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와 발리(Bali)을 위하여
IPCC와 발리(Bali)을 위하여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11.2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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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야기]임낙평(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지난 17일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유엔 산하 IPCC(기후변화범정부간페널) 27차 총회가 130개국의 정부관계자 과학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제4차 지구온난화 종합보고서’를 채택하고 막을 내렸다. 총회에 참석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기후변화의 충격을 뒤바꾸고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우리시대의 도전’이라고 했다. 더불어 그는 ‘지구온난화의 피해는 이미 공상과학소설에 나오는 것만큼 섬뜩할 정도’라며 IPCC의 제안대로 강력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IPCC는 지구온난화의 실상에 대한 조사와 연구의 업적으로 금년도 노벨평화상을 미국의 엘 고어 전부통령과 공동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오는 12월 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될 예정인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13)’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번 발리회의는 2012년까지로 되어 있는 온실가스의 의무감축을 담는 교토의정서의 대안을 만드는 이른바 ‘포스트 교토(교토의정서 이후대책)’를 만들기 위한 회의이기 때문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각국 정부와 산업계 또한 NGO들이 이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 벌써 세계적 관광도시인 발리의 숙박시설 예약이 어렵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IPCC보고서는 포스트 교토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 자료가 될 것이기 때문에 각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지켜볼 일이다. 특히 교토의정서 탈퇴한 미국과 교토의정서 상 온실가스 의무감축대상국이 아닌 중국과 인도 등 세계 과반수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나라들이 어떤 입장을 가질지 지켜봐야 한다. 

130개국 2500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해 지난 6년 동안 실증적이고 과학적 연구를 통해 만들어 낸 결과가 이번 4차 IPCC보고서이다. IPCC는 종합보고서의 양이 방대하고 어렵다고 판단, 일반대중과 정책결정자들이 쉽게 이해하기 위해 23쪽 정도로 ‘요약보고서’를 간행하고 5개 유엔 공용어로 펴냈다. 

보고서는 지구온난화가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며, 현재의 화석연료에 의존한 발전 시나리오가 지속되어 2100년이 되면 20세기 말에 비해 지구의 평균 온도는 최고 섭씨 6.4도가 상승하고 해수면이 59cm로 상승할 것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지난 100년 지구평균 온도가 섭씨 0.75도 상승한 것에 비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20세기 후반보다 1.5도~2.5도 상승하면 20~30%의 지구생물종이 멸종위기에, 3.5도 상승하면 40~70%가 멸종위기에 처할 것이라며 지구는 ‘돌이킬 수 없는’ 충격에 빠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구촌은 가뭄 홍수 태풍과 해일, 열파 등 기상이변, 극지방의 빙하의 해빙, 사막의 확대, 생물종의 멸종 등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이 보고서에 대해 UNEP(유엔환경계획) 집행위원장 아힘 스타이너는 ‘발리회의에 정부 간 회의에 도전적 자료가 될 것’라 강조했고, WMO(세계기상기구) 마이클 제라드 사무총장은 ‘보고서의 채택이 기후재난으로부터 인류의 삶과 번영을 위한 행동을 자극할 것’이라며 지구차원의 총체적 행동을 주장했다. 

과학자들은 CO2의 배출 수준이 2020년이면 떨어져야 하고 2050년이면 2050년이면 50-65%의 CO2가 감축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야만 인류의 비전이 있다는 것이다. IPCC의 발표와 발리회의를 앞두고 국제적 NGO들과 각국의 NGO들도 정부보다 더 바쁘고 치밀하게 기후보호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발리회의(12.3~14)에 맞추어 지구온난화를 야기하는 화석에너지 남용의 사회경제를 바꾸어 더불어 각국의 정책책임자들이 IPCC보고서를 수용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발리회의가 반드시 성공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것이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엘 고어의 목소리를 들으며 지구촌의 미래를 연상해 본다.

 “ 우리는 시한폭탄 위에 서 있다. 세계적 과학자들 말이 옳다면, 우리는 지금부터 우리들의 행성이 극심한 날씨와 홍수 가뭄, 살인적 열파와 질병 등 이 거대한 파괴와 재난을 피할 수 있는 바로 10년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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