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 거는 기대
법조계에 거는 기대
  • 시민의소리
  • 승인 2007.11.1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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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 밝아오니]김용주(언론중재위원회 사무총장)

재판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 올라 갈 수 있다. 인류가 증가하면서 범죄도 증가하였고  그 시대 상황과 관념에 따라 재판의 성격도 다양했다.

중세시대 유럽에서는 악마가 신이나 동물의 모습으로 나타나서 인간에게 해악을 끼친다고 믿었다. 이러한 종교적 관념은  동물 재판이라는 괴상한 재판이 생겨났다. 영국에서는 돼지가 사람을 죽인사건에 돼지들을 재판에 참관시키고 교수형을 처한 사건도 있었다.

목사의 설교를 방해한 참새를 파문 시키기도 하고, 소환이 불가능한 들쥐나 흰개미등을 상대로 재판을 하기도해 피고의 소환 때문에 쩔쩔맸다는 기록도있다.

15-16세기에 행해진 이른바 마녀재판은 죄없는 수 많은 사람들이 마녀로 몰려서 갖은 고문과 다양한 사형방법으로 죽어 나갔다. 그 당시 사람들은 마녀나 마법사가 악마와 결탁하여 사람을 해친다고 믿었다. 이웃에서  싸움을 하거나 청교도 정신에 어긋 난다거나 수상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  눈에 띄면  그 즉시 재판으로 넘겨 졌고, 이 재판에 걸리면 빠져 나올 수가 없었다. 이 마녀사냥은 1700년대에 들어서야 사라졌다.

어떤 재판은 사회에 큰 변화를 주기도 했다.  1955년에 일어난 로자 파크스 재판은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미국사회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그녀는 백인들을 위해 버스에서 유색인종이 자리를 양보해야 하는 것을 거절해 재판에 회부되었으며, 13개월 동안 수 많은 흑인들은 버스 보이콧을 하며 버스에서의 인종차별 철폐를 주장하였고,결국 버스에서의 인종 차별이 폐지되었다.  이와같이 재판제도는 사람들을 공포에 몰아 넣기도 하고, 한시대을 바꿀 수 도 있다.

재판이란 옳고 그름을 판단 하는 것을 말한다. 즉 시비를 가려주는 것이다.

이러한 재판업무를 맡고 있는 법조인들은 우리사회에서 우월성을 인정 받아왔다. 과거 어두웠던 시대에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다소 소홀한 뼈아픈 과거가 있었지만,이들은 우리사회를 유지하는 최후의 보루이자 국가의 공권력을 최후의 수단으로 보장해 왔기에 그와 같은 예우를 받은 것이다. 이제 우리 법조계도 사회의 변화에 따라 그동안 누려왔던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는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다. 사법제도 개혁과 법률서비스 확대라는 목적으로 법조인 선발방식이 사법시험에서  법학전문대학원제(로스쿨) 도입으로 바뀌어 많은 수 의 법조인 배출이 예정되어 있다. 로스쿨 입학 총정원을 놓고 교육부와 법조계, 대학,시민단체등의 이해 당사자들 간의 치열한 논리공방이 있지만, 법조인이 증가하는 것은 분명하다. 앞으로 우리 법조인들이 얼마나 양질의 값싼 법률서비스를 국민들에게 제공 할 수 있을까  벌써 부터 기대된다.

우리의 기대와 달리 최근 언론에 우리 법조계의 부정적인 보도가 자주 지면을 장식한다. 전관예우, 법조비리,고무줄 형량등은 법을 모르는 국민들도 대포집에서 안주감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오래되었다. 공판중심주의 재판과 관련하여 법원과 검찰의 힘겨루기와  같은 모습은 양쪽 기관을 발전적으로 이끌 수 있고, 영장발부 문제로 검찰과 법원이 갈등하는 모습은 국민들의 눈에는 오히려 자기직무에 충실하게 보여진다. 그렇지만 피의자를 조사하던 수사검사가 피의자에게 허위증언을 요구하는 테이프가 언론에 보도되어 국민들을 놀라게 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우리는 법은 만인에게 공평해야 한다고 믿고 있으면서도,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은 법이 아닌 다른 여론이라는 잣대로 재단하려고 한다. 이에 따라 사법부를 불신하고 사회적 갈등으로 비화하게 된다. 이제  법조인들이 사회적 이슈가 큰 사건도  정치적,여론의 향방이 아닌 법적관점에서 판단 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지켜 주어야한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우리 사법부가 권력에 저항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지켰지만, 이제는 권력보다 더 무서운 우리의 잘못된  관습과 거대한 여론을 상대로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야 한다. 힘겨운 삶을 살고 있는 민초들에게 희망을 주고, 우리사회를 변화 시킬  법조계의 모습을 보고 싶다. 사회가 아무리 변화해도 법조계가 건강하고 존경받는 직역으로 영원히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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