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청 다른 이름은 ‘노동자 외면청’”
“노동청 다른 이름은 ‘노동자 외면청’”
  • 김경대 기자
  • 승인 2010.11.1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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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일삼는 사업주 감싸고 합법쟁의 노동자는 '모르쇠'

▲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소속 조합원 150여명은 지난 11일 정부광주지방합동청사 앞에서 전국 동시다발로 KEC자본을 비호하는 노동청 규탄집회를 열었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노사 단체협상을 이유로 천막농성을 진행 중이거나 복직을 요구하는 장기 미해결 사업장의 노동자들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붙잡고 하소연할 데라곤 노동청 밖에 없지만 노동자보단 사업주에게 관대한 노동청의 업무 스타일에 돌아오는 건 거듭 상처뿐이다.

지난 11일 오후 정부광주지방합동청사 앞에 일군의 노동자들이 모였다. 전국금속노조 중집위 결정으로 G20 개막일에 맞춰 KEC 김준일 지부장의 분신 사태에 항의하는 전국 동시다발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KEC는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전자부품업체로 장기파업 사태 중 회사 쪽의 요청으로 경찰이 분신 위험을 알고도 지난달 30일 김 지부장을 무리하게 체포하려다 김 지부장이 분신해 충격을 줬다.

전국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소속 노동자 150여명은 이날 “KEC는 타임오프 적용을 둘러싼 노사마찰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사업장”이라며 “김 지부장의 분신책임은 노동청과 경찰에 있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장영렬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장은 “장기 투쟁사업장의 사업주는 비호하면서 노조 탄압을 묵인하는 노동청은 누구를 위해 존재 하는가”라고 묻고 “대우IS 지회장과 분회장의 천막농성 단식이 15일째를 맞고 있는데도 노동청은 뒷짐만 진채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날 오전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들은 하남공단에 위치한 대우IS공장 정문에서 천막농성장 앞에 CCTV를 설치하고 단식농성 중인 노동자들을 감시하려 한 사측의 파렴치한 태도를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우IS 노사는 2008년 2월부터 99차례에 이르는 단체교섭을 진행 중이나 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측의 전근대적인 노사관 때문에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나주에 위치한 3M공장 노동자들도 노동청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박근서 금속노조 한국3M지회장은 “노동쟁의 이후 200여건의 조합원 징계가 발생해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으나 단 한 건의 예외 없이 모두 졌다”고 허탈해하며 “사측이 고용한 용역깡패들에게 일방적으로 맞은 조합원들도 사측이 싸웠다는 이유로 징계를 했지만 지노위는 회사 손만 들어줄 뿐 노동자들 구제를 외면했다”고 억울해했다.

사측은 현재 쟁의행위를 이유로 조합원 5명을 해고하고 150명을 정직, 감봉 등의 중징계에 처하고 50여명에게 1억4천여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박 지회장은 “노동청이 쟁의행위에 따른 사측의 대체인력 투입은 불법이라며 시정지시를 내렸어도 여태껏 아무런 이행조치가 없다”며 “노동청의 감독관들이 현장에 내려와 더 철저히 감독했더라면 3M사태가 지금만큼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원망스러워했다.

류제휘 금속노조 광전지부 부지부장도 “노사자율을 말하기 이전에 국민의 녹을 먹고 사는 노동청 공무원들의 위치는 어디여야 하는지 충분히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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