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부활의 길③> “정책전당대회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자”
<민주당 부활의 길③> “정책전당대회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자”
  •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
  • 승인 2013.03.04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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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

민주당의 전당대회(공식 명칭은 전국대의원대회)는 명목상으로는 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이다. 당 지도부 선출은 물론이고 강령, 중요정책과 당헌 등을 만들고 개정할 권한을 모두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전당대회의 실제 모습은 그저 당 지도부를 선출하고 나머지 사항은 하위기구에서 마련한 것들을 박수로 통과시키거나 하위기구에 위임하는 결의를 하는 것뿐이다.

그리하여 당의 정체성을 이루는 강령이나 정책이 부각되기 어렵고 대선과 같은 중요 당무에 대한 평가도 도외시되며 무엇보다도 당원들의 민주적 참여를 사실상 배제하게 된다. 전당대회에 대한 지지자와 국민의 관심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외국 사례를 보면, 미국의 경우 민주당이나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보통 3박 4일 동안 미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정책과 현안들에 대해 열띤 토론이 이루어지고 세대별, 직업별, 계층별, 인종별로 갖가지 정치집회가 열린다. 참가자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 주요 정치인들의 연설과 정치 유망주들의 연설도 진행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새로운 당 강령을 확정 발표하고 대선 과정에서 이슈가 되는 정책에 대한 입장도 밝힌다. 미국 국민들은 물론 전세계가 방송과 인터넷 그리고 SNS 등을 통해 미국의 전당대회를 관심 있게 지켜본다.

중국 공산당의 전국대표대회는 약 1주일간 열리는데 이 기간 동안 충분한 토론을 통해 당무 집행을 평가하고 향후의 중요 정책을 결정하며 강령을 개정한다. 전국대표대회는 중국 국사의 전반을 가늠하는 이정표적 의미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며 중국 국민과 세계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정책전당대회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2011년 7월 마련한 당 개혁특위의 개혁안에 담겨있는 것과 같이 매년 한 차례 이상 정책전당대회를 열 것을 제안한다. 당원들이 직접 대대적인 참여와 토론을 통해 당의 정강과 주요정책 그리고 그간의 중요현안 대처에 대해 평가하고 향후의 방향과 계획을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것이 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전당대회의 본 모습일 것이다. 이것이 민주정당, 정책정당으로 가는 지름길일 것이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해 당의 비전과 정책을 국민께 보여드림으로써 국민적 관심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가오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정책전당대회의 취지를 실현하자. 지도부 선출에 덧붙여 적어도 하루 이상 날짜를 잡아 당원들의 정책 및 정치 토론을 진행하고 주요결정을 내리도록 하자. 지금 비대위와 대선평가위, 혁신위, 전당대회준비위 등이 열심히 마련하고 있는 의제와 결론을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이 토론해서 최종 결정하도록 하자. 대선 평가, 강령과 중요정책, 당헌 등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정책전당대회로 민주당이 정책정당, 민주정당임을 보임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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