리며 그녀는 “처음에는 냄새도 나고 지저분한 노숙자가 갈 곳이 없어 도서관을 계속 방문했지만 자리를 마련해주니 계속 책을 읽으며 1년 반 정도 생활을 했었다”며 “어느날 갑자기 매일같이 살았던 그분이 안보였는데 행색이 말끔한 정장차림으로 나타나서 덕분에 취업을 할 수 있었다는 소식과 함께 손에는 음료수를 들고 찾아왔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학교를 가지 않고 동네에 떠도는 학생들도 절대로 다른 길로 빠지지 않도록 ‘작은도서관’에 와서 쉴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작은도서관을 찾아 갈 곳 없는 이들에게 생활의 변화를 이끌도록 해주며 이루 말 할 수 없는 큰 뿌듯함을 느꼈다고 한다.

이외에도 강 관장은 떡 만드는 법을 직접 배워 도서관프로그램으로 떡케익 만들기 재능기부를 펼치고 있다. 떡 케익, 옷 리폼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면서 주민센터 2층에서 주민들이 무료로 수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 강 관장은 “도서관 봉사를 하는 것처럼 걸어 다닐 수 있는 한 봉사를 계속 하며 노후를 즐겁게 살고 싶다”며 “주민들을 위해 도서관을 개관을 시작으로 운영까지 하고 있는 것은 큰 행복감을 주고 뿌듯하다”고 고운 미소를 띠었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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