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 4>외국인 유학생 장사하는 지방대학들
<점검 4>외국인 유학생 장사하는 지방대학들
  • 서울=정성용 기자
  • 승인 2013.08.2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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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트남 등에 현지사무소 설치 학생 유치 나서

기간제 교수 파견해 학생유치 실적 따라 재계약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을 모으기 위해 안간 힘을 쏟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중국과 베트남 등 현지에 사무소를 설치하거나 자매결연대학을 통해 유치하는 방식이다. 또 현지 사무소에 기간제 교수를 파견해 학생 유치 실적에 따라 계약을 여장하는 등 ‘학생장사’를 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동남아 현지에 있는 유학생 유치 브로커를 통해 학생을 유치하던 것에 비하면 좀 나아진 편이다. 하지만 질 낮은 학생 유치로 돈벌이에 급급하고 있는 것은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곳에 유학 온 상당수 학생들은 공부보다는 취업이 우선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학들은 국내 취업을 원하는 동남아 대학생들을 마구잡이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동남아 대학생들은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자유롭게 국내 대학에 들어와 취업활동을 하며 돈을 벌 수 있고, 학생 머릿수 채우기 급급한 지역대학들은 이들이 와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이렇게 서로 이해가 맞아 떨어져 대학이 부실 운영되다 보니 대학의 양적 성장에 비해 질은 형편없어진 것이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일부 지방대학들이 미달된 정원을 채우기 위해 무분별하게 유학생을 유치한 뒤 관리를 소홀히 것도 문제다.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의 비율은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유학생의 출신국가는 편향성이 두드러지고 있고. 아시아에서 온 유학생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에서 온 유학생이 전체의 73.78%를 차지할 정도다.

 * 2011년 외국인 유학생 출신 국가 현황

자료 :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

국가

중국

몽골

베트남

일본

미국

우즈베크

기타

유학생수

65,271

4,958

3,100

2,083

933

701

11,422

88,468

비율(%)

73.78

5.60

3.50

2.35

1.05

0.79

12.91

100

정원외 학생 받아들여 주요 수익원 삼아

이처럼 지방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올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돈’ 때문이다. 보통 지방대들의 수익원은 학생들이 매년 학교에 내는 등록금이 절대적이다. 우리나라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은 60%에 달해 미국(30%)의 2배나 된다.
하지만 해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의 수와 입학 원서를 제출하는 학생 수는 감소추세에 있다. 특히 호남권(광주, 전라, 제주)의 경우는 신입생 감소로 대학 등록률이 75%를 밑도는 수준이다.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의 경우는 그나마 사정이 양호해 95% 정도다.
이와 관련, 국내 대표적 민간경제연구소인 삼성경제연구소(SERI)도 “지방대학의 경우는 정원 미달사태가 심각하다”며 “이는 등록금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대학 실정을 감안할 때 재정위기로 인해 정상적인 대학 운영이 어렵고 생존도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보고서를 펴낸 바 있다.
이 연구소의 조현국 연구원(교육경제학)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있기에 문을 닫을 학교가 문 닫지 않고 계속 유지되는 경우도 있다”며 “정확한 통계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취약한 지방대학의 재정에 외국인 유학생이 일정부분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붐을 이루는 또 다른 이유는 외국인 유학생 정원 늘리기가 국내 학생을 늘리는 것보다 제도적으로 쉽다는 점 때문이다. 국내 학생 정원을 늘리는 것은 주무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의 인가를 받아야 하지만 외국인 유학생 정원을 늘릴 때에는 이 같은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 없다. 특히 외국인 유학생은 ‘정원 외 정원’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각 대학별로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무제한 정원을 늘릴 수 있다. 같은 밥상에 숟가락만 하나 더 걸치면 되는 것이다.

외국인 유학생 증가세 급격 둔화세

가파르게 증가해온 국내 유학생수의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제기된 적이 있다.
2012년 2월 김중섭 경희대 국제교육원장은 제주 라마다호텔에서 개막한 한국어교육기관대표자협의회 주최 워크숍에서 기조발제를 통해 "많은 나라가 유학생 유치 전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이처럼 전망했다.
실제 국내 외국인 유학생수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스터디 코리아' 등 유학생 유치정책에 따라 2004년 1만6천832명에서 2007년 5만6천6명, 2008년 7만1천531명, 2009년 8만985명, 2010년 8만7천480명 등으로 매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보여 왔지만 2011년에는 8만8천468명으로 2009년 이후 8만명 대에서 그치고 있다.
김 원장은 “한국에 유학을 온 학생들의 첫 인상이 되는 한국어교육기관들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고 한국어 교육이 유학생 유치의 기본”이라면서 대학 부설 한국어교육기관 중심으로 대학, 대학원 등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 원장은 중국 유학생이 전체의 70%를 넘어서는 출신국의 편중,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대학들의 무분별한 유학생 유치 등을 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일부 대학들은 유학생 유치에만 급급해 등록금을 절반가량 깎아주거나 입학 자격 심사 및 사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입학생 중 절반가량이 불법 체류자가 되는 등 이미 사회적인 문제화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교육과학기술부 대학지원실은 지난해 4월 ‘외국인 유학생 유치ㆍ관리역량 인증제’를 도입했으며 12월에 전체 350개 대학(4년제 212개, 전문대 138개)을 대상으로 10개 정량지표와 대학이 제출한 자체평가보고서를 중심으로 서면심사를 통해 인증대학 30개교와 비자발급 제한 대학 13개교를 확정 발표한 바 있다.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전남대만이 인증대학으로 선정되었고 비자제한대학은 전남의 광양보건대와 여수의 한영대로 오명을 뒤집어썼다.
김진형 교과부 글로벌인재협력팀장은 인증제 도입배경과 내용 등을 설명하고서 “인증제의 평가지표를 올해는 좀 더 정교화할 것”이라며 “그러나 입학 때 한국어능력시험 3급, 졸업 때 4급을 요구하는 기준은 유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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