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취업·학비걱정에 지쳐간다
대학생들, 취업·학비걱정에 지쳐간다
  • 이경선 기자
  • 승인 2009.12.18 2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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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전남대]대출 이자 막막…아르바이트, 최저임금도 못 받아

 

▲ 근로기준법이 공시하고 있는 최저임금 4천원을 보장받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전남대 정문 근처 24시 편의점 사원은 “본사에서 운영하는 직영점을 제외하고 아르바이트생에게 최저임금제를 보장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지난 학기 등록금이 1학년 때보다 40만 원 가까이 올랐지만 교육환경의 질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등록금이 또 인상된다는 말에 체념한 듯 내뱉는 주지웅(사회대3) 학생의 말이다.

그는 “학교에서 지원하는 해외 어학연수나 교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싶어도 개인부담 비용이 크기 때문에 엄두도 못 낸다”며 “등록금 마련하기에도 허리가 휠 지경”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1학년 때부터 PC방, 대형마트, 빵집, 막노동, 편의점, 식당 설거지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해왔다.

주 군은 “동생도 대학을 다니는데 한 집에서 대학생 두 명을 가르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며 “집에서 학비를 받는 학생들은 잘 모르지만 직접 벌어서 다니는 입장에서는 등록금이 조금만 올라도 현실과 바로 직결된다”고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최명훈(사회대3) 학생은 “앞으로 세 학기가 남았으니 6백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 등록금 마련을 위해 내년 1년 동안 휴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들은 휴학을 해서 스펙을 쌓는다고 하는데 등록금 마련을 위해서는 전공과 상관없이 돈을 많이 주는 일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 “졸업을 해야 취업이 되는 것이 아니라 취업을 해야 졸업을 할 수 있는 사회로 바뀌어 간다”며 “취업을 못하면 졸업식에도 못가는 분위기”라고 안타까워했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에 관해서도 “당장은 좋지만 졸업 후 취직이 언제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학생들 상대로 고리대금하려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학자금 대출을 받았는데 빚으로 남는다고 생각하니 답답하다”는 윤주삼(경영대3) 학생은 “취업 후 상환제도를 듣고 처음에는 당장 갚지 않아서 좋겠다 싶었는데 살펴보니 그게 아니더라”라고 말했다.

곽성용(법대4)학생도 “학자금 대출을 여섯 차례 받으니 한 달 이자가 10만원 가까이 된다”며 “취업 후 상환제도 역시 ‘조삼모사’다. 대출제도는 근본적인 등록금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정성 2010학년도 전남대학교 총학생회 부회장 당선자는 “전남대 학생들에게 총학생회에 바라는 점을 조사한 결과 등록금 인하 요구가 가장 많아 심각성을 크게 느꼈다”고 밝혔다.

헉헉대며 등록금을 마련해 학교를 다니지만 취업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등록금은 오르는데 학교의 시설이나 재정적지원이 향상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반적인 학생들의 의견이었다.

한편 대학생들의 주 일자리인 학교주변 상점 중 최저임금제도가 규정하고 있는 시간당 4천원을 보장하지 않는 곳이 태반인 것으로 드러났다.

야간근무를 해도 시간당 4천원 받기가 힘들다는 것이 학생들의 말.

실제로 전남대 정문 근처 24시 편의점 사원은 “본사에서 운영하는 직영점을 제외하고 아르바이트생에게 최저임금제를 보장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최저 임금제 조차 지켜지지 않는 실정에서 쉴 새 없이 오르는 물가와 등록금으로 패기 넘쳐야할 대학생들의 얼굴엔 시름만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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