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고속지회, “내달 총파업”
금호고속지회, “내달 총파업”
  • 정영대 기자
  • 승인 2010.10.18 2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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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판결 불구 단체교섭 불응…쟁의행위 수순 돌입
조합원 징계남발·노조탈퇴 종용 등 노조탄압 도넘어

금호고속 새 노조가 ‘단체교섭권’이라는 ‘신형엔진’을 달고 ‘파업수순 밟기’에 들어갔다.

금호 사측이 운수노조 조합원에 대해 징계권을 남발하고 노조탈퇴를 종용하는 등 민주노조 탄압이 극에 달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때마침 법원도 판결을 통해 새 노조에 ‘단체교섭권’의 날개를 달아줬다.

▲ 운수노조 버스본부 금호고속지회(지회장 선종오·이하 금호지회)와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는 18일 광천동 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탄압 중단과 단체교섭 쟁취, 노동조건 개선 등을 촉구했다.

광주지방법원 제10민사부(재판장 선재성 수석부장판자)는 지난 14일 전국운수노조가 금호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응낙가처분 소송에서 “금호고속은 단체교섭 청구에 성실하게 응하라”고 판시했다.

운수노조가 복수노조가 아닌 산별노조인 만큼 단체교섭을 거부할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것이 판결의 기본 취지다. 또 두 개의 노조가 병존하는 경우라도 각 노조는 고유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보장받아 비록 한 노조가 단체협약을 체결했더라도 여전히 교섭을 통해 보다 유리한 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점도 명시했다.

금호 사측은 앞서  새 노조가 지난 7월30일 창립보고대회 이후 7차례에 거쳐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그때마다 노동청 질의회신과 복수노조를 이유로 번번이 거부했었다. 

사측은 법원 판결로 방어막이 사라진 뒤에도 여전히 교섭을 지연하고 회피하는 등 ‘해태(懈怠)’로 일관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새 노조는 사측의 교섭회피 명분이 사라졌다고 보고 이번 주 예정된 두 차례 교섭을 마지노선으로 삼을 태세다.

사측이 끝내 협상테이블을 외면한다면 내주 초 노동위원회 조정신청을 거쳐 내달 10일 쟁의권이 확보되는 대로 합법파업에 들어가겠다는 일정표를 제시했다.

운수노조 버스본부 금호고속지회(지회장 선종오·이하 금호고속지회)와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는 18일 광천동 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탄압 중단과 단체교섭 쟁취, 노동조건 개선 등을 촉구했다.

선종오 지회장은 이 자리에서 “금호 사측이 운수노조를 인정하고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하는 등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며 “사측이 끝까지 단체교섭을 거부한다면 ‘사즉생’의 각오로 총파업 투쟁을 벌여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쟁의길목 곳곳이 가시밭길이고 넘어야 할 산도 첩첩이어서 파업가도가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우선 ‘파업카드’를 내보인 만큼 사측과는 가파른 대치국면이 조성되면서 긴장관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노조도 경쟁국면에서 새 노조를 수장시키기 위해 물귀신처럼 발목잡기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이래저래 사측과 기존 노조의 협공으로 금호고속지회의 운신의 폭이 크게 제약당할 처지에 몰렸다.

▲ 사측이 끝내 협상테이블을 외면한다면 내주 초 노동위원회 조정신청을 거쳐 내달 10일 쟁의권이 확보되는 대로 합법파업에 들어가겠다는 일정표를 제시했다.
실제로 금호고속지회에 따르면 최근 금호사측이 민주노조를 옥죄기 위해 조합원들을 전 방위적으로 압박하는 각종 조치들을 동원하고 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특히 조합원들의 노조탈퇴를 종용하고 파업무력화를 위해 퇴직운전원들을 모집하는 등 불법 부당노동행위도 서슴지 않고 있어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금호고속지회는 “사측이 최근 사규를 앞세워 장시간 연장근무를 강요하고 시도 때도 없이 음주측정과 암행감찰을 실시해 징계를 남발하고 있다”며 “심지어 조합원 탈퇴공작에도 나서는 등 사측의 행보가 민주노조를 탄압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또 “사측이 벌써부터 파업에 대비해 퇴직자를 모집하는 등 불법부당노동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사측이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노조파괴 책동을 일삼는 다면 결국 파업이라는 마지막 수단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사측 관계자와 한국노총 금호고속 지부 조합원들은 이날 오전 금호고속지회의 회의 장소에 난입해 시비 끝에 분말소화기를 난사하는 소동을 벌여 말썽을 빚었다.

금호고속 지회 조합원들이 터미널 주차장 인근 기사쉼터에서 총회를 개최하던 도중 사측관계자와 기존노조원들이 몰려와 장소를 옮기라고 항의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진 것. 이 과정에서 기존노조 조합원이 분말 소화기를 분사해 금호고속지회 일부 조합원들이 부상을 당했다.

선 지회장은 “관리사무직 직원들과 한국노총 지부 관계자 40~50여명이 총회장에 난입해 분말소화기를 터뜨리고 정당한 조합 활동을 방해했다”며 “앞으로도 구태의연한 80년대씩 노무관리를 계속한다면 버스노동자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호고속지회는 이들을 노조업무방해와 폭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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