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콜택시 이용 ‘하늘에 별 따기’
장애인콜택시 이용 ‘하늘에 별 따기’
  • 황연이 시민기자
  • 승인 2010.07.1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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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전 예약제…외지인, 급한 볼 일 땐 난감

▲ 광주시는 현재 30여대의 장애인콜택시를 운영하고 있지만 24시간 전에 예약해야 이용이 가능해 외지인이나 급한 이용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한 장애인이 광주 장애인콜택시를 탑승하고 있는 모습.
지난달 25일 광주에서 열린 ‘2010 영·호남 시민영상 페스티벌 시상식’ 수상자로 참석하기 위해 부산에서 광주를 찾은 1급 지체장애인 팽명도(31)씨는 부산에서 고속버스를 이용해 광천동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기사와 주위 승객들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와 함께 내린 팽씨는 터미널에서 시상식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광주 장애인 콜택시에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회사 측에서는 24시간 전에 예약을 해야 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고 지금은 이용할 수 있는 차량이 없다며 냉정히 전화를 끊었다.

행사 시간은 다가오고 안절부절 하다가 팽씨는 지인의 차를 겨우 섭외해 시상식에 참석할 수 있었다.
부산은 ‘즉시콜’이라고 해서 당일 전화하면 1~2시간 후면 이용할 수 있었는데 ‘민주인권평화의 도시’라는 광주의 사정이 부산보다 나쁘지 않겠지’라고 생각한 팽씨의 짐작은 오산이었다.

전국적으로 장애인 콜택시를 운영하는 곳은 19개 도시. 허나 서울과 부산만 즉시콜이 있고 나머지는 예약제로 콜택시를 시용해야만 한다. 이것 또한 장애인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니다. 지체장애인은 1, 2등급까지 이용이 가능하고 3등급은 지적(정신지체) 장애인만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65세 이상 노약자도 이용대상에 포함된다.

6월 말 현재 광주 장애인 등급별 현황표를 살펴보면 지체장애인 1, 2등급이 15,701명이고 지적(정신지체) 장애인은 1,505명에 달한다. 

광주광역시 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는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하고자 하는 분들이 전화를 하면 콜택시 측이 예약제이기 때문에 하루 전날에 전화를 해야 이용할 수 있다고 미리 얘기를 해준다. 그런데 다른 지방에서 장애인 분들이 이용하려면 이런 예약제를 잘 모르고 당일에 이용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종종 어려움을 겪곤 한다.”라고 말했다.

가고 싶은 곳에 언제든지 갈수 있는 일반인들과는 달리 장애인들은 정해진 일정에 맞춰 미리 예약하고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것.

전국적으로 사정은 광주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인구규모가 비슷한 대전은 기존의 승합차 장애인 콜택시에 개인택시를 전환시킨 콜택시 운영으로 장애인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우리와는 사정이 조금 다른 편.

대전광역시 관계자는 “장애인콜택시 대수로 보면 장애인들이 원활히 이용하기에 부족한 감이 없지 않지만 개인택시에서 전환한 콜택시가 늘어나면서 일반장애인들의 이용대기시간이 즐어드는 등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광주 장애인콜택시 운영대수는 30대. 상시적으로 택시를 이용하는 등록 장애인 회원 수만 1,000명에 이른다.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은 부지기수인데 콜택시 숫자는 제자리에 멈춰서 있어 배차 받기가 갈수록 ‘하늘의 별따기’라는 불평의 목소리가 높다.

장애인콜택시 업무를 담당하는 광주시청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지금 운영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현실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면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지만 2015년까지 콜택시를 80대까지 늘릴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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