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야기 26. 중국의 장례문화(葬禮文化)
중국이야기 26. 중국의 장례문화(葬禮文化)
  • 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중앙회장
  • 승인 2012.04.1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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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구 박사

우리나라는 묘지 문제가 심각하지만, 중국은 어디를 가도 묘지 문제에 대해서는 걱정이 없다. 가끔 옛날 묘가 보이며, 현재도 우리 묘처럼 봉분을 하는 지역도 있다.

하지만 중국의 장례문화는 거의 화장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등소평(鄧小平)도 화장한 재를 홍콩은 물론 중국 전역에 뿌렸다.

백두산으로 가는 길은 마을이 별로 없다.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화장하기 힘들기 때문에 묘지를 써도 괜찮은 지역이 있다. 대련에서 심양을 기차를 타고 가다 보면 묘지가 많이 보이는데, 이것은 옛날에 매장했던 곳들이다.

우리 민족이 많이 살고 있는 용정의 일송정(一松亭)을 오르다 보면 공동묘지가 많다. 독립운동을 하다 무명의 인사들이 쓸쓸히 묻힌 곳이다. 소수민족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에도 분묘가 많이 있는데, 요즈음 관광객이 많이 가는 장가계(張家界)도 묘지가 꽤 있다.

항주에서 산 속으로 들어가면 개인 묘지가 많이 보인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매장한 것들인데, 그곳은 힘이 있는 사람은 매장해도 되는 곳이다.

서안 지방은 밭 가운데에 묘지들이 보이는데, 이곳은 옛날의 묘들이다. 마카오를 지나 주해(珠海)나 중산(中山)에도 대만(臺灣)이나 일본(日本)의 오키나와의 무덤과 같은 것들이 많이 보인다.

대체적으로 중국에는 무덤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지만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 간혹 지방에 따라 많이 보인다. 홍콩은 땅이 좁기 때문에 묘지 값이 아파트 값보다 비싸며, 대만은 묘지에 일반인들이 사는 집 같이 만들어 놓은 것도 있다. 묘지 문에 편지함까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티베트는 신국(神國)으로 육신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다. 윤회사상을 중시하는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현생이 아니라 내생(來生)이고, 육신이 아니라 정신이다. 육신은 정신을 담는 ‘영혼의 집’이지만 정신이 떠난다면 아무 데도 쓸데없는 고깃덩어이로 인식한다.

따라서 티베트 사람들은 죽으면 자신의 몸을 독수리나 까마귀에게 보시한다. 천장(天葬)이라는 그들만의 장례의식이다. 끔찍하기 이를 데 없지만 종교적 열정으로 가득한 티베트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장엄한 종교의식이다.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라 해서 죽어서도 몸이 훼손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한국인들과는 달리 티베트 사람들은 죽으면 자신의 몸을 과감히 자연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이들은 장례의 모든 것을 관광객에 공개하지만 천장만큼은 공개하지 않는다. 여행객이 이 광경을 멀리서 카메라에 담다 봉변을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없는 황량한 황무지에 시체를 땅에 누인 뒤 천장사가 칼로 둔부와 종아리 그리고 팔을 마치 회를 뜨듯 떠낸다. 섬뜩할 정도로 충격적이지만 독수리가 조금이라도 먹기 편하도록 시신에 칼집을 낸다는 것이다.

천장사가 칼질을 마친 후 비켜나면 기다리고 있던 독수리들이 몰려들어 시체를 뜯는다. 독수리들이 마지막 남은 살 한 점까지 깨끗이 먹어 치운 뒤 완전히 시체를 육탈시키고 물러난다. 독수리가 물러나면 유족들은 해골과 무릎 뼈를 챙겨들고 천장 터를 나선다.

/강원구 한중문화교류회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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