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 기득권 세력 비판할 줄도 알아야”
“젊은 세대, 기득권 세력 비판할 줄도 알아야”
  • 최유진 기자
  • 승인 2007.10.05 2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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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조선대 찾은 록 가수 신해철

▲ 가수 신해철씨가 지난 2일 광주 조선대 경상대학에서 ‘정치, 사회 그리고 나’라는 특별 주제 강연으로 광주지역 젊은이들과 뜻 깊은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거침없이 솔직한 입담과 강렬한 카리스마로 ‘마왕’이라는 별명을 얻고 활동 중인 가수 신해철씨가 지난 2일 광주 조선대 경상대학에서 ‘정치, 사회 그리고 나’라는 특별 주제 강연으로 광주지역 젊은이들과 뜻 깊은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경상대 대형 강의실에 신 씨가 등장하자 강의실을 가득 메운 학생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환호성과 박수로 맞이했다. 청바지에 검은 재킷, 선글라스 차림의 신 씨는 강연 내내 특유의 비속어 섞인 자유스러운 말투로 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강연 머리에 “난 서강대에서 12학기를 다니며 이수학점이 35학점 밖에 되지 않아 결국 자퇴했다. 게다가 전과 2범에, 군대도 2개월 만에 불명예 제대한 나는 젊은이들이 귀감으로 삼을 케이스는 절대 아니다.”며 “내 얘기를 전부다 신뢰하거나 혹은 의심하려 들기보다 부담없이 이야기 들으면서 진짜 말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느끼길 바란다.”고 전제를 깔았다.

신 씨는 문화를 잉여재화나 잉여시간으로 즐기려는 한국 사회 저변에 깔린 문화 의식을 비판하고 “어떤 대학을 가고 어떤 직업을 갖는 것 부모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대리인으로 살지 마라. 부모와 교사로부터 세뇌당한 다른 사람을 밟고 일어서야 한다는 나쁜 바이러스를 없애고 진짜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해라”며 학생들의 용기를 북돋웠다.

그는 또 “지옥에 진수성찬이 차려 있는데 2m길이의 젓가락을 들고 서로 자기만 먹으려고 하니깐 다 못 먹고 굶어 죽더라. 천국은 똑같이 진수성찬이 있어도 상대편을 주는 마음이 먼저 들어 서로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는 예를 들며 젊은이들이 서로 배려하는 삶을 살아주기를 부탁했다.

그는 또 “바쁜 일상과 끊임없는 경쟁 속에서 때론 공허함과 마주하는 젊은이들아, 하루 살면서 5분만 자기 시간을 가져라. 타인만을 위한, 보여주기만을 위한 삶을 살지 말아라. 우리는 무의미한 일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 하루 딱 5분만 시간을 갖고 생각하며 자기 내면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라.”고 말했다.

특히 신 씨는 정치 사회적인 입장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한마디 일침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정치인들 서로 헐뜯지 않고 잘 좀 했으면 좋겠다. 최근에 노무현 대통령 2차 정상회담에 대해서 왈가왈부하고 있는데, 두 정상이 좋은 합의를 이끌어 내고 그러면 된거지 너무 정치적으로 이러쿵 저러쿵 보기 안좋다. 각종 편법과 변칙으로 권력을 손에 쥐고 이용하려는 보수 기득권 세력이 부당하지 못하다면 젊은이들은 그것에 대해 비판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회를 찾은 전주복(전남대 생물산업공학과4)씨는 “신해철씨의 인간적이고 솔직한 면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강연 소감을 말했다. 

한편 이날 강연장에는 강연 시작 1시간 전부터 500여명의 학생들이 좌석과 통로를 꽉 메우는 등 성황을 이뤘다.

▲이날 강연장에는 강연 시작 1시간 전부터 500여명의 학생들이 좌석과 통로를 꽉 메우는 등 성황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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