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작품 침수훼손, 여태껏 말썽
예술작품 침수훼손, 여태껏 말썽
  • 노해경 기자
  • 승인 2008.05.27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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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고소
법정 공방으로 비화될지는 미지수

침수로 인한 예술작품 훼손에 대한 지루한 공방이 고소고발 사태로 새 국면을 맞았다.

영상예술가인 김제곤(53)씨는 지난달 22일 김영주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측의 관리부실로 자신의 작품이 훼손됐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광주지방검찰청에 제출했고, 광주 서부경찰서가 사건을 수사 중이다. 

사건은 지난 2006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씨는 진흥원에서 운영하는 광주영상예술센터(남구 사동 소재) 지하 104호에 입주해 있던 당시, 약 100mm 집중호우로 인해 자신의 작품 20여 점이 침수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 씨는 빈 공간이던 옆 105호에도 30여 점의 작품을 보관 중이었는데 이마저도 침수로 훼손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비가 세는 공간에 입주를 시켰다”며 진흥원에 피해보상을 요구했고, 이 사건이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고, 최근의 고소고발 사태에 이른 것.

진흥원은 지금껏 배상책임에 대해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105호는 임대계약을 한 적이 없고, 김 씨가 무단으로 점거하고 자신의 작품을 보관해 왔다는 것. 105호가 누수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어서 입주를 안 시킨 것이고, 더욱이 104호의 피해는 침수 피해가 아닌 습기에 의한 곰팡이 피해라고 반박했다. 

김씨는 이러한 진흥원의 주장에 발끈하며 “104호는 명백히 침수피해를 입었고 105호도 암묵적으로 사용을 승인해 부담없이 사용해 왔는데 무슨 말이냐”고 주장했다.

당시 김씨와 비 피해에 대한 뒤처리를 같이 했다는 김씨의 문하생 여모씨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면서도 “104호에서 바닥에 고인 물을 걸레로 닦아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고 말했고, 2006년 12월에 사건을 보도했던 한 방송국 기자도 뉴스에서 “물에 잠겼던 흔적이 역력하다”는 말로 당시의 정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진흥원 측은 담당자가 바뀌었다며 당시의 상황을 확인해 주지는 않았다.  진실공방은 수사를 통해서 가려지겠지만 명백한 사실은 105호실 입구에 ‘태월영상예술원’이라는 간판을 버젓이 달고,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는 상황을 진흥원에서 방치했다는 책임은 면할 길이 없어 보인다. 즉 관리 소홀 문제에 있어서 진흥원은 최소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부서 관계자는 “두달 정도 양 당사자를 조사해서 서로 주장이 다른 부분은 사실을 확인하고, 대질신문을 할 예정이다”며 “이후 조사가 끝나면 검찰로 사건이 이송돼 기소여부가 결정날 것이다”고 말했다.  

진흥원의 상급기관인 광주시 관계자는 “당사자간 원만한 해결”만을 힘주어 강조했다.

한편 김씨는 진흥원측에 피해보상액으로 약 1억5천여만원을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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