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독립영화 감독에게 비춰진 ‘삐뚤어진 세상’
젊은 독립영화 감독에게 비춰진 ‘삐뚤어진 세상’
  • 김다이 기자
  • 승인 2013.07.1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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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게헌책방 용봉점, 이달의 사람책 이동석 감독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박고형준(왼쪽), 독립영화감독 이동석(오른쪽)
급하게 움직이는 사회현상을 작은 카메라에 담아 본인이 목격한 그대로를 대중에게 보여주는 젊은 독립영화 감독이 사람책으로 나서 화제다.

독립영화감독 이동석(29)씨는 영화 자체가 너무나 좋다. 하지만 학창시절에는 공부를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던 그는 재수까지 하고 ‘서울대 진학하겠다!’ 운운하는 평범한 학벌 주의자였다.

그렇지만 작은 카메라가 그의 인생을 180°바뀌게 했다. 수능이 끝난 후 이 감독은 방송실 카메라를 빌려 영상을 촬영하면서 독립영화에 발을 들이게 됐다.

사회현실 풍자하는 젊은 영화감독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주최로 지난 17일 아름다운가게헌책방 광주 용봉점에서 이동석 독립영화 감독이 사람책이 되어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을 가졌다.

사람책이란 단순한 텍스트가 아니라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타인의 진정한 삶을 이해하고 소통한다. 대화로 진행되는 사람책 독서는 대화가 가지는 힘을 토하여 서로 다르지만 상호 공감하여 위로와 용기를 제시한다.

이날 사람책 행사는 이동석 감독이 제작한 ‘모범청년’을 상영 한 후 참가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2010년 제작한 ‘모범청년’은 정부기관에서 대대적으로 4대강 살리기의 장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모습을 보고 좀 더 극단적으로 옹호하는 모습을 비춰 4대강사업을 풍자한 작품이다.

이 감독은 “이 영화를 제작하면서 4대강 사업이 얼마나 합당한지 일인지, 옳지 않은 일인지 알게 됐다”며 “하필 요즘 이 영화를 자주 틀게 되는 기회가 늘어난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아직 20대의 청년인 젊은 이 감독은 올바르게 돌아가지 않는 사회현실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젊은 시각에 맞춰 자유분방하고 거짓 없이 진솔하게 사람책이 되고 있었다.

제작영화 통해 보여주는 현실상황

한편 독립영화를 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상업영화 말고 독립영화를 택했다는 것은 거짓일 것이다”며 “원래 상업영화에도 문을 두드렸지만 그 곳 세상은 돈이 많고, 학벌이 좋은 사람들이 기본으로 시작하는 곳이었으며,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오로지 꿈만 갖고 달려드는 젊은이 지쳐가게 만드는 문이 굳게 닫힌 곳이였다”고 설명한다.

그가 말하는 독립영화는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관객들이 외면하고 있는 장르라고 표현한다. 또한 그는 영화를 찍고 자수성가 해야겠다는 거창한 생각으로 카메라를 들지 않았다.

그냥 있는 그대로 모습을 찍고, 일부로 정치적·사회적 메시지를 던지기보다 내 눈으로 직접 본 것을 다른 사람도 함께 보았으면 하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이 감독은 “제가 제작한 독립영화를 통해서 젊은이들에게 왜 정치와 사회에 관심이 없느냐 따지듯이 하고 싶진 않았다”며 “젊은이들은 각자 개인적인 체험에 의해 각자의 방법과 조건에서 정치·사회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이 감독은 당분간 쉽게 영화를 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좀 더 책임감 있게 호흡이 긴 장편영화를 제작하고, 재벌학교의 비리 등, 청소년 문화에 접근하여 문제점을 찾아 제작 중에 있다고 한다.

이렇듯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갖고 집회나 사회문제 등의 영상 기록을 남겨, 문화수도로 거듭나고 있는 광주에서 새롭고 신선한 메시지를 던져줄 수 있는 젊은 이동석 감독의 눈부신 활약을 기대해본다./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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