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대우건설 매각 결정
금호아시아나, 대우건설 매각 결정
  • 강성관 기자
  • 승인 2009.06.2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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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백옵션으로 인한 자금 압박…유동성 위기로 전격 결정

금호아시아나그룹(회장 박삼구)이 결국 대우건설(대표이사 이종욱)을 매각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등 언론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8일 "대우건설 풋백옵션 문제를 완전하게 해소하기 위해 대우건설을 계열사에서 분리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그룹)은 “그룹의 대우건설 매각 손실을 최소화하고 인수자의 인수 부담을 완화시켜 매각이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주채권은행 및 자문사 등과 협의하고 있다”며 “조만간 매각 규모를 결정될 것이다”고 밝혔다.

금호그룹, 풋백옵션 문제 해결 실패

매각 방식은 인수자측의 사정과 시장 상황에 따라 ▲재무적 투자자 보유지분 39% + 경영권  ▲50% + 1주 ▲72%(투자자 39% + 그룹보유 33%) 전량 매각 등 여러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계열 분리 매각 결정은 지난 2006년 6월 대우건설 인수 당시 재무적 투자자에게 제시한 풋백옵션(Put Back Option)에 따른 유동성 위기 때문이다.

금호그룹은 당시 대우건설 주식 72%을 주당 2만6262원에 매입(6조4000억원)하면서 신한은행 등 17개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주식 39%에 해당하는 매입 자금 3조5000억원을 지원 받았었다.

자금 지원 조건으로 금호그룹은 주가가 주당 3만1500원을 밑돌아 투자자가 원할 경우에는 올 12월까지 주당 3만1500원에 되사주기로 한 풋백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대우건설 주가는 주당 1만3000원대를 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금호그룹은 실제 주가와  기준 가격(3만1500원)의 차액에 따른 막대한 자금을 보전해 줘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었다.  26일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주당 1만2850원으로 폿백옵션 계약대로 금호그룹이 보전해 줄 경우 3조에서 4조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호그룹은 풋백옵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제3의 투자자를 찾기 위해 구체적인 협상을 벌여 5월 중순 쯤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유동성 확보가 기대되기도 했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금호그룹에 산업은행이 만든 사모펀드에 매각할 것으로 요구하기도 했지만 금호그룹은 제3의 투자자와의 협상에 기대를 걸며 버텼다.

금호그룹 유동성 위기, “무리한 기업 인수 때문” 지적도

그러다 지난 1일 채권은행단과 금호그룹은 7월 말까지 풋백옵션에 대한 새로운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면 대우건설을 매각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했었다.

하지만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던 제3의 투자자와의 협상도 순탄지 못했다.

사모펀드 설립을 추진해 오던 제3의 투자자는 회계처리상 문제가 대두되자 금호그룹에 '사모펀드를 통해 대우건설 주식을 기초로 한 교환사채(EB)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호그룹은 풋백옵션 문제를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으며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 건전성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해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금호그룹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그룹 전체가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었던 터라 이 제안은 부담이었다.

금호그룹이 매각을 결정함에 따라 대우건설은 지난 2006년 11월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채 3년도 되지 않아 새 주인을 맞아야 하는 운명에 놓였다. 한편 일부에서는 “금호그룹이 최근 무리하게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등을 인수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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