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광주비엔날레에 거는 기대
2012광주비엔날레에 거는 기대
  • 정인서 조선대 경영학부 초빙교수
  • 승인 2011.04.2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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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작가의 세계무대 진출구 역할
유리천정을 넘어서는 한계 극복할까?
121차이사회 ⓒ비엔날레 재단 제공

 

아시아가 생동한다. 광주를 중심으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면모를 갖추려는 작업이 진행된다. 내년 9월에 열리는 2012광주비엔날레가 6명의 아시아 여성으로만 구성된 공동감독제를 도입한다.
지난 1995년 광주비엔날레 창설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지역 예술감독을 선정한 것만 봐도 신선하다. 광주비엔날레 측은 다양한 문화적 특성에 기반을 두고 시각문화의 현장을 폭넓게 보기 위해서 6인 체제로 운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이사회를 열고 이렇게 제9회 비엔날레 전시기획자를 선임했는데 이중 2명을 공동책임감독으로 하여 전시의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일단 이날 이사회에서 선정된 공동감독은 김선정(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독립큐레이터), 마미 카타오카(일본·도쿄 모리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캐롤 잉화 루(중국·독립 큐레이터), 낸시 아다자냐(인도·독립큐레이터), 와싼 알 쿠다이리(이라크·카타르 아랍현대미술관장)씨 등 5명이다. 여기에 이달 말께 동남아 출신 공동감독을 추가 선정해 총 6명이 광주비엔날레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아시아 작가의 세계무대 진출구 역할 

이들 여성감독들은 인터뷰를 통해 “아시아, 그리고 여성이라는 점 때문에 자동적으로 일반인들이 가질 수 있는 편견적인 시각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그래서 더욱 한계점을 넘는 전시를 선보일 것”이라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용우 비엔날레재단 상임부이사장은 “공동감독들이 다양한 토론을 거쳐 어떤 주제를 도출해 낼지 기대된다”면서 “감독들에게 오는 6~7월까지 2012년 행사 주제를 제시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아직은 주제가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윤곽은 보이는 듯하다. 강운태 광주시장이 얼마 전 광주문화재단과 광주비엔날레 측에 앞으로의 행사는 아시아 지역 국가들을 중심으로 하는 계획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이는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을 포용할 수 있는 전략적인 마인드를 내비친 것이다. 따라서 내년 광주비엔날레는 거의 대부분 아시아 작가들을 중심으로 하는 전시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비엔날레는 세계 비엔날레 무대에서 어느 정도 브랜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만큼 이제는 아시아 작가를 육성하고 세계로 무대를 넓히는 통로로서 광주가 그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도 포함되어 있다.
다만 경계해야 할 부분이 있다. 우선 6명의 여성감독 체제가 갖는 비엔날레호의 순항 여부이다. 미리 염려하는 것이 지나칠 수도 있지만 각각의 전시주제에 대한 통일성의 문제, 개인적인 관심사의 차이에 따라 일관성을 놓칠 수 있다는 점이다.

유리천정을 넘어서는 한계 극복할까? 

우선 기자회견 때의 말을 검토해보면 알 수 있다. 김선정 교수는 “광주시민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겠다”, 쿠다이리 관장은 “아시아와 여성의 시각을 접목하겠다”, 아다자냐 큐레이터는 아시아의 모더니즘을 찾겠다“, 잉화 루 큐레이터는 ”아시아적인 시각에서 전시를 접근하지 않겠다“는 등 각각의 차이점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다 강 시장의 강력한 문화적 시각이 비엔날레의 전시기획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강 시장은 평소 문화중심도시로서 광주가 제 역할을 하려면 시각적인 면에서 ‘문화도시’임을 먼저 보여주는 작업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바로 그것이 올해 열리고 있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어번폴리 프로젝트의 장식건축물이다. 올해는 13개가 구축되지만 1백여 개로 확대키로 했다고 한다. 따라서 내년에 열리는 비엔날레에서도 이와 유사한 전시기획이 반영될 것으로 충분히 예상된다.
여성에게는 일반적으로 ‘유리 천정’이 존재한다. 그것이 흔히 말하는 여성의 한계이다. 유리 천정 아래에서 합의를 도출하고 조화를 이루는 일들이 자칫 ‘갈등’과 ‘양보’로 점철되어서는 안 되겠다.
비엔날레는 그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이를 넘어서는 시각이 만들어져서는 안 된다. 비엔날레는 동시대의 현대미술을 보여주는 중요한 무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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