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운하의 반 역사성
경부운하의 반 역사성
  • 시민의소리
  • 승인 2008.01.1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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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유등등]임동규(민족무예 경당 대표)

경부운하에 대한 찬반양론이 뜨겁다. 반대론의 요지는 한반도와 같이 3면이 바다이고, 산이 많고 높으며, 강줄기가 심하게 구부러진 조건 즉, 사행천(蛇行川)에다 경사도가 악급하여 운하에 걸맞지가 않고 환경을 파괴하여 대재난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철도나 도로가 정비된 현대사회에서 물류수요도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도 강의 굽이굽이마다에 산재해있는 국보급 문화재(지정문화재 72곳, 매장문화재 177곳)에 대한 대응책을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는다.

공사비도 주먹구구식

반면 찬성론의 요지는 공사 진행은 친환경적으로 할 것이며 물류수요는 늘어날 수도 있고 환적(換積: 바꿔 싣기)등의 기술적 난제들은 예컨대, 수도권의 화물을 바지선에 싣고 부산으로 해서 일본이나 상해 등의 동남아로 직행 할 수도 있다고 강변하다가, 2,400톤급의 바지선으로는 외국까지는 갈 수 없다는 논리적 당착을 범하기도 한다.  

찬성론자들은 공사비에 있어서도 17조 내지 20조를 제시하고 있지만, 85여km에 지나지 않는 영산강 운하에 5조 원 가량을 계산하는 것을 감안하면 7배에 달하는 길이와 25km에 해당하는 터널을 뚫어야 하는 경부 운하에 지나치게 적게 계산하고 있다. 그것도 영산강의 경우 나주평야를 비롯 대부분이 평야이어서 그만큼 상대적으로 공사비가 적게 들것이다.

그런데 찬성론 측에서는 이를 민자유치로 해결 할 것이며 낙동강과 한강의 상류지역에서 막대한 골재를 채취하여 공사비에 충당 한다고 호언하고 있다. 그러나 인수위원회의 국가경쟁력특위위원장 엘든의 조언처럼 민자를 유치하려면 그만한 수익을 보장 해주어야 한다. 따라서 자칫 공항 철도의 재판(再版)이 될 소지도 안고 있다.

유지보수비도 생각해보면 6km 내외의 청계천에 무려 400억이 드는데 무수한 교량을 바지선이 통과할 수 있도록 개축하고, 수많은 갑문이며 배수로 선박의 소통을 위한 수량 확보를 위해 과연 얼마만한 비용이 들 것인가?  무엇보다 흐르지 않는 물을 친환경적으로 관리 한다고  하는데 둔치나 연변 도로에 조경용으로 인위적인 나무들을 심어 놓고 친환경적이라고 강변 할 것인가?

찬성론자들은 또한 최소한 30만개의 일자리가 마련된다고 하는데 그 일자리의 대부분은 70년대 토목 건설업 관련이어서, 90여% 가까이가 이주노동자들의 몫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실상에 가까울 것이다.

분단현실에 고정된 시각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하건설이 기정사실화 해 가고 있는 것은 토건자본(土建資本)과 땅 투기군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현실의 반영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경부운하는 발상자체가 반역사적인 것이다. 즉 운하가 주요 교통 운송의 역할을 맡아 하던 때는 근대 산업사회 이전의 일이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철도와 도로가 등장하기 이전이었다는 것이다.
홍성태 박사(상지대 교수)에 의하면 1)비경제적 2)투기와 부패를 확산 3)국민의 생명을 위협 4)재정 왜곡 5)산업혁신을 저해 6)고용혁신을 왜곡 7)반문화적 8)반 생태적이라며 망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절규한다.

무엇보다 엄중한 문제는 분단현실을 고정적으로 보고 미일에 종속을 고착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사의 중심 무대는 바야흐로 한반도로 옮겨오면서 일본마저 현해탄을 뚫고 올 수밖에 없다. 결국 한반도가 명실상부한 물류 중심지,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바꾸어가야 하는 마당에 이점 가장 전형적인 반역사성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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