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수수료 '말로만 인하'
신용카드 수수료 '말로만 인하'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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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시장에도 부익부, 빈익빈 시대가 왔다.
은행을 비롯한 신용카드사들이 최근 잇따라 카드 이용 수수료를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실제로 카드시장을 드나드는 고객은 그 효과를 얼마나 맛보고 있을까. 여기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신용카드사가 매겨놓은 리스트에 부자쪽일까, 빈자쪽일까' 궁금해진다. 당연히 누구든 부자쪽에 속하고 싶을 게다.


신용카드 시장도 부익부 빈익빈

바로 이를 노렸을까. 신용카드업체들이 수수료를 인하했으나 카드사에 따라 신용등급에 차등을 두어 수수료율을 부과하고 있어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은 오히려 수수료 부담이 더 늘어났다는 계산이다. 카드사가 분류하는 자체 기준에 준해 그동안 카드 사용 성적이 불량하면 신용등급도 차별받고 있는 것이다.

신용카드 사용에 따라 물게 되는 수수료는 종류도 많다. 작게는 은행 영업시간이 지나 현금자동지급기(CD기)를 이용하면 수수료를 무는 것에서부터 크게는 현금서비스 이용까지 다양하다. 이 중 가장 민감한 것이 현금서비스 이용이다.

현금서비스 이용자에게 적용되는 수수료가 각기 다르다는 것이다. 이른바 카드사들은 카드 사용 고객에게 점수를 매겨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현금서비스 이용 실적이 없으면 최상급 우량회원으로 분류돼 수수료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나 상급회원 기준에 드는 고객은 카드사별로 전체 회원의 5∼10% 수준에 불과해 수수료 인하 효과를 제대로 보는 회원의 수는 극히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현금서비스 실적 따라 수수료도 차등 적용

현금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면 인하 폭이 크지 않다. 현금서비스를 자주 이용할수록 우수고객이 못된다. 카드사마다 차이는 나지만 대부분 연체를 우려해 신용등급을 낮게 매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 차등 적용 비율을 고객들 대부분이 모른다는 것이다. 카드사들 모두 서비스 이용기간별 수수료율만 외부로 공개하고 있을 뿐 신용등급별 수수료율 체계는 내부자료로 갖추어 놓고 회원 개인에게 발송되는 카드 명세 고지서에만 수수료율이 명시된다.

삼성카드는 지난달 28일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평균 28.5%에서 15.5∼25.8%로 인하했다고 발표하면서 이 요율은 기준수수료율이며, 회원에 따라 할인적용 될 수 있다고 못박았다.

회원에 따른 할인적용이 바로 신용등급을 의미한다. 종전 100만원을 쓰고 30일 이내에 갚으면 수수료 15,698원을 냈는데 이달부터는 30일이내 갚는다해도 최하위 등급 고객이면 20,465원의 수수료를 부담한다.

LG카드도 100만원을 현금서비스 받아 한달간 썼을 경우 수수료는 최하위 등급 회원이 최상위 회원보다 8,300원 더 내게 된다.


카드사만이 아는 수수료 체계…자기 신용관리 신경써야,

은행계 카드사인 BC카드도 이런 시장 환경은 비슷하다. 차등을 두는 것도, 적용되는 수수료율도 카드사별로, 은행별로 큰 차이는 없다. 수수료를 내리면서 차등 폭을 크게 해 현금서비스를 자주 받은 사람의 부담이 오히려 늘어났다.

이들 카드사들이 지난달 10일 이후 수수료 인하를 발표했기 때문에 새로 적용되는 수수료율에 대한 회원 반응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지만 현금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 고객이 체감하는 인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용카드를 자주 쓰다보면 연체도 할 수 있고, 연체가 누적되면 신용불량자 리스트에 오른다. 당연히 신용등급도 빨간 불이 켜진다.
카드사의 생색내기용 수수료 인하에 편승하지 않으려면 회원 스스로 무분별한 카드 사용을 억제하고 자기 신용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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