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이후
정상회담 이후
  • 곽규호 기자
  • 승인 2007.08.2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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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의 눈]곽규호 편집장

의외로 급작스럽게 알려지긴 했지만 모든 국민이 반겨마지 않는 남북한 제2차 정상회담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2000년 이후 7년만에 이뤄지는 이번 2차 정상간의 만남은 향후 정상회담 정례화의 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며, 남북간의 영구적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단초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정상회담을 위한 남북간의 합의서에도 “6.15남북공동선언과 우리 민족끼리 정신을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보다 높은 단계에로 확대발전시켜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공동의 번영,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가는데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평화체제 구축 협상과 북핵 폐기 문제, 경제협력 확대 방안 등이 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00년 6·15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는 조금씩 변화를 거듭해왔다.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의 활성화, 열차시범운행, 수 차례의 이산가족 상봉(화상상봉 포함) 등 역사적 사건들이 줄을 이었다.

한반도 평화체제구축 절실

정세 변화도 많았다. 남한의 대통령도 바뀌었고 미국의 대통령도 정상회담이 끝난 11월 당선된 조지 부시로 바뀌었다. 9·11 사건 이후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전쟁이 벌어졌고, 전쟁의 위기는 한 때 한반도로까지 몰려오기도 했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 실험은 미국과 일본 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2월13일 미국과 북한이 합의를 이끌어내 위기 국면을 넘겼지만 북한과 미국의 협상 과정은 지금 한반도의 안정이 얼마나 불안한 것인지, 실질적 평화의 정착이 얼마나 시급한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

2000년의 1차남북정상회담은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평양과 금강산 등으로의 민간인의 북한방문 대폭 증가, 개성공단 등 꾸준한 경제협력 분위기가 이어져 오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할만하다. 정부간 거래나 협상이 아닌 민간 교류가 활성화되면서 양측의 신뢰가 점차 두터워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물론 학계와 경제계 등은 발 빠르게 이번 정상회담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전망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매일경제신문은 눈길을 끄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개방, 지방에게도 기회

이 신문은 16일 북한전문가 그룹인 100인포럼 회원 중 45명을 대상으로 제2차 정상회담 관련 긴급 설문을 실시한 결과 `정상회담에서 우선적으로 다뤄야 할 의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복수 응답)에 29명이 `남북 경협과 교류협력 확대`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핵 불능화 또는 폐기, 평화체제는 다음이다. 설문은 이어 정상회담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남북 경협의 성과도 물어봤다. ‘남북 철도 개통’이 1순위로 꼽혔고, 개성공단 사업 활성화가 뒤를 이었다.

철도가 개통되고 육로가 개방되면 일본에서 출발해 중국-실크로드, 혹은 시베리아-유라시아 철도로 이어지는 대륙횡단철도까지 개방가능성이 높다. 북한과의 교류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한반도와 중국-러시아-유럽이 논스톱으로 이어지는 아시안 하이웨이까지도 가능하다. 물류시스템의 급격한 발전, 육로 수출 증대 및 관광 활성화 등이 예상된다. 이같은 전망은 1차남북정상회담 때도 이미 예견된 일이었지만 북미간의 협상 교착과 핵 위기, 9·11 등으로 북한의 내륙도로와 철도 개방은 요원해보였다.

정상 회담의 성과로 아시안 하이웨이 구상이 현실화되거나 남북한 철로가 개방되면 광주?전남에게도 커다란 기회다. 국도1호선의 기점이 목포다. 이 도로는 목포에서 출발해 나주-광주-전주-논산-수원을 거쳐 파주까지 이어진다. 지금은 철책으로 가로막혀 있지만 당초 국도1호선의 종착지는 평안북도 신의주다. 신의주에서 압록강을 건너면 바로 중국의 단둥이다. 만주가 코앞이고, 베이징도 매우 가깝다. 우리의 미래가 여기에 걸려 있다 해도 지나친 과장인 아닐 것이다. 북한의 개방을 앞두고 늦었지만 이제라도 광주·전남의 지도자들이 이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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