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관행에 돌던진 용기 갈채
잘못된 관행에 돌던진 용기 갈채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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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여, 당당하라>

'기자에게 촌지받는 유일한 직업이 교사다'라는 말이 있었다.
언론에 대한 냉소적인 표현과 함께 교단의 부도덕성을 한꺼번에 꼬집는 말이다. 잘못된 교단의 관행에 대한 불감증을 지적하는 블랙코메디이기도 하다.

최근 학부모들을 분노케했던 초등학교 교사의 그림강매 사건으로 이같은 일그러진 교단의 행태를 바로잡을 수 있는 조그만 계기가 마련됐다.

이번 사건이 터진 후 해당학교의 학부모 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과 다른 학교의 학부모들 사이에 해당교사의 징계와 함께 이번 기회에 일부 교사들의 부당한 요구에 학부모들이 항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교단 '그림강매' 잘못된 관행에 돌 던진
문산초등 학부모 용기에 갈채
그러나,
그림 사고 의기양양한 학부모
그림 못 사 애태운 학부모
아이위해 어떻게..가슴졸인 엄마


그 원동력은 구매를 강요당했던 문산초등학교 1학년 7반 학부모들의 용기있는 행동으로부터 시작됐다.
참교육 학부모회를 찾아 이번 일을 알린 한 학부모는 "아이를 맡고있는 담임선생님의 부당한 요구를 밖에 알린다는 것은 사실 아이의 전학까지 생각하고 해야 할 일이다"며 "하지만 너무나 가슴이 떨리는 일을 당하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전교조와 참교육 학부모회를 찾게됐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또 문제가 제기된 뒤 동부교육청을 찾아 이 사실에 대한 조사를 받기도 하고 언론에 자신들의 심정을 담은 글을 써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이 사건이 보도된 뒤 공무원이라고 자신의 전화번호까지 알리며 신분을 밝힌 한 학부모는 '그림 강매는 사실'이라고 확인해주고 "똑똑한 체하는 부모 때문에 아이가 고생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 사회가 그렇게까지 삐뚤어졌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힘을 보태기 위해 나섰다"고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내 아이 볼모로 잡혀 있다는
피해의식 벗고
이젠 당당해집시다
그래야
아이들.선생님 모두 행복한 웃음


학부모들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자 이들의 행동에 대한 칭찬이 폭발적으로 나타났다.
한 시민은 "님같은 분들이 학교를 바꿉니다.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토양을 만듭니다. 비록 지금은 힘들고 아이가 안쓰러워 보이시겠지만 너무 염려 마십시오. 그 아이도 먼 훗날 아버지의 당당한 행동을 자랑스럽게 여길 것입니다"며 극찬을 보냈다.

또 "진정한 용기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힘내세요. 모두 지켜보고 있습니다.우리는 당신의 용기에 혼자 감당하도록만 하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지켜보면서 함께 하겠습니다"거나 "당신은 소리죽여 울고 있는 학부모들을 소리내게 했어요. 당신의 용기에 찬사 보냅니다", "이젠 학부모도 내 아이가 볼모로 잡혀있다는 의식에서 벗어나 당당해집시다. 그리고 아이의 알림장을 공개한 학부모 용기에 갈채를 보냅니다. 아무리 억울해도 내 아이가 다칠까 소리도 못내는 학부모들 이젠 당당해집시다"는 등 격려의 글들이 쏟아졌다.

또 같은 위치에 있는 교사들도 이번 일을 바라보는 시각이 남다르다.
부끄러운 교사라고 자신의 아이디를 밝힌 한 교사는 "학부모의 글을 읽으며 얼마나 고통스럽고 선생님들을 경멸하였을까를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하다. 먼저 같은 교사로서 죄송하다"며 "문산초등학교 학부모님들 힘내십시오. 결코 이런 선생만 교단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선생들도 이제는 거지 같은 아니 누더기 같은 옷을 벗어 던지고(돈봉투 등) 떳떳한 교사로 바로 서 봅시다"고 다짐했다.

여느 때와 달리 이 그림강매에 대한 학부모들의 분개와 학부모들의 대응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고 교사들 사이에서도 자정의 움직임이 나타나자 이를 학부모와 교사의 의식개혁 캠페인으로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타나고 있다.

참교육 학부모회 광주지부는 "이런 사건은 학교 현장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고 교사와 학부모 어느 한쪽만의 문제만은 아니다"며 "이 사건이 정리되면 학부모들이 부당한 요구에 대처할 수 있는 의식개혁 차원의 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7월초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재발방지 및 교사들의 자정운동을 전개해 나갈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전교조 광주지부 윤봉근 사무처장은 "사실 교사의 입장에서 동료교사를 비판하는 것은 가슴아픈 일이기도 하지만 광주지역 교단에 경종을 울린 이번 사건을 통해 교사들이 한번쯤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참교육을 실천하자는 전교조의 취지를 살리고 교사와 학부모가 가까워질 수 있기 위해서라도 이번 사건에 대한 뒷처리가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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