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그 시절 그 추억 8 - 만인의 취미생활, 우표수집
아련한 그 시절 그 추억 8 - 만인의 취미생활, 우표수집
  • 차소라 기자
  • 승인 2012.01.16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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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취미는 무엇입니까? 지금 사람들에게 묻는다면, TV보기, 게임하기, 운동 등등 여러 가지 취미생활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예전 우리는 유행처럼 ‘이것’을 모았다. 친구들과 경쟁하듯 자랑을 하기도 했고, 하나하나 스크랩을 하는 재미에 웃음을 짓기도 했다. 바로 ‘우표’, 작은 물건 하나로 추억을 떠올린다.

취미 혹은 유행

우표수집. 70~80년 대 학생이라면 대개 우표 수집을 많이 했거나 관심을 가졌다. 친구나 가족, 친척 중 한명은 꼭 우표를 모아 보물처럼 간직했다. 또한 딱히 놀이문화가 없던 시절, 당시 학생들 사이에는 우표 수집을 하지 않으면 이야기 거리가 없을 정도였다. 취미를 묻는 칸에는 당당히 ‘우표 수집’이라는 네 글자가 단골이었다.

▲ 우표를 모으는 사람은 저마다의 특색을 가졌다.

우표가 나오는 날 아침이면 우체국 앞에서 문을 두들기고 긴 줄을 마다하지 않고 우표를 기다렸다. 학교를 안가고 우표를 사서 등교하는 학생들도 발생했다. 이러니 우표를 안 모으면 자연스레 소외감이 생겨 더 많은 학생들이 우표를 모으는데 혈안이 됐다.

우표를 모으기 위해 ‘펜팔(pen pal, 편지를 주고받으며 사귀는 친구)’을 하는 학생도 늘었다. 구하기 힘든 외국 우표를 위해 사전을 찾아가며 미국이나 일본 등의 해외 친구들을 사귀기도 했다.

그 후 학교에 가서 ‘난 미국 우표 모았다’하며 자랑을 했다. 그 작은 우표 한 장으로 ‘특별한’ 우표 수집가가 되는 것을 뿌듯해 했던 시절이다. 우표를 모으는 친구를 위해 도움(?)을 준 친구도 있었다. ‘깨끗한 우표를 떼서 모아라’하는 마음에 침이나 풀로 대강 붙이던 우표에 투명테이프를 붙여 소인이 찍히지 않게 했다.

소인이 찍히면 ‘깨끗하게 보관’해야 하는 우표의 값어치가 떨어질까 싶어서다. 그러나 우표를 수집하는 사람들 중 일부러 소인을 찍어 보관하는 경우도 있다. 편지와 함께 소인에 찍힌 날로 ‘추억’을 되살리기 위함이다.

우표수집? 그런 걸 왜 해

우표를 모으는 것에도 저마다 특징이 있다. 한 장씩 모으는 사람이 있고, 전지 형태로 된 우표만 모으는 사람도 있었다. 조금 특이하다 싶으면 ‘한국조폐공사제조’라고 찍힌 부분만 카드 크기로 해서 우표를 모으는 사람도 있었다.

▲ '우표수집 가이드'에 있는 우표 절단법. 가위를 사용하는 것보다 손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서술됐다.

지금 사람들에게 취미를 물으면 ‘우표 수집’이라는 말을 듣기 힘들다. 줄서서 우표를 기다리던 사람들의 수도 많이 줄었다.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정성스레 쓴 손 편지 대신 메일(E-Mail)을 이용한 연락이 가능하게 됐고, 지금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문자를 하거나 전화를 하니 편지를 쓸 일은 점차 줄었다.

그러다보니 우표를 사게 되는 일도, 우표를 모으는 일도 기억에서 사라졌다. 놀이문화도 발달하다 보니 ‘우표’를 모으지 않아도 취미생활이  많아졌다. 배준희(23) 양은 “초등학교 때 방학숙제로 잠깐 모았다”며 “그 후에 우표를 모았는데, 지금은 우체국 갈 시간이 없어서 안 모으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도 우표를 모으는 사람들

지금 사람들에게 취미를 물으면 ‘우표 수집’이라는 말을 듣기 힘들다. 줄서서 우표를 기다리던 사람들의 수도 많이 줄었다.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정성스레 쓴 손 편지 대신 메일(E-Mail)을 이용한 연락이 가능하게 됐고, 지금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문자를 하거나 전화를 하니 편지를 쓸 일은 점차 줄었다. 그러다보니 우표를 사게 되는 일도, 우표를 모으는 일도 기억에서 사라졌다. 놀이문화도 발달하다 보니 ‘우표’를 모으지 않아도 취미생활이  많아졌다. 배준희(23) 양은 “초등학교 때 방학숙제로 잠깐 모았다”며 “그 후에 우표를 모았는데, 지금은 우체국 갈 시간이 없어서 안 모으게 됐다”고 말했다.

의외로 우표 수집은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우표의 상태는 깨끗해야 하고, 손상을 막기 위해서 집게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표는 종이재질이기 때문에 습기가 높은 날을 주의해야 하고 자외선은 우표 색깔을 변색시키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 1884년 발행된 한국 최초의 우표.

그럼에도 우표 수집을 아직도 하는 사람은 있다. 김현식(가명) 씨는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물려주기 위해 우표 수집을 하고 있다”며 “태어난 년도부터 우표를 모아 장가를 갈 때 선물로 주고 싶다”고 말했다. 재테크를 목적으로 우표를 모으는 사람도 있다. 희귀한 우표의 경우 100만원 단위가 훌쩍 넘기도 한다.

한국우취연합 광주·전남 지부에서 발행한 우표수집 가이드를 보면 우표를 수집하는 10가지 이유에 대해 서술돼 있다. ▲모으는 기쁨 ▲감상하는 즐거움 ▲문화적 지식 ▲마음의 양식 ▲예술적인 감각 ▲역사공부의 지름길 ▲지삭과 상식의 보물창고 ▲정리하는 습관 ▲근면한 생활습관 ▲청량제 역할 등이라며 우표수집의 장점을 적었다.

 미국의 제32대 대통령 프랭크린 루스벨트는 "우표에서 배운 것이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많다"고 할 정도로 우표는 작은 종이 안 세상을 담고 있다. 

   
광주 세계우표사 이규식 할아버지(63)
▲ 처음 우표 수집상을 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 24살 무렵에 우체국에서 일했었다. 그 당시 일을 하다가 ‘아, 내가 우표를 보급 해야겠구나’하는 생각에 지금까지 왔다. 1974년부터 시작해 38년째 우표수집상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장사가 안돼 ‘우체국에서 가만히 있지 뭐한다고 이거 하냐’고 욕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점차 장사가 잘돼서 아이들도 다 키우고, 손자·손녀들도 생기고 좋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 있으신지?
- 처음 우표 상을 시작했을 때 힘들었는데 어떤 사람이 우표를 주고 간 사람이 있었다. 내가 당시 나이도 어리고 키도 작은 사람이 우표 상을 하겠다고 하니깐 불쌍하게 봤는지 공짜로 상당히 많은 양의 우표를 줬다. 자신이 군대를 간다면서 우표를 주고 가는데 그때 손님을 잊지를 못한다.

▲ 지금까지 우표를 모으셨는데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 우표사업은 돈을 보고 하기는 어려운 사업이다. 역사를 모은다고 생각해야한다. 우표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나라의 역사가 있다. 길게 이야기해야 하는 역사도 우표로 이야기 하면 이해가 쉽게 된다. 또 우표에는 우리 조상에 모든 얼이 섬겨져 있고, 우표에는 재미있는 그림도 있고 예술적 가치가 높은 것도 많다. 그림도 예쁘고 수집하고 모으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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