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판 선거유세 “짜증 지대로네”
난장판 선거유세 “짜증 지대로네”
  • 고옥란 시민기자
  • 승인 2010.05.24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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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서 확성기, 불법 주·정차…준법운동 했으면

▲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지나친 확성기 사용이나 유세차량 불법 주정차는 지나는 시민들의 눈쌀을 찌뿌리게 하고 있다.
며칠 동안 찜통 같은 더위가 계속 기운을 빼앗더니 이제 선거유세 때문에 창문을 열지도 못하고 닫아 두어야 한다.

쉬는 날에는 으레 늦잠을 자는 버릇이 있는데 오늘은 그럴 수도 없었다. 도로 가에 집이 있기 때문에 소음 때문에 누워 있다가는 스트레스가 폭발할 지경이다.

창문을 열고 도로가를 바라다보았더니 똑같은 옷으로 복장을 통일하고 아주머니들이 음악에 맞추어 흔들흔들 춤을 추고 있었다. 후보들의 공약사항을 음악에 맞추어 노래로 전달하고,  사람들을 모집하여 선거 유세를 하는 모양이다.

옛날과 달리 이번에는 후보들이 많아 누가누구인지 구별할 수 없을 정도이다. 무려 8번이나 투표해야 한다는데…. 선거홍보가 시작되는 날부터 길거리에는 소음문제, 주차문제, 학생들의 학업 방해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아주머니들의 사거리길 노래 율동은 지켜보고 있기가 쉽지 않다. 아이들도 아니고 어른들이 춤을 추는 광경은 정말 길거리에서 광대노릇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다 분식집에서 점심을 먹으러 나왔다는 김기영(47)씨는 “차 소리 때문에도 공부가 힘든 상황인데 이제 며칠 동안 선거홍보 때문에 공부고 뭐고 다 틀렸다”면서  “내일부터 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도서관에 나오지 않고 집에 있는 편이 더 낫겠다”고 발걸음을 돌렸다. 

광주 북구 두암동 사거리에서 노점상을 하시는 김영순(60)씨는 “선거 플래카드로 다 가려버려서 물건도 잘 안보이고 손님들도 시끄럽다고 물건을 보지도 않고 지나가버려 도통 장사가 안 된다”며 “얼른 선거가 끝나야 살 것 같다”고 하소연을 했다.

길거리 미화원들도 요즘 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거리청소를 하던 한 미화원은 “명함을 얼마나 버리고 가는지 모르겠다. 이 종이만 가지고도 책을 100권을 더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날마다 버리는 명함, 전단지 등을 모으면 50L  짜리 두 포대는 나올 것”이라며 혀를 끌끌 찼다.

미화원 아저씨는 종이를 모아서 자원센터에 한 달에 한번 정도 내다팔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많이 모아서 돈을 더 벌 수 있겠다”고 농담을 하셨다.

주민을 위한 선거인데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면서 선거유세를 하는 후보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길거리 환경문제도 심난해지고 장사하시는 분들에게 여러 가지로 불편을 주면서까지 선거유세를 해야 하는 것인지 우리 모두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사회문제인 것 같다.

길거리 퍼포먼스가 허용되고 있는 시점에서 후보 홍보를 아예 막을 수는 없겠지만 주택가나 학교 주변에서 확성기 자제하기, 도서관 같은 공공장소 부근에서 큰소리로 노래 부르지 않기, 도로 아래로 내려와 홍보하거나 불법주차 일삼는 일 자제하기 등을 꼭 지키고 실천하는  후보들에게 투표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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