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이체 안하면 아파트 관리비 안받아!
자동이체 안하면 아파트 관리비 안받아!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6.2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파트 관리비를 자동이체하지 않으면 받지 않겠다' '자동이체를 했더라도 아파트 단지별로 그 이체 실적이 일정비율을 채우지 못하면 수수료를 받겠다'

아파트 관리비 수납에도 수수료를 받겠다고 선언한 금융기관이 늘고 있다. 그것도 금융기관이 일방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서다. 아파트 관리비를 내는데도 고객은 금융기관 눈치를 봐야 하는가.


자동이체 납부도 은행 눈치봐야

공과금 수납에까지 자동이체를 결부시켜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금융기관의 이 같은 결정에 고객들은 금융제도 이용시 수수료 챙기기에만 급급하는 모습을 또다시 드러내고 있다고 분노한다(시민의 소리 6월20일자 6면 보도).

광주은행은 최근 은행과 관리비 전속거래 계약을 맺은 아파트에 대해 다음달 1일부터 아파트 관리비를 수납할 때 개별 아파트의 자동이체율이 전체 가구의 60%에 못미치면 가구당 150원의 수수료를 받겠다고 통보했다.

28일 광주은행은 광주·전남지역에서 광주은행과 아파트 관리비 전속거래 계약을 맺은 아파트는 315단지에 15만세대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중 45,000세대가 자동이체 거래계약을 맺어 이체율은 30%에 달한다.

광은 관계자는 "이들 전속거래 계약을 맺은 아파트에는 관리비 납부고지서를 무상으로 발급해주어 인쇄비용을 그동안 은행이 부담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자동이체율이 낮은 아파트의 경우 전속거래계약을 맺어 놓고 타은행에 관리비를 예치해 은행으로 돌아오는 수익은 없는 상태에서 고지서 발급비용만 부담할 수 없지 않느냐"며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광주은행, 관리비 자동이체율 낮은 아파트 세대당 수수료 150원 부과 방침

광주은행이 밝힌 아파트 관리비 창구수납시 수수료는 세대댱 600원, 고지서 인쇄 비용은 세대당 150원. 고지서 발행에 따른 관리인 인건비 등 제반 관리비용을 포함하면 연간 11억2천여만원에 달한다며 아파트 측에서 당초 전속거래 계약을 제대로 이행 안하는데 그 비용을 은행이 떠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자동이체율 60%에 미달하는 아파트의 경우 고지서 발행비용 150원을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부담하도록 결정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지방은행으로서 시행하는 이 같은 방침에 대해 고객들은 "아파트 관리비 예치가 은행에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주민들에게 수수료를 떠안기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내 다음달 이후 관리비 납부가 실행되는 시점에 고객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농협, 자동이체 안 하면 관리비 안 받아

농협도 시군지부 별로 아파트 주민들에게 관리비 자동이체를 강요하면서 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화순 공간아파트에 사는 류정기씨(33)는 지난달 농협 화순지부로부터 '매월 말일이면 아파트 관리비 수납으로 농협 창구가 혼잡해 신속한 업무처리를 할 수 없다. 따라서 각종 공과금은 자동이체 하지 않으면 수납이 불가함을 양지해 달라'는 통지서를 받았다.

류씨는 이 같은 일방적인 통보가 '불쾌하다'고 말한다. 고객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운운하면서 자동이체 체계를 도입하는 것은 농협 측의 일방적인 편의주의 발상이라는 것.

자동이체를 하려면 통장을 개설해야 하는데 통장이 없으면 공과금을 낼 수 없다. 이런 것들이 교묘한 예금 유치 수법이라고 주민들은 항의한다. 또 자동이체를 하지 않을 경우 무통장 입금 방식으로 납부해야 하므로 주민들은 당연히 수수료를 감수해야 한다.

윤평순 농협 화순지부 총무기획팀 과장은 "구조조정으로 인력도 줄었는데 어떻게 아파트 관리비까지 일일이 관리하고 있겠느냐"며 "서로 편하자는 시스템인데 자동이체를 거부한다면 우리도 어쩔 도리가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창구에 밀리는 고객이 부담스러워 수수료 부과를 내걸어 자동이체를 유도하고 있는 금융기관들. 금융기관이 받지 않겠다고 거부하면 주민들은 결국 따라갈 수 밖에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