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영어심화연수만 받고 끝?
초등교사 영어심화연수만 받고 끝?
  • 강성관 기자
  • 승인 2009.07.21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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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후 전담교사 비율 50%…“초등 특수 상황때문”

교육청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영어 심화연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연수에 참여한 교사 가운데 연수 후 영어전담교사를 맡고 있어 본래 취지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역 교육청은 초·중·등학교 영어 교육 개선과 영어교사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해마다 중·등 영어교사와 초등 교사를 대상으로 심화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교과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지난해 1200여 명이 심화 교육에 참여했고 올에는 1500여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광주광역시교육청(교육감 안순일)도 교사들을 상대로 한 영어 연수 등을 확대해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초등 교사의 경우, 연수를 다녀온 이후 영어전담교사로 활용되는 비율이 절반 정도다.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초등 교사들의 영어 심화연수 참여 규모는 해마다 크게 늘어난 반면 영어전담 교사 활용도는 낮아지고 있다.

초등 교사의 심화연수 참여 규모와 연수 후 영어전담교사 활용 비율을 살펴보면, 2005년과 2006년에는 3명이 참여해 2명이 전담교사를 맡았다. 2007년엔 18명이 참여해 10명(활용도 51.4%)이, 2008년엔 37명이 참여해 19명(51.4%)이 전담교사로 활용되고 있다.

6개월(5개월 국내 지정기관 연수·1개월 해외연수)동안 영어 심화연수에 드는 1인당 직접 비용은 1200여 만원. 연수 교사를 대신할 기간제 교사 채용 비용 등 간접비용까지 합치면 1인당 2500여 만원이 든다. 지난해 연수 비용은 4억4400여 만원으로 기간제 교사 채용 비용까지 합치면 9억2500여 만원에 이른다.

시교육청 “교환수업으로 실제 전담교사 효과내고 있다”

시교육청은 올 상반기와 하반기에 모두 42명 규모의 심화연수를 계획하고 있다. 연수 비용은 5억400여 만원, 기간제 교사 채용 예산까지 모두 10억5000여 만원을 투입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장휘국 광주시교육위원은 20일 열린 광주시교육위원회 제177회 임시회 질의에 나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연수를 하는 것은 영어 수업을 잘 하려는 취지”라며 “연수에 참여한 교사들이 영어교과를 전담하는 것이 영어 교육에 가장 효율적이지만 절반정도 밖에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위원은 “연수 희망자는 많은 반면 연수 후 전담교사로 일하는 것은 꺼리는 것 같다”며 “연수를 다녀온 교사는 최소한 향후 5년 동안은 영어 전담교사나 담당교사로 일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 초등교사는 “연수를 다녀오고 싶어하는 교사들은 있지만 그렇다고 영어전담교사를 맡으려고 하지는 않는다”며 “모두가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현실적으로 급여에 차이도 없고 오히려 수당 등이 없고 그렇다고 성과상여급에서도 인정받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별로 교과전담 교사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하고 싶어도 할 수없는 구조도 있다”며 “적지않은 예산을 들이는 만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은 “심화연수 후 영어전담교사 활용 비율이 높은 편이고 교과전담제로 활용이 여의치 못한 학교는 교환수업을 통해서 실질적으로 전담교사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 국제교육팀 한 관계자는 “교과부 지침에 따라 연수 후 5년 동안 영어전담 교사나 담당교사로 근무하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초등학교는 중등학교와 달리 교과담임제 정원이 법적으로 정해져 있어서 마냥 영어전담 교사를 늘릴 수 없는 형편이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교사들을 만나보면 영어전담 교사를 하려는 분들이 많다”면서 “적지않은 비용을 들인 만큼 전담교사로 근무하는 것이 일리는 있지만 학교 현장의 특성과 규정 범위 내에서 최대한 더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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