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탯자리 금호고속 매각 검토중
기업 역사 파는 꼴, 지역기업 정체성 잃어 지적
금호아시아나, 탯자리 금호고속 매각 검토중
기업 역사 파는 꼴, 지역기업 정체성 잃어 지적
  • 정인서 /편집이사
  • 승인 2011.06.21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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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첩_18]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모태기업인 금호고속을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불과 며칠전 금호터미널을 팔았다가 지역여론에 힘입어 낮은 가격에 되사게 됐다.
그렇다면 도대체 금호고속과 금호터미널은 어떤 관계일까. 금호터미널과 금호고속은 실과 바늘처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지만 갑작스럽게 엇갈린 운명에 처한 것은 일단 '소속사'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10월 고속사업부가 소유하고 있는 버스터미널의 관리를 위해 금호터미널(주)을 분할 설립하면서 금호고속과 금호터미널은 법적으로 '딴 몸'이 됐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의아해 한다. 더욱이 매각은 표면적으로는 금호그룹의 모태이자 '알짜' 계열사인 금호고속을 '파는' 형식이지만 콜옵션을 통해 나중 형편이 나아지면 다시 사들이겠다고 한다. 결국 '금호고속'을 담보로 '자금조달'에 나서는 모양새다.

채권단과 금호그룹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고속사업부를 물적 분할한 후 재무적 투자자(FI)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가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낸 자구안에 이미 금호고속 매각안이 들어있었고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면서 "다만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매각할 수 있다"며 매각가능성을 시사했다.
금호그룹은 늦어도 내년 초까지 매각을 완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은 고속사업부와 건설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아시아나항공(32.80%), 금호타이어(1.18%), 금호리조트(50%) 등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그룹의 실질적 지주 회사다.

정말 그렇다면 금호그룹은 탯자리라고 할 수 있는 모태기업, 즉 금호고속을 넘기게 되는 것으로 기업의 정체성, 정통성을 잃게 되는 역사가 사라지는 사실에 직면하게 된다. 더욱이 금호고속은 금호그룹의 '뿌리'인 만큼 3000억~5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객관적 평가액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거론되는 방식을 들여다보면 단순 매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향후 그룹경영이 정상화되면 되사올 수 있도록 콜옵션 조항을 조건으로 하겠다는 구상이다. 금호고속을 담보로 '콜옵션'가격이라는 이자를 지불하는 일종의 '대출'인 셈이다.

한편, 금호그룹은 지난 2003년에도 금호타이어를 FI인 군인공제회에 매각했다 콜옵션을 행사해 되사온 경험이 있다. 당시 군인공제회는 주당 1만원에 사들였던 금호타이어 주식 750만주를 1만 3600원에 처분, 270억원의 이익을 실현했다.
이런 와중에 금호고속은 23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11년 한국서비스대상’ 시상식에서 고객만족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표준협회 주최 ‘한국서비스대상’은 고객 중심의 서비스경영시스템을 구축하고 경영 전반에 대한 서비스품질 혁신활동의 전개를 통해 그 성과가 탁월한 기업, 기관, 단체 및 개인을 발굴해 포상하는 제도다.

금호고속은 앞서 지난 16일에도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발표한 ‘2011 고객의 소리를 우선하는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금호건설 등 건설사업부는 지난해 1300억대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적자에 허덕이고 있지만 금호고속 등 고속사업부는 5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알짜 사업 부문이다. 그렇다면 건설사업부를 접거나 경영혁신을 통한 기업회생에 전사가 뼈를 깎는 아픔을 겪더라도 금호고속을 살려내는 일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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