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와 장애인의 행복한 동거
예술가와 장애인의 행복한 동거
  • 노해경 기자
  • 승인 2009.06.24 11: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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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일자리 탐방 ⑩(사)북구장애인복지회예술사업단 ‘꿈&밥’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꿈꾸는 광주. 우여곡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문화전당이 들어서면 그 하드웨어는 구체화될 것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다양한 소프트웨어다. 그 범위도 전당내부를 넘어 도시 전체에 걸친 것이어야 한다. 도시라는 유기적 생명체의 세포가 되는 마을부터 모세혈관처럼 얽혀 있는 골목까지 문화의 향기가 배어나야 명실상부한 문화도시의 모습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일단의 예술가들은 이렇듯 세포·모세혈관에서부터 시작해 문화도시에 참여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역주민들에게는 일상의 공간으로 스며든 문화를 보여주며 미술이 갖는 공공성을 극대화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예술인 창작 공간 ‘난쟁이’는 그렇게 탄생했다.

▲ ‘꿈&밥’은 예술인과 장애인 단체의 행복한 동거다. 일상의 공간에 문화의 향기가 넘치도록 하고, 장애인·소외계층에 교육·치료까지 병행하고 있는 사업단의 꿈은 생태·환경을 매개로 한 교육공동체. 사진은 초등학생들과 함께한 함평군 월야면 일대 벽화제작 장면. /ⓒ꿈&밥

일상의 공간에 벽화로 생동감 불어넣어

평소 장애인 복지 서비스에 업그레이드가 필요함을 고민하던 장애인단체가 있었다. 활동보조, 목욕봉사 등 주로 물리적인 부분에 그치던 한계를 넘어 문화·예술의 감수성이 녹아든 서비스로 장애인들의 정서적인 부분까지 터치해야 함을 (사)북구장애인복지회는 강조했다. 그리고 예술가와 장애인단체의 행복한 동거는 사회적일자리 사업으로 실현됐다.

지난 3월 6개월 ‘모델 발굴형’ 사회적일자리로 선정된 (사)북구장애인복지회예술사업단 ‘꿈&밥’의 이상은 생태·환경을 매개로 한 교육공동체 실현. ‘살기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에 참여해 벽화·조형물을 설치하고, 미술을 통해 장애인을 비롯한 소외계층에게 교육과 치료의 기회도 제공한다. 아울러 농촌마을의 생태문화자원을 다양한 예술체험과 학습기회로 활용하며 도시-농촌의 삶의 질 향상도 도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업단은 현재 공공디자인팀·창작공간팀·체험예술학습팀·농촌체험장관리팀으로 나눠 그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을 끄는 것은 공공디자인팀의 벽화제작이다. 북구 각화동 시화마을, 장성군환경사업소, 함평군 월야면 일대 생활공간의 한 면을 수놓은 벽화는 이들 작품이다.

일부는 공모사업에 선정된 결과물이지만 미술의 공공성 및 사회 환원에 대한 사업단의 마인드가 없이는 불가능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 과정에 초등학생의 참여를 유도해 교육·체험의 기회도 준 것이 인상적이다. 

생태환경 매개 교육공동체 실현이 목표

사업단 대표를 맡고 있는 김재성 단장은 “문화예술 사업에서 수익성을 내기는 사실상 힘든데 노동부의 요구를 충족하기 벅차다”면서도 “국민의 세금을 지원받는 만큼 공공성을 위주로 사업을 펼쳐나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렇지만 “사업단 개개인이 가진 능력이 최고 자산이다”며 “지속적으로 우리 이미지를 알리며 자리잡아간다면 수익성에서도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장애인복지회 측에서 함께하고 있는 김경훈 예술사업팀장도 “미술교육·치료를 통해 우리 장애인들의 정서적 변화가 두드러졌다”고 사업단을 추켜세우는 한편 “정부·지자체 차원에서 환경개선사업 등에는 사업단이 우선 참여하게 배려해 보다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정책적 지원을 촉구했다.

구체적인 사업 진행을 통해서 사업단의 목표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는 꿈&밥은 앞으로 할 일이 더 많다. 창작공간팀은 오는 7월29일~8월11일 롯데화랑에서 예정돼있는 생태환경 전시회를 준비 중이다. 이미 아이들과 함께 몇 차례 농촌체험을 실시했던 체험예술학습팀은 오는 여름방학을 맞아 체험프로그램 준비에 여념이 없다.

무엇보다 사업단에서 공들이고 있는 것은 농촌체험장관리팀의 가축농장. 사업단에 참여하고 있는 담양군 금성면 농부들과 연계해 청소년 및 장애아동에게 가축 사육을 통한 교육과 자아성취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분주하다.

예술가와 장애인단체의 행복한 동거는 이제 3개월 남짓. 하지만 긍정적인 효과는 벌써 적지 않다. 사회적일자리로 연결된 매듭이 더 굵고 튼튼한 연대의 끈으로 뿌리내리길 기대해 본다. 
 
※ 사회적 일자리 탐방을 마칩니다. 소개된 이들은 전체 일자리 중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공공성과 수익성이 공존할 수 있음을 확인하기엔 충분했다고 봅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도전정신 하나로 작지만 큰 가능성을 보여준 여러분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지난 16일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광주·전남(예비)사회적기업협의회’가 출범했습니다. 앞으로도 협의회를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의 활동을 소개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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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련(戀戀) 2010-06-16 15:38:05
연련(戀戀) - 그리움, 미련이 있는

2008년도부터 연련을 준비해 왔습니다만,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요소들로 이제야 오픈을 하게 되었습니다.
축적된 감성들이 한 소실점 끝에서 만나 연련을 통하여 반짝 였으면 합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꾸준히 그리워해 주시고 미련을 갖고 방문해 주신다면 더할 수 없이 기쁠 것 입니다.
늘 처녀작 [處女作] 인 마음으로 겸손히 행하겠습니다.

연련(戀戀)과의 여행을 시작하며..2010.06.08
www.yeonrye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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