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준공영제 사업주 위한 제도”
“시내버스 준공영제 사업주 위한 제도”
  • 정영대 기자
  • 승인 2009.08.24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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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득순 버스노동연대 의장

▲ 박득순 버스노동연대 의장.
흡사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버스노동연대를 두고 하는 말이다. 7명의 시내버스 운전원들이 광주시와 시내버스 업체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시내버스 노동자들의 권익쟁취와 버스업계의 고질적인 비리관행을 근절시키기 위해서다. 

지난 18일 무등산 산행을 마치고 내려온 이 단체의 박득순 의장을 만나 모임결성 동기와 활동내용에 대해 들어봤다.
 
▲ 버스노동연대는 어떤 조직인가?
시내버스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업계내부의 고질적인 비리를 바로잡기 위해 결성된 연대모임이다. 지난해 11월 준비기를 거쳐 12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10개 시내버스 업체 가운데 5개 업체의 7명이 뜻을 같이하고 있다.

▲ 노동조합도 있을 텐데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모임을 결성한 이유는?
지금의 노동조합은 모두 어용화 됐다. 조합장과 임원들이 자신들의 사적이익을 위해 불합리한 문제들을 개선하려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10개 회사 중 7개 회사는 연합노조로 3개 회사는 개별노조로 활동하고 있는데 하나같이 판박이 일색이다.

▲ 노조가 어용화 됐다고 했는데 근거가 있나?
임·단협이 사업자 위주로 돼 있어 노동자의 이익을 전혀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30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임·단협이 바뀌지 않았다. 근로기준법이 변경되면서 근로일수와 임금만 조정됐을 뿐이다. 임금은 지난 5년 동안 고작 9천원 올랐다.

그런데도 97년 IMF 이후 비수익노선을 중심으로 비정규직이 꾸준히 양산되고 있다. 6개 광역시 가운데 임금과 근로조건이 가장 열악하다. 시내버스 운전원을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하는 곳도 광주밖에 없다. 그런데도 노조가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문제제기도 없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현장 조합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해 있다.

▲ 시민들은 시내버스 준공영제 실시로 문제점이 많이 개선된 걸로 알고 있다.
2006년 12월 21일부터 준공영제가 실시됐다. 하지만 현재의 준공영제는 사업주의 적자를 보전해 주는 제도에 불과하다. 준 공영제가 본래의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 매년 280억 원에 달하는 시민혈세가 투입되고 있는데도 광주시는 구체적인 예산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시내버스 사업조합이 적자청구를 하게 한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때문에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 어떤 비리가 발생한다는 말인가?
예를 들어 업체에서 자동차 부품을 구입한다고 하자. 어떤 회사는 새 부품을 구입하지만 어떤 회사는 재생부품을 사용한다. 그런데도 금액은 똑같이 청구한다. 또 차량운행 횟수도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 운행하지 않은 차량을 운행한 것처럼 속여 버젓이 비용을 청구하는 사례도 있다.

준공영제가 실시됐는데 임금체불은 오히려 더 늘었다. 또 준공영제 실시로 보험수가가 120%로 적용되는데도 운전기사에게 자부담을 강요하고 있다. 보험수가를 줄여 회사자금으로 유용하기 위해서다. 자기부담을 하지 않으면 징계를 통해 배차에 불이익을 주고 있다. 그 때문에 작은 사고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운전원들이 해결하고 있다.

▲ 시내버스 업체에서는 여전히 적자라고 하는데.
예전보다 수익성이 더 좋아졌는데 적자를 주장하는 것은 근거가 없다. 시가 업체를 배려한다는 명목으로 수익금을 관리하지 않고 있어서다. 예전의 경우 승차권과 현금의 비율이 대략 65%대 35%였다. 그 당시 사측이 현금은 모두 챙기고 승차권 수익만을 환산해 적자 분을 청구했다. 시가 업체를 배려한답시고 현금을 회사별로 활용하라고 하는데 이처럼 불투명한 수익금 관리가 사업주의 적자논리로 이어지고 있다.

2006년 당시만 해도 현금 수익금으로만 기사봉급을 충당했다. 현재도 그렇다. 적자논리는 말이 되지 않는다. 적자라면 사업주가 20~30년 동안 이 사업을 하겠나. 사업주의 부는 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참고로  서울 등 대부분의 타도시에서는 지자체가 수익금을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다.

▲ 삼양이 부도나지 않았나?
삼양은 운수사업 때문에 부도가 난 것이 아니다. 문어발식 경영을 하다가 다른 사업에서 적자가 나 파산했다.

▲ 향후 활동방향은?
2007년 1월부터 기간제법이 시행됐다. 시내버스에서는 97년부터 비정규직이 발생했다. 최하 2년7개월부터 4년이 넘은 비정규직 운전원이 많다.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문제가 시급하다. 또 임·단협의 수정과 보완도 큰 숙제다. 사업주들이 나몰라하고 있는데 강경한 싸움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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