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예견되는 MB정부 교육정책
실패 예견되는 MB정부 교육정책
  • 시민의소리
  • 승인 2008.10.03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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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휘국(광주광역시 교육위원)

교육과학기술부는 10월 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자율형 사립고 운영 모형 정책토론회를 열고, 한국교육학회 고교체제개편 연구팀이 마련한 ‘자율형 사립고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MB정부의 교육분야 핵심 공약인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되는 자율형 사립고의 학생 선발 방식은 학교 자율에 맡기는 방안부터 추첨제까지 세 가지 유형이 검토되고 있으며, 학교법인이 학교에 내야 하는 돈인 법인전입금은 현재 시범운영 중인 자립형 사립고보다 낮은 수준인 등록금 수입의 3~15%선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MB정부의 자신감 넘치는 행보다.
  
부모의 경제능력이 곧 성적
  
비판과 반대가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경쟁만이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오며 가장 효율적이라 굳게 믿는 MB정부의 교육정책은 부모의 경제능력이 곧 성적이라는 공식을 고착시키는 것에 불과하다.
  
부모의 소득수준이 아이들의 학업성취 수준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라는 연구결과가 나와서 소득양극화가 교육양극화를 확대 강화한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이를 완화하여 계층 간 위화감과 불만을 해소하는 정책이 시급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고교 다양화와 수월성 교육이라는 구실로 추진하는 자율형 사립고 100개 설립 정책은 바로 소득수준에 따라 나누어서 교육시키자는 것이다.
  
이름이 자율형 사립고이지 사실은 학비만 연간 1천5백여만 원이 드는 귀족학교라는 비판을 면하지 못한 자립형 사립고를 이름만 바꾸어서 확대하려는 것이다. 외국어고 등 특목고와 자사고에 대한 열망으로 사교육이 심각하니 유사한 고교를 많이 만들면 경쟁이 완화되어 사교육이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반대로 지금은 상위 2~3% 안에 드는 아이들만 가능한 특목고·자사고를 확대하면 중간층 아이들까지, 초등학교부터 고교 입시를 위한 사교육 열풍에 휩쓸리게 된다는 것이 MB 주변사람만 제외하고 모두가 염려하는 것이다.
   
마이스터고 설립도 추진을 시작하자마자 실패가 불을 보듯 뻔한 것으로 결론나고 말았다. 우수한 기능공을 교육하여 기업체에 곧바로 취업시키고 월 200만 원 이상의 보수를 지급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4년제 대학을 나와서도 월 150여만 원만 받고도 취업하는데 이제 막 고교를 졸업한 사람에게 월 200만 원씩 주고 데려가는 기업체가 어디에 있다는 것인지 그저 헛웃음만 나올 뿐이다.
  
억지로 하려다 보니 멀쩡하게 잘 하고 있는 기존의 공업고교를 전환하려고 하지만 실패가 뻔히 보이는 정책에 동의하지 않는 구성원들의 반대에 부딪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교육정책 실패 후유증 심해
    
두렵다. 한 시기의 교육정책 실패가 그 시기에만 타격을 주는 것이 아니고 두고두고 수십 년, 수백 년 후까지 막대한 후유증을 줄 것이 너무 뻔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금융회사가 파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 금융위기가 세계경제를 휘청거리게 하고, 우리 경제는 더욱 심각한 지경이라고 한다. 이러다가 10여 년 전에 몰아닥친 IMF 경제 한파가 다시 올까봐 불안하기만 하다.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면 시장이 알아서 다 해결하고, 저희들끼리 스스로 경쟁을 통하여 가장 잘 하는 것들이 살아남아서 전체를 발전시키니까 국가에서 간섭하고 규제하지 말고 가만 놔두라는 소위 신자유주의 경제 이론에 따른 금융정책의 결과라고 한다.

그런데 간섭하지 말고 그냥 놔두라고 큰소리치던 미국 금융계가 거대 자본이 파산하는 등 심각한 위기에 빠지자 국가가 나서서 구해주라고 아우성이라 한다.
   
어쨌든 치열하게 경쟁하도록 가만 놔두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가장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주장은 허깨비라는 것이 증명되었다. 치열하게 경쟁하도록 놔두면 공룡처럼 거대한 금융자본 저만 망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망하게 한다는 것을 몸으로 체득하고 있다. 교육도 저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몸이 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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