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자존심 회복이 급선무”
“전라도 자존심 회복이 급선무”
  • 강성관 기자
  • 승인 2009.02.25 09:43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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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저는 다시 원점에 섰습니다.”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은 지난 1월 현대기아차그룹 인재개발원장직을 사임하며 지인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사람을 키우고 일자리를 만들고 도랑을 살려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을 살리는 것, 이것이 제가 원점에서 서서 다시 잡아보고 있는 새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동에 ‘사랑방’을 마련하는 준비로 분주하다. 사랑방은 그가 다시 원점에서 무엇을 하려는지 보여주고 있다. 지난 18일 사랑방에서 그를 만났다.
  

▲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 사랑방을 준비 중인데 어떤 곳인가.

- 이곳은 학당이 될 것이다. 옛날 사랑방하면 이곳에서 동네 어른들이 모여 앉아서 마을 도로를 넓히자, 혹은 동네에서 자운영을 심어보자, 흙을 황토 흙으로 개토를 하자는 등 의견을 나누는 곳이었다. 그런 공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누구나 와서 동네를 위해서 좋은 일이 있으면 생각을 나누는 사랑방이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일부러 높은 빌딩에 사무실을 만들지 않고 가정집을 택했다. 사랑방의 원래 의미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
  
▲ 이곳에서 어떤 일을 하려는 것인가.
  
- 약속의 땅인 서남권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광주가 가진 문화를 어떻게 산업으로 연계할 것인지, 전라도 사람들이 어떻게 먹고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곳이 될 것이다. 또 경쟁력 있는 사람을 키워내고 썩어가는 도랑을 살려야 한다.
  
▲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 이명박 대통령 이후 전라도에 대한 배려가 줄고 있다. 인사도 안 되고 무자비하게 안 되고 있다. 먹고 사는 것이 중요한데 광주를 의향, 예향이라고 하는데 경제적 뒷받침이 안 되니까 이런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그림을 그려도 사가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음악이 있어도 돈을 내고 듣는 사람이 많아야 하는데 공짜 초대장만 받으려고 한다. 경제가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3가지다. 먼저 경제적으로 하늘이 우리에게 내려준 약속의 땅, 목포·무안·신안·함평·해남 등을 잇는 서남권을 어떻게 경제발전의 길로 갈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다. 이곳은 중국과 인도에 가까운 시장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현 정부가) 자꾸 지지를 안 해주니까 우리가 힘을 모아서 정부에 요청도 하고 항의도 하고 힘을 결집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무안공항을 잘 키워야겠다. 국제적 공항으로 3500억 들여서 만들었는데 비행기가 하루에 1∼2대 밖에 뜨지 않는다. 그래서 세계적인 항공사에 임대를 준다든지 하는 방법 등을 연구해서 물류를 환적(換適)하는 공항이 될 수 있게 하는 일을 해봐야겠다.
  
여수 엑스포도 2012년에 해야 하는데 계속 축소를 한다. 강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문화가 밥 먹여주느냐, 노래하고 춤춘다고 밥 먹고 살 수 있느냐’고 하지만 문화는 21세기 블루오션이다. 그래서 문화를 산업과 연계해서 경제 활성화에 주요한 한축으로 만들어야 한다.
  
▲ 다른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
   
- 우리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라도 사람들 잘못한 것이 없다. 임진왜란 때 의병도 가장 많이 일어나서 싸웠고 민주주의를 위해서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느냐. 그런데 ‘개땅쇠’ ‘따블백’이라고 비하하고 취직할 때도 전라도 사람이면 불리하다. 우리 스스로가 어깨를 펴야한다. 교만할 필요는 없지만 불이익은 안 당해야한다. 그래서 인재를 키우는 일을 하려고 한다.

취업능력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외국어도 잘 해야 하고 품성을 바꾸어야한다.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가진 지역 인재를 키워야 한다. 이미 ‘무등 아카데미’를 하고 있다. 이것을 더욱 키워서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서울 소재 30대 대기업 인사담당 임원들을 만나서 ‘우리가 잘 가르쳤으니 하대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는 활동을 하자는 것이다.

3C를 갖춘 인재를 키우는데 힘쓸 것이다. ‘기업과 사회가 환영하는 3C형 인재양성’이다. 현장의 업무 능력(Competence)을 가진 인재, 올바른 품성(Character), 사명감(Commitment)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는 과정을 해왔다.
 
마을의 도랑을 살리자는 운동이다. 도랑이 썩을 대로 썩어서 들어갈 수가 없다. 옛날 어머니들이 빨래하고 미꾸라지가 살았던 도랑이 썩어서 3급수에나 살 수 있는 고기만 있다. 강 살리기를 한다고 하는데 근본은 도랑이다. 그래야 광주천도 영산강도 살아난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 ‘우리 도랑은 우리가 살리자’는 운동을 하고 동네에 코스모스도 심고 채송화가 피어나면 동네가 환해지고 살고 싶은 동네가 된다.

사랑방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운동을 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게 할 것이다.
  
▲ ‘호남에 배려가 없다’고 했는데 현 정부 들어 호남소외가 심화됐다고 보는가.
  
- 이순신 장군이 ‘약무호남이면 시무국가’라고 했는데 그 이후에 불이익을 받아 왔다. 과거 군사정권에서도 소외받아 왔다. 어떻게 하든 거기에 신경 쓰기보다는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인지 그것을 준비하고 이야기하고 이뤄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전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이 현 정부의 문제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적절치가 않다.

▲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동에 ‘사랑방’을 마련하는 준비로 분주한 정찬용 전 수석은 “누구나 와서 동네를 위해 좋은 생각을 나누는 사랑방이 되었으면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 참여정부 때 지역균형발전정책은 주요한 국정과제로 추진돼 왔다. 현재는 수도권규제 등이 완화되는 등 정책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어떻게 생각하나.
  
- 구도로 보면 5+2라고 하는데 2+1로 가야한다. 수도권, 영남권, 호남권 그래서 50여년 간 경부축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고 경부축이 역할을 했다. 이제 이곳은 늙었다. 호남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으니 환경적 성장을 할 수 있다. 버려진 곳이 아니라 남겨놓은 땅이다.
  
우리가 우리 살길을 만들어야 한다. 전라도를 강화하게 되면 중국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서해안이 중요한 꼭짓점이 될 것이다. 남 욕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길인 SOC 부분을 확충해야 한다. 그래서 2+1로 가야한다.
  
▲ 서남해안발전프로젝트가 지지부진하다.
  
- 참여정부 시절 J프로젝트, S프로젝트,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 조성 등 여러 가지 프로젝트가 있었다. 어떤 프로젝트냐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당시 싱가포르에서 50조 투자 의사가 있었는데 행담도 사건으로 발목을 잡아 주춤거렸지만 다행히도 지난 정부에서 서남권 발전계획으로 단일화해서 특별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지금 잘 안 되고 있다. 그 법에 근거해 추진되도록 정부에 촉구하고 설득하고 우리가 노력을 해야 한다.
  
▲ 진보세력의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 이유가 어디 있다고 보나.
  
- 진보냐 보수냐로 나누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보수가 건강하지 못하다. 건강한 보수가 있을 때 건강한 진보와 함께 우리 사회가 잘 갈 수 있다. 진보세력이 건강한 대안을, 긍정적이고 밝은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데 건강하지 못한 보수와 싸우다보니 우리도 엉성한 대응을 한 측면이 있다.

온 나라가 돈에만 관심을 가지고 집이 몇 평짜리인지, 얼마나 버는지가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됐다. 우리가 건강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반대만 하는 사람, 항상 아스팔트에 서 있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벗어나야 한다. 건강하게 우리사회가 살길을 만들어가는 길을 가야한다. 경제적 뒷받침 없이 해법이 찾아지지 않는다. 돈의 노예가 되는 것은 곤란하고 건강하게 만들어져서 건강하게 써야한다.
  
▲ 광주지역 시민단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유가 어디 있다고 보나.
  
- NGO세력이 장기적인 비전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즉자적 대응, 광주 전남이 어떻게 가야하는지 큰 궁리를 하지 못하고 이슈파이팅에 매달렸다. 그러니 사람들이 싫증이 났다. 그런 (장기적 비전 제시) 저력을 가지고 잘 한다 못한다고 해야 하는데, 사건 하나만 따라 다니다 보니 시민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 그래서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말이 오래 전부터 나왔다.

박원순 변호사가 아름다운 재단을 만들고 ‘간판을 좋게 고쳐봅시다’, ‘농촌 사람이 살 수 있다’고 한다든지 이런 주민 밀착형 사업처럼 아주 구체적인 일을 해야 한다. 우리는 그런 준비가 안됐다. 사랑방을 만드는 것도 일종의 새로운 형태의  NGO를 구상하는 것이다.
  
도랑을 살리는 일도 제가 3년 전 부터 시작했다. 충청도에서 주로 많이 했다. 이제 광주에 광주전남도랑살리기운동본부를 두고, 목포지역에서도 환경운동가들과 함께 운동을 벌여 주민들과 함께 도랑 살리기는 운동을 할 것이다.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라는 비난을 받는 측면이 있는데 시민들이 관심을 갖게 하는 새로운 일을 해야 한다. 성가신 시민단체면 안 된다.
  
권력에 대한 비판적 기능을 하는 시민단체의 역할 역시 있어야한다. 지역균형발전과 관련 왜 5+2냐, 운하문제에 대해서 왜 그것이 문제인지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 옛 전남도청 별관 철거문제가 8개월여 동안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지역사회가 지역현안에 대해 조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 리더십, 구심점이 없다는 지적이다. 시민사회 역시 역할에 한계를 보였다.
  
- 민·관·산·학·언·정이 같이 가야한다. 대표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 보수면 어떠냐. 반듯한 보수면 함께 해야 한다. 잠재적 역량이 크기 때문에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 고통을 겪어야 좋아진다. '고통의 골짜기를 넘지 않으면 희망의 봉우리에 오를 수 없다'는 말이 있다. 희망 때문에 고생을 하면서도 살아 갈 수 있는 것이다.

총론적으로 지혜를 짜내고 구심체가 구성돼야한다. 그런 노력을 하고 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는 것이 문제다. 신뢰할 수 없으면 안 된다. 서로 싸움을 했는데 그것을 풀어야한다, 그 후에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지금 그것이 약하다.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 내년 지방선거 입지자로 거론되고 있다.
  
- 그런데 신경 쓸 시간이 없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일을 해야 한다. (정치적)구상이 중요하지 않다. 경제를 살리는 구체적인 일이 중요하다. 

   

정찬용(58) 전 수석은

90년대 후반부터 광주YMCA 사무총장을 지내고 광주전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공동대표 등을 맡으면서 광주지역 시민사회의 좌장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인사수석 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했으며 2005년 1월 인사수석을 사임한 이후 외교부 NGO대사를 지냈다.

2007년에는 서남해안포럼을 주도적으로 결성 상임대표를 맡고 있으며 물포럼코리아 상임이사, 여수엑스포 유치위 부위원장을 맡아 여러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현대기아차그룹 인재개발원장으로 1년여 동안 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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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2009-02-27 18:55:04
무슨 변명 할려고 등장 했오.
한게 뭐라고 일고 나온게 그시정 이야기지 지금 통하지 않오.
아옛날이여.

권력 무상을 느끼시요.

전대생 2009-02-26 13:25:37
찬용맨 전대가서 정몽준 명박주는데 협조하라고 총대를 매라 그게 시민단체 수장으로서 할일이 아여.
그게 원로지 목에 힘만주면 되는거아녀.

행담도 2009-02-26 13:23:34
웃기네 누가 그런데 투자 한다요.

비판맨4 2009-02-26 09:56:13
전지자체가 관광사업한다고 난리다.
공장들어오면 반대하고 이거는 완전 웃기는 일이다.
시민단체 원로라면 도청문제 지하철2호선 문제에서 단호한 의견을 내라.
도청별관은 허물고 2호선문제는 행정의 일관성이 존중 되야 하므로 그간 제시한 순환선을 기본으로 한 그외노선은 지선으로 해야 한다고 왜 확실한 말을 못하냐?

두리뭉실하게 총알 받아 안할려고 말하고 아니면 머리가 안딸아주니 개념부족 이겠지.
쯔쯔쯔 한자들.

비판맨3 2009-02-26 09:50:07
서 지금 있는지 없는지 우리 귀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서남해안이 그렇게 명품이고 블루오션인데 왜 외자가 안들어 오냐?
웃기는 이론이다.
명품은 소문안내도 잘들 사간다.
관광사업 그래 니네들이 그분야를 알기냐 하냐고?
두바이도 무너지고 있다.
그런데 한심한 광태 준영이만 개념없이 관광 국제대회에 미쳐있다.

원로라면 그런 분야에 비판좀 하시요.
그런데 그분야에 거드는데 어이가 없다.

이나라 망할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