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다면서 향군회관 건립은 예산낭비”
“돈 없다면서 향군회관 건립은 예산낭비”
  • 강성관 기자
  • 승인 2009.12.1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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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부지도 총사업비도 ‘몰라’…“전액 삭감해야”

광주광역시 서구청(청장 전주언)이 서구 향군회관 건립 지원금으로 수억 원을 편성해 비난을 사고 있다.

신청사 신축할 돈이 없어 160억여 원에 이르는 지방채를 발행하고 구 소유의 부동산 등을 매각하면서 불요불급한 사회단체 건물을 짓는 것은 예산낭비라는 것이다.

특히 서구는 향군회관을 지을 예정 부지, 연면적 및 부지 면적, 총사업비 등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 ‘우선 예산부터 세워두자’는 식이다. 보훈단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한가족생활관 활용 방안도 세워두지 않았다.

11일 서구청과 서구의회에 따르면, 내년 향군회관을 짓는데 5억40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10일 서구의회 기획총무위원회에서 민주노동당 소속 강은미·류정수 의원은 전액삭감을 강력히 주장했지만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례적으로 표결에 부쳐졌지만 민주당 소속 의원 4명이 모두 찬성해 삭감이 여의치 않았다.

서구는 지난 1991년 매입해 몇 해 전 리모델링한 화정복지센터를 매각해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향군회관이 건립될 경우 구 소유 건물(한가족생활관)에서 무상으로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는 상이군경회 서구지회·전몰군경유족회 서구지회·전몰군경미망인회 서구지회, 각각 구비로 전세금 6000만 원을 지원받고 있는 무공수훈자회 서구지회·고엽제전우회 서구지회, 자체적으로 사무실을 임대해 운영하고 있는 서구 재향군인회, 6·25참전유공자회 등 7개 보훈단체가 입주할 예정이다. 기왕에 구의 지원을 받고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굳이 신축 건물이 필요하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서구청 담당부서 관계자는 “2006년부터 보훈단체들이 회관 신축을 위해 1억 원 정도를 모금했고 따로 있는 단체들이 함께 사용할 곳이 필요해서 계획해 왔던 사업”이라고 말했으나 “아직 부지와 총사업비 규모는 모른다”고 말했다.

류정수 서구의원은 10일 5분 발언에 나서 “신청사 짓는다고 많은 재산을 매각하고 그것도 모자라 160억 원이 넘는 지방채를 발행할 상황에서 향군회관 재원은 어디서 나왔느냐”며 “장애인 이용 최적의 건물로 만들기 위해 1억 원 이상을 들인 건물을 얼마 되지 않아 매각하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류 의원은 “회관 건립 시 입주 희망 단체 대부분은 이미 구청 건물을 무상 사용하거나 지원을 받고 있다”며 “광주 5개 구청 중 구 재원으로 향군회관을 지어준 차치구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민주노동당 광주시당(위원장 강기수)도 성명을 내고 “장애인 시설까지 팔아 가면서 특정단체에 회관 건립 예산을 지원해 주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며 “5억4천만 원은 특정단체가 아닌 서구민을 위해 사용돼야한다”고 전액 삭감을 촉구했다.

민노당은 해당 상임위가 관련 예산을 원안대로 의결한 것을 비판했다. 시당은 “서민의 피 같은 세금을 특정 단체를 위해 사용한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지 구민의 입장에서 판단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 기초단체 민간보조사업 업무 담당자는 “법적으로 지자체 예산으로 지원해 줄 수 있다고 규정돼 있어 예산이 허락하면 해줄 수 있다”면서 “그런데 돈이 없어서 건물 짓는데 지원할 돈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14일 서구의회는 예산결산위원회를 열고 예산안 심사를 벌일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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