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에 농민들은
이 가을에 농민들은
  • 홍번
  • 승인 2009.11.0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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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번 범민련광주전남의장

가을인가 싶더니 아닌가? 역시 가을이네 도무지 걷잡을 수 없는 게 환절기 날씨인 듯싶다.

일기가 이처럼 고르지 못하면 어려워하는 이들 한둘이 아니겠으나 미처 농사일 마무리 못한 농민들 또한 고생이 이만저만 아닐 뿐 아니라 피해 또한 적지 않을 터이니 안타까운 마음이다.

그나마 애써 가꾼 농산물들이라도 제값을 받는다면 좋으련만 벌써 전조가 심상치 않아 농민들은 이미 처절한 전쟁이 시작된 상태이다.

도내 곳곳에서 농협과 협상을 하기도 하고 여러 형태의 투쟁 중에 있으나 농협의 저항도 만만치 않아 11월 중·하순에는 전국적 대투쟁을 준비하고 있다한다.

농사꾼은 매 해 손실, 시련의 연속

세상에 어느 누가 생산물을 제값(생산비)도 못 받고 파는 사람이 있을까. 흔한 얘기로 장사꾼이 손해보고 판다는 것이 세상 3대 거짓말 중 하나라는데 농사꾼 심정은 매년 그런다 싶어 하는 말이다. 그런데 이는 사실이다.

그 결과 농민의 생산토대가 되는 전답은 이미 농협금고에 저당 잡혀 있거나 외지인(도시인)의 소유로 대부분 넘어간 지 오래고 대부분 소작농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더구나 근년에는 비료, 농약 등 농자재 값이 하늘높이를 가늠해보려는 정도이고 보면 도무지 정상을 한참이나 벗어난 것이다.

각종 생활물가에 공공요금마저 미쳐 널뛰기를 하는 판에 유독 국내 농산물만 국제시세와 반대로 곤두박질이니 도대체 농사꾼은 어쩌란 말인가? 도대체 농민이 전생에 무슨 잘못이 있기에 시련의 연속인가? 이렇듯 농민의 생산의욕을 깔아뭉개고도 국가의 안보가 유지될지 심히 염려된다. 

이는 농협이라는 농민의 자조조직이 국가의 식량수급책임을 떠안으면서 그 정도가 심화되고 있으니 그 책임이 크다 할 것이다. 농협을 어떤 이는 ‘농업협잡조합’, ‘왕 거머리’라고 칭하는데 헛말이 아님이 입증된 셈이다.

농협은 이제라도 대오 각성하여 농민의 품으로 돌아와 농민들의 생산물을 생산비를 보장하는 선에서 수매에 응해야 할 것이다, 이는 군사력뿐 아니라 식량을 무기화함으로 제3세계 특히 지난시기 광우병 대란에서 보듯 한국처럼 사대적 국가의 지배를 심화하려는 미국으로 대표되는 제국주의 세력으로부터 항구적 자존을 보장받고자하는 농민들에게 힘을 보태 이름값이라도 해야 할 것이다.

대북 쌀 지원 미뤄서는 안 돼

그래서 제국주의의 대표국가인 미국을 극복해야한다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이며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분단도 극복하면 평화가 정착되고 유무상통을 통해서 번영을 이룰 수  있게 된다는 것 아니겠는가.

농민들은 스스로 결의하여 지금까지 수년 동안을 미 제국의 부단한 침탈야욕 때문에 어려워하는 북녘의 인민들에게 민족적 우의의 표시로 쌀이며 못자리비닐을 보내준데 이어 금년에도 적잖은 논에 목적의식적으로 대북지원용 쌀을 재배하여 거의 수확을 완료한 상태다.

농민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실 자신들의 열악한 상황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정부는 전 정권 때의 일이라 외면하지 말고 약속했던 식량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

식량의 대북지원은 그들이 말하는 퍼주기와는 한참 거리가 있는 것으로 이미 차관형식으로 합의가 된 것이고 남녘에 비해서 풍부한 지하자원과의 교환하는 방식도 가능하리라 본다.

식량의 대북지원을 미뤄서는 안 되는 이유는 경직된 관계를 완화하는데 대단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원을 하되 남아도는 남녘의 쌀을 놔두고 옥수수를 도입해 하겠다는 비상식적 방법이 아닌 우리민족이 생산한 양질의 쌀을 보내야한다.

식량은 본디 귀중한 것이지만 오래 놔두면 변질되어 결국은 식량으로서의 가치가 상실되는 것이기에 정부가 아무리 버텨도 결국은 국민의 요구에 밀려 할 수밖에 없을 텐데 기왕이면 진정성을 담아서 보낸다면 받는 쪽의 감정이 어떻겠는가.

농민들이 이처럼 민족문제에도 적극적인 것은 본디 자연에 순응하면서 살고 평화를 애호하는 대동적 삶의 방식에 익숙하여 두래 공동체심성에 따른 것으로 본다.

농민들의 이런 노력이 스스로의 지속적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와 농협이 발상을 바꿔야 할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몇 분들이 기적 같은 결단을 내려주기를 오늘 아침에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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