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활성화, 그 길을 묻다 8.국외주말시장
전통시장 활성화, 그 길을 묻다 8.국외주말시장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1.10.26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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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방콕 짜뚜짝시장②
태국 방콕의 짜뚜짝시장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거대한 시장의 규모와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은 상품의 가짓수만 가지고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은 것은 아니다. 시장외적인 면에서는 태국이 가지고 있는 천혜의 관광자원과 관계가 있고, 내적으로는 관광객의 쇼핑을 편리하게 해주는 상인들의 자질과 관계가 있다.

태국은 기본적으로 관광자원이 풍부한 나라이다. 태국에서는 소승불교문화의 독특함을 체험할 수 있고, 아름다운 산호섬의 해변을 만끽할 수도 있다. 여기에 방콕 현지인들의 삶을 이해하기 위한 전통시장투어 또한 하나의 필수 관광상품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짜뚜짝시장으로 갈 수 있는 교통편이 대단히 많다. 지하철과 전철뿐만 아니라 버스편도 다양한 편이었다. 특이한 것은 버스가 에어컨이 있는 버스와 에어컨이 없는 버스로 구분된다는 것이었다.

내적으로는 밀려드는 관광객들을 상대하는 상인들의 자질이다. 여기에서 주로 언급되어질 내용이 바로 이 부분이다. 왜냐하면 이것이 국내 전통시장 활성화에 실질적으로 참고할만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하드웨어적인 면 이외에 짜뚜짝시장이 가지고 있는 소프트웨어적인 강점은 무엇일까?

상인들 대체로 친절
정찰제지만 깎아주는 인심

우선 짜뚜짝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들과 대화를 해보기로 했다. 시장의 점포 수 및 하루 방문객수에서부터 물건의 가격에 이르기까지 조금 한가해 보이는 상인이 있으면 다짜고짜 질문을 던졌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 시장의 상인들이 대체로 친절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건을 사지 않아도 불쾌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관광객들과의 접촉이 일상화 되어서인지 몰라도 웃으며 답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음으로는 실제 구매자가 되어 가격을 흥정해 보기로 했다. 짜뚜짝시장은 전체적으로 정찰제를 시행하고 있었다. 가격표가 붙어있지 않은 물건일 경우는 조그만 종이에 그 가격을 적어 놓고 있었다. 이는 노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정찰제가 잘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옷가게가 밀집되어 있는 거리를 지날 기회가 생기자 이때다 싶어 남방을 파는 가게에 들렀다. 맘에 드는 체크무늬 남방이 눈에 띄기에 “얼마냐”고 물었다. 주인은 “380바트(한화 15,200원)”라 한다. “너무 비싸다”고 하자 “340바트만 주라”고 한다. 다시 “300바트 오케이” 하자 사이즈를 물어온다. 결국 사이즈가 없어서 물건을 사지는 못했지만 한국의 전통시장에서나 맛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깎는 재미’를 방콕에서도 누려보았다. 시장의 모습이 우리나라 전통시장과 많이 닮았다라고 여겼는데 깎아주는 인심도 닮았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처럼 시장에서도 궁극적으로 정찰제가 정확히 시행되어야 맞다. 하지만 중저가의 상품을 취급하는 전통시장에서는 이 부분에 조금 여유를 주어도 괜찮을 것 같다.

상인들 간단한 영어 사용 가능
쇼핑에 불편함 없어


여러 명의 시장상인들과 대화도 하고 흥정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의사소통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는 것이다. 태국어를 한마디도 못하지만 영어를 사용하여 소통할 수 있었다. 물건을 흥정하는데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다. 상인들이 간단한 영어를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목은 우리나라 전통시장들이 주목해야할 점이다.

지금 정부에서는 한창 문화관광형시장을 육성하는 중이다. 지원도 만만치 않게 하고 있다. 문화관광형시장에 걸맞은 시설을 확충하고 홍보와 마케팅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 모두가 전통시장 활성화에 필요한 일이다. 이와 같은 지원이외에 문화관광형시장에 더 보강해야할 점은 짜뚜짝시장의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해외홍보와 상인들의 의사소통능력을 키우는 일이다. 현재 우리나라 문화관광형시장의 홍보는 단적으로 말해 국내용이다. 우리나라 전통시장은 외국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짜뚜짝시장이 하나의 매력물로써 우리나라 포털에 소개되어 있는 것처럼 외국에 우리나라 전통시장을 알리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시장을 찾은 외국 관광객들과 최소한 몇 마디라도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의사소통능력을 키우는 것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몸짓만으로는 소통에 한계가 있다. 상인대학의 프로그램에 이를 하나의 과정으로 개발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시장 골목 어느 음식점 앞을 지날 때, 마침 한국인으로 보이는 커플이 눈에 띄었다. 한국에서 왔냐고 묻자 그렇단다. 어디에 사느냐 물으니 서울에서 산다고 한다. 짜뚜짝시장의 강점에 대해 느낀 점을 물으니 이 커플들은 “시장에 대한 홍보가 잘 되어 있는 것 같고, 의사소통에 불편함이 없었고, 친절했으며, 정찰제가 잘 지켜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답했다.

시장에는 광장이 필수

이외에도 짜뚜짝시장에서 인상깊었던 점은 통로 입구의 점포 지붕위에 늘어선 광고판이었다. 방콕 시내에서 볼 수 있었던, 그리고 고속도로에서 볼 수 있었던 거대한 광고판보다는 훨씬 작았지만 시장의 입구를 알리는데 제몫을 다하고 있었다.

취재를 마치고 은행들이 줄지어 있는 통로로 걸어 나오자 아담한 쉼터에 조그만 무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 공연을 알리는 현수막이 있었다. 현수막을 통해 그 공연이 버려진 아이들을 돕기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공연임을 알 수 있었다. 이유야 어떻든 전통시장에는 사람들이 쉬면서 담소할 수 있고, 이렇게 작은 공연이라도 할 수 있는 광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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