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만규의 들꽃 이야기8 - 제비꽃
송만규의 들꽃 이야기8 - 제비꽃
  • 송만규 작가
  • 승인 2012.02.24 11: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가 들꽃을 들여다보고 그림으로 간직하게 이끈 꽃들이 있다. 복수초, 민들레, 참억새, 꽃며느리 밥풀, 닭의 장풀 그리고 제비꽃이다.

제비꽃은 구암댁 흙돌담 돌 틈에 위태롭게 피어 번뜩 눈에 띤 꽃이다. 곡예라도 하듯이 담장에 매달려 있는 것이 하도 신기해서 눈길이 저절로 갔다. 키라고 해봤자 한 뼘도 안되는 작은 꽃이 여기저기 모퉁이에 박혀 한들거린다.

봄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추운 날, 보라색 수를 놓듯 곳곳에 피어나서 아주 친숙한 꽃이기도 하다. 그만큼 우리들에게 생명의 강인함을 느끼게 하는 꽃이기도 하다.
여러해살이인 제비꽃은 원줄기 없이 뿌리 주변에 주걱형의 잎들이 자라고, 그 사이에서 꽃자루가 올라와 끝에 날렵한 꽃송이들을 피운다.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올 때쯤 피어서 제비꽃이라 부른다. 꽃의 거(距;꽃잎 뒤에 며느리 발톱 비슷하게 된 것)가 오랑캐의 머리 모양을 닮았다고 오랑캐꽃이라고도 부른다. 이 외에도 꽃모양이 씨름하는 모습과 닮았다 하여 씨름꽃, 장수꽃이라고 불리우기도 한단다.

나지막한 모양새를 지녔기에 앉은뱅이 꽃이라고 하는데, “보랏빛 고운 빛 우리 집 문패 꽃 중에 작은 꽃 앉은뱅이랍니다.”라고 부르는 동요 속에서도 피어난 꽃이다. 제비꽃은 비슷하게 생긴 종류가 40여종이나 되지만 보랏빛의 이 꽃을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