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만의 무등산 정상 개방
45년 만의 무등산 정상 개방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1.05.15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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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의 주상절리 훼손 안타까워
강시장의 생색내기에 불만 많아
정기적인 개방에 대한 목소리 높아

14일 무등산 정상이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1966년 개방 이후 45년 만이다. 이날 무등산은 정상을 보고 싶어 하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시와 공군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입석대~서석대~군부대 후문~인왕봉·지왕봉~군부대 정문까지 총 1.8㎞를 개방했다. 천왕봉은 통제구역으로 올라갈 수 없었다. 신분증 확인은 밀려든 인파로 인해 다분히 형식적으로 진행됐다. 부대 내에서는 지정된 장소를 제외하고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었다.


현장에서 목격한 바로는 약 2만명의 등산객들이 다녀간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집계를 할 수 있는 여건은 허락되지 않았다.

개방구간을 입장하는데 2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그 이유는 시가 개방시간을 11시로 정해놨기 때문이다. 시가 11시로 입장시간을 정한 이유는 강시장의 행사와 관련이 깊다. 강시장이 행사를 끝내고 올라오는 시간에 맞춰야 했기 때문이다. 부대 내에서 진행을 돕고 있는 부대원의 말을 빌리자면 시가 11시로 정했다 한다. 자신들은 좀 더 일찍 개방해도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고 했다. 사정이 이러하니 두 시간 전에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불만이 하늘을 찔렀다.

통제구역의 문이 열리고서는 더욱 가관이었다. 새치기를 하는 사람들, 새치기를 성토하는 사람들 간의 고성이 오갔다. 무질서가 곳곳에서 목격되었다. 시가 올라온 순서대로 입장을 할 수 있게 군부대에 요청했더라면 이러한 무질서는 없었을 것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질서를 유지하는 진행요원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진행요원들이 시장과 함께 이동을 한 탓에 한참 후에야 볼 수 있었다. 이 같은 특별한 행사에, 이 같이 많은 인파가 몰린 행사에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허점을 시가 드러낸 것이다. 안전사고가 안 난 것이 행운이다.

등산객들은 적게는 한 걸음에, 많게는 다섯 걸음에 10분씩을 써가며 군부대 후문에 들어섰다. 함께 걸었던 주변의 시민들은 이 시간이 가장 힘들었지만 부대 진행요원들의 반가운 인사와 멀리서만 보았던 인왕봉, 지왕봉, 천왕봉의 경치가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들은 각종 철탑으로 둘러싸이고 도로 개통 및 군부대 연병장 터 닦이 과정에서 훼손된 천왕봉, 지왕봉, 인왕봉 등을 둘러보며 안타까워했다. 1187m에서 5m나 낮아진 천왕봉을 보며 한숨짓는 사람들이 많았다. 천왕봉도 언젠가는 복원이 되어 오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지왕봉과 천왕봉 사이에 콘크리트 포장을 걸으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날 정상에 오른 시민들의 불만은 크게 두 가지가 주를 이루었다. 하나는 강시장에 대한 불만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정기적인 개방에 관한 것이었다. 강시장에 대해서는 장불재에서 개방을 축하하는 생색내기 행사를 한 것이며, 시장이 올 때까지 개방을 늦추고 기다리게 한 몰지각한 행태에 대해서 많은 말들이 오갔다. 차라리 시장이 그곳에 오지 않았다면 더 잘했단 소리를 들었을 것인데 와서 듣지 않을 말들을 들었다. 정기적인 개방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횟수에 차이는 있었지만 대부분 개방을 정례화하길 바랐다. 한 달에 한 번이든, 두 번이든, 년에 한 번 이든, 두 번이든 개방을 하였으면 좋겠노라고 주장했다. 그래야 이 날 벌어졌던 무질서가 극복될 수 있다고 했다.

빠른 시일 안에 다시 무등산 정상이 개방이 되어 이날 와보지 못한 시민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졌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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