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광주광역시, 성과도 많았다
위기의 광주광역시, 성과도 많았다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2.05.07 0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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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악재에 잘한 일들 빛 잃어

광주시가 위기다. 광주시는 최근 총인시설 비리에서부터 광주문화콘텐츠투자법인과 갬코 문제에 이르기까지 여러 악재들이 터지며 세계한상대회유치와 같은 잘 한 일들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문제들이 의혹으로만 그쳤다면 문제될 일이 아니었을 텐데 일부 사실로 드러나면서 광주시는 죽을 맛이다. 시 공무원들은 또 다른 문제가 불거지지 않을까 모두들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근 광주문화콘텐츠투자법인과 갬코문제에서부터 총인시설 비리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사건들이 꼬리를 물며 악재로 터져 나왔다.

K2AM, 어느 정도 검증했나

광주문화콘텐츠투자법인과 갬코문제는 출발부터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었다. 광주시는 대대적인 투자유치라는 성과를 내기 위해 급급한 나머지 투자기업의 정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없이 MOU를 체결했다.

그리고 서둘러 100억여원을 투입해 광주문화콘텐츠투자법인(GCIC)을 설립한 뒤, 2011년 1월 미국 K2AM사와 약정서를 체결했고, 같은 해 2월 한․미합작법인 갬코(GAMCO)를 잇따라 설립했다.

광주문화콘텐츠투자법인(GCIC)은 광주시의 산하기관인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100% 출자했다. 또, GCIC는 EMIG도 설립했다. GCIC는 강운태 시장의 둘째 아들(30)이 근무하는 EMIG에 1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3월 22일, 강 시장은 EMIG 투자와 관련 “광주의 문화산업 육성의지와 기술력 등을 인정해 투자한 것이지 아들이 재직하고 있다는 이유로 투자한 것은 아니다”며 “EMIG와 관련하여 더 이상 오해나 논란이 없기를 바라며 광주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 갈 문화산업이 활짝 꽃 필 수 있도록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기 바란다”고 사죄했다.

그러나 강 시장의 사죄가 있은 지 불과 한 달이 조금 지난 5월 1일, 다시 광주문화콘텐츠투자법인과 갬코문제가 감사원의 감사에 적발됐다. 감사원은 협상과정에서의 공탁금(Deposit Money) 등 650만불(약 72억원)의 송금방식과 K2AM측의 원천기술 검증 문제 등을 지적하고 광주문화콘텐츠투자법인 대표 김모씨에 대한 사법조치 요구와 광주시의 주의를 촉구하였다.

시민단체, 市가 너무 안이한 대응한다

이에 대해 현재 광주시민단체협의회(시단협)는 “광주문화콘텐츠투자법인의 문제는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 설립과정과 운영전반에 있어 총체적 부실이 있는 사업이라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면서 “광주시는 이러한 의구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우선적으로 대표 해임 등 감사원의 조치사항을 즉시 이행하고, 광주문화콘텐츠투자법인설립과 운영 전반에 대한 정보를 전부 공개할 것과 관련 책임자를 문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단협이 이러한 요구를 하게 된 배경에는 시의 해명이 너무나도 안이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가 터진 직후 이병록 광주시 행정부시장은 “지난해 12월 K2AM측과 장비와 기술, 마케팅 금액으로 1,110만 달러를 지급하는 최종계약을 맺었고 그 이전에 지급한 650만 달러는 기지급금으로 합의했다”며 “K2AM측이 6월로 약속했던 장비와 3,000만 달러의 3D 전환 물량을 공급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K2AM과 협상이 진행 중에 있고, 작년에 체결된 최종 계약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상반기까지는 지켜보겠다는 시의 입장을 시단협은 “사기혐의에 대해 형법에 따른 고발방안 등 강도 높은 대책을 요구했던 감사원의 감사통보 결과에 비해 너무나도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솔렌시스 투자의혹 밝혀져야

이보다 앞서 4월 29일에는 광주시의 솔레시스 투자 실패와 광주시 공무원과 출연기관 임원 등이 솔렌시스에 출자를 했다는 의혹이 참여자치21에 의해 제기되었다.

시는 곧바로 “솔렌시스 생산설비 구축과 운영에 필요한 설비투자보조금 1억 4천만원과 중소기업 육성기금(구조고도화자금 및 경영안정자금) 13억원을 융자 지원하였다”고 밝히고, 이 가운데 설비투자 보조금 1억4천만원에 대해서 “서울보증보험이 발급한 보증보험증권을 확보하고 있어 전액 보상받을 수 있으며, 다만 경영안정자금 대출시 2년 간 3%의 이자를 보전하므로 총 천8백만원(1년 9백만원)의 손해를 보게 된다”고 해명했다.

이러한 시의 해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시 재정 손실이 사실로 드러났고, 광주시 공무원과 출연기관 임원 등의 출자 의혹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도 참여자치21은 광주시 공무원과 출연기관 임원 등이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솔렌시스에 출자를 했다는 점을 여전히 지적하고 있고, 광주시 전략산업과는 주주명부 28명을 확인한 결과 광주시 공무원과 출연기관 임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맞서고 있다.

총인시설 입찰비리 28명 사법처리

최근 광주시에서 일어난 사건 중에서 가장 큰 사건은 누가 뭐래도 총인시설 입찰비리였다.

총인시설 입찰비리 문제는 약 1년을 끌며 광주시 전체를 뒤흔들었다. 이 문제는 작년 6월에 참여자치21에서 최초로 제기한 이후 올 4월 강 시장이 사죄를 하며 일단락되었다.

총인처리시설 입찰비리에 공무원·교수·업체 관계자 등 모두 28명이 적발됐다. 이 중 11명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17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입찰 참여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사법처리 된 공무원 8명(구속 5명, 불구속 3명)은 법원의 판결에 따라 당연 퇴직 내지는 파면, 해임 등의 중징계가 예정돼 있다.

강 시장은 “총인시설 입찰을 둘러싼 비리에 대해 공직자들이 연루된데 대하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사즉생의 각오로 더 투명하고 더 열심히 일해서 시민여러분의 용서를 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 시장은 “총인시설 입찰비리를 뼈아픈 자성의 계기로 삼아 부정부패 척결, 깨끗한 입찰행정, 제도개선 등 혁신의 자세를 가다듬을 것이며, 시의회, 언론, 시민사회와 더 넓은 소통을 통해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이 촉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빛바랜 성과들 아쉬워

반면 이러한 와중에서도 광주시가 적극 추진해서 성과를 낸 사업들도 많다.

광주시에서 추진한 모든 사업들이 문제가 있거나 지지부진한 것은 아니다. 굵직굵직한 성과들도 많이 이뤘다. 이런 성과들이 앞서 열거한 악재에 묻혀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은 한편 아쉬운 일이다.

광주시는 올해 들어 2014년 국제관개배수위원회 총회, 2013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에 이어 세계한상대회까지 유치했다. 시가 유치를 추진해온 5대 국제행사 중 벌써 3개의 국제행사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시는 앞으로 2015 세계디자인연맹총회,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등의 유치에도 총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다.

세계한상대회 모처럼 큰 성과

최근 유치에 성공한 세계한상대회는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외 동포기업인과 국내 기업인들간 네트워크로 40여개국 1,500여명의 세계한상을 비롯해 국내외 기업인 3,500여명이 참가하는 국제적인 비즈니스 행사다.

세계한상대회는 그 동안 국내기업인들이 해외 동포기업인을 통해 해외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는데 큰 도움을 주어 왔다.

2013년 세계한상대회는 광주와 부산, 제주가 유치를 신청해 치열한 경합을 벌여 왔으며, 특히 광주는 대회 개최 조건인 특급호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주관기관인 재외동포재단과 운영위원들을 설득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강 시장을 비롯한 시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유치에 성공한 경우다.

또다른 국제대회 유치 '잘했네'

또한 2019년 제18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광주 유치에도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일단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개최된 국제대회개최위원회에서 광주 개최를 승인함에 따라 기획재정부의 최종 승인 절차만 남겨 두고 있다.

제18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는 2019년 7월중 16일간 개최되며, 200여개 국가에서 3천여명의 선수와 취재기자 3천여명 등 총 6천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대회로 단일종목 국제경기 중 FIFA월드컵축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다음으로 인기가 높은 메가톤급 스포츠 축제이다.

이와 함께 이미 광주 유치가 확정된 2013 JCI아태대회, 2014년 세계수소에너지대회, 2015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등을 시가 성공적으로 개최한다면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수도 많았고, 잘한 일도 많았다. 이제 광주시에 더 이상의 문제가 터지지 않고, 잘 한 일들이 박수를 받을 수 있는 ‘행복한 창조도시 광주’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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